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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빨간 피터 - 어느 학술원에의 보고
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주연 그림 / 자우출판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서점에 주저앉아 이 그림책을 읽었다. 원숭이의 모습이 어쩌면 내 속에 들어있는 진정한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진정한 내 모습을 발전시키고 가꾸기보다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가족에게 보이기 위해 내 모습을 주위 환경에 맞추고 발맞춰 나가기 위해 위선을 보이고, 가식을 떨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빨간 피터는 자신은 사람들을 흉내내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오로지 출구를 위해서.. 자유도 아닌 출구 하나를 얻기 위해서 사람 흉내를 낸다. 단지 출구 하나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위해서 나를 포장하고 남들에게 선전을 하고 다녔던 걸까? 돈? 칭찬? 사람들의 주목? 그런것들은 언제든 사라져버리는 것들이다.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임을 모르는것도 아닌데.. 빨간 피터는 인간에게 잡히는 순간 죽음을 기로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과는 다르다. 세상에 도태되는 것을 두려워 한 것일까?
그림책이나 에세이툰 같은 경우에는 한 줄의 글 하나가 한 시간이 넘는 분량의 생각을 집어넣어준다. 그래서 나는 그것들에게 자꾸만 손을 뻗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