나는 지금까지 왜 못하고 살았을까
댄 펜웰 지음, 손원재 옮김 / 큰나무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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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서 잠자고 있는 나를 발견할까 싶어 조심스레 책장을 넘긴다. 이미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도 발견할 수 있었고, 내가 이미 다짐하고 있던 이야기를 발견할 수도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결코 새롭지 않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 책을 저자한 분의 연세가 60세가 넘은 듯해서 인지 아직 20대인 나와는 생각이 틀이 다른 것 같았다. 나는 이미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행동을 이 분은 이제서야 깨닫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한다고 말을 표현하는 것, 책을 읽는 것, 롤러 블레이딩을 타는 것, 장기등록하는 것.. 등등 나는 이미 예전부터 행동하고 있는 것이라 그 책을 읽고 딱히 시작할 게 없었다. 아.. 헌혈.. ㅡㅡ;; 흠...''' 다른 사람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젊다면 다른 책을 읽어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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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빨간 피터 - 어느 학술원에의 보고
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주연 그림 / 자우출판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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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주저앉아 이 그림책을 읽었다. 원숭이의 모습이 어쩌면 내 속에 들어있는 진정한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진정한 내 모습을 발전시키고 가꾸기보다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가족에게 보이기 위해 내 모습을 주위 환경에 맞추고 발맞춰 나가기 위해 위선을 보이고, 가식을 떨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빨간 피터는 자신은 사람들을 흉내내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오로지 출구를 위해서.. 자유도 아닌 출구 하나를 얻기 위해서 사람 흉내를 낸다. 단지 출구 하나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위해서 나를 포장하고 남들에게 선전을 하고 다녔던 걸까? 돈? 칭찬? 사람들의 주목? 그런것들은 언제든 사라져버리는 것들이다.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임을 모르는것도 아닌데.. 빨간 피터는 인간에게 잡히는 순간 죽음을 기로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과는 다르다. 세상에 도태되는 것을 두려워 한 것일까?
그림책이나 에세이툰 같은 경우에는 한 줄의 글 하나가 한 시간이 넘는 분량의 생각을 집어넣어준다. 그래서 나는 그것들에게 자꾸만 손을 뻗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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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는 사람인가 인형인가 피노키오의 철학 1
양운덕 지음 / 창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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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 생각을 올바르게 한다고 여겼다. 호기심도 많고, 의문도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왜 나는 미처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던가... 후회스럽고 경의롭기까지 했다. 프랑스에서는 철학과 문학을 제일로 친다. 철학을 하지 못하는 학생은 대학에 들어가기조차 힘들다.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는 책을 읽으면서, 출제된 철학적 질문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도 하면서 프랑스라는 나라에 대한 환상이랄까? 부러움을 갖게 되었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어릴때 철학적 사고를 돕기 위한 교재나 책들이 잘 팔리는 것 같다. 내가 어릴때는 주입식 교육이나 암산만 잘하면 곧잘 칭찬을 듣고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교육환경 속에서 내 생각의 틀은 굳어져 밖을 내다보지 못한 것 같다. 철학이라는 것이 결코 돈을 쥐어주거나 삶을 보다 평탄하게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정적 역할은 아닐지언정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하찮은 것도 아니다. 삶 자체가 철학적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고, 그 의문들을 풀어헤쳐야만 내 사고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피노키오가 인간인지 나무인형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느 하나가 진리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다. 플라톤이 말했듯 진리는 어느 시간에서든 어느 장소에서든 불변하는 참이어야 한다. 나의 판단이 오랜시간, 다른 환경 속에서 같을 수 없다. 그러하기에 참을 위해 나는 철학적 사고를 더욱 키워야 할 것이고, 그에 부흥하는 과학적, 문학적 지식 역시 키워야 할 것 같다. 철학이라는 분야가 마냥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책만큼은 여러사람에게 권할 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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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 이야기 - 時設: 시적인 이야기
한강 지음, 우승우 그림 / 열림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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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의 출가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이다. 어린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거칠어진 작은 오빠 밑에서 어린 동생을 돌보며 묵묵히 지내는 소녀.. 그 오빠가 그녀를 때릴때도 말없이 코피를 닦으며 순응하기만 했던 소녀.. 어느날, 동생은 공사장의 낡은 못에 찔려 결국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뒤 고등학교 진학을 그만두고 소녀는 중이 되겠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린다. 그런데, 어머니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그 말을 받아들이기만 할 뿐..

책의 중간까지 읽었을때, 혹 이 책의 저자가 이 소녀인가 싶을 정도였다. 왠지 거리감을 두고 이야기하는 느낌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스님이 된 이후에 조용히 추억을 더듬듯.. 그래서 더 아련하고 슬픈 듯 했다. 하지만 실화가 아니었다. 소설임에도 이렇듯 아련한 추억처럼 베어나오게 하다니.. 조금은 놀랬다.

붉은 꽃 이야기에는 어떤 큰 사건의 진행도 없다. 놀라울 것도 없고, 딱히 눈물을 자아내는 부분도 없다. 잔잔히 흘러가는 시냇물을 보는 듯.. 그래서 가슴에 무언가 쌓이는 느낌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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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장수 야곱의 영혼의 양식
노아 벤샤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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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장수 야곱을 읽고난 후, 부쩍 혼자 있는 시간에 미소가 많아졌는지도 모르겠다. 삶의 여유로움이랄까? 내가 원하던 샘물을 찾은 느낌으로 며칠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야곱을 찾았다. 그의 10년 뒤.. 이야기...

빵장수 야곱에서 그는 외로움을 몰랐다. 사람이라면 한번쯤 외로움을 느낄만도 한데, 그는 외로움이란 단어조차 몰랐다. 하나님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어서일까? 그런데, 이 책에서 그는 외로움의 무게를 느낀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앞에 소년이 나타난다.

사랑을 배워가는 야곱.. 그의 사랑과 지혜를 배워가는 소년.. 두 사람의 짧고 긴 만남은 야곱에게 그리고 그 소년에게 무엇을 지니게 해주었을까? 소년은 어느날 야곱에게 말한다. 당신때문에 지쳤다고.. 당신의 현명한 말들이 나를 지치게 한다고..

누군가 내 곁에서 항상 현명한 말들을 한다? 어쩌면 굉장히 피곤한 일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이란 어쩔땐 아무런 이유없는 긍정이나 부정을 원할때가 있지 않은가.. 야곱은 그런 부분에서 사랑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다.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항상 현명한 말을 할 필요가 없음을 야곱은 늦게나마 깨닫는다.

그리고 나 역시 깨달았다. 내가 엄마가 되면 현명한 엄마가 될것이라 항상 다짐하고, 물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웃으며 대답을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아이는 엄마에게 항상 교사가 되길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가르치는 진실한 엄마를 원하는 것이다. 한가지 역할만으로 아이의 마음을 채워줄 수 없음을 야곱과 나는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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