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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통일 이탈리아사 - 케임브리지 세계사 강좌 2
크리스토퍼 듀건 지음, 김정하 옮김 / 개마고원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다.
화려한 로마 제국의 명성
아름다운 르네상스의 문화적 유산들
아름다운 해변과 맑은 날씨
그리고
어린 시절 읽었던 연애 소설에 등장하는 잘생긴 부호의 남자...

하지만 이 화려함 뒤에는 자신의 땅을 조금도 갖지 못한 채 굶주림에 시달렸던 남부의 농민들이 있었고, 공장에서 죽도록 일하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열악한 환경의 북부 노동자들이 있었다. 또한 끊임없는 이민족의 침략과 지배에 시달려야 했던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안토니오 그람시는 그의 글인 [남부문제에 관하여]에서 이탈리아의 미래는 북부의 노동자와 남부의 농민들이 손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그리고 이탈리아의 진정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투쟁 결의가 있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이탈리아의 미래는 전 계급의 연대를 통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christopher duggan의 책 [미완의 통일 이탈리아사]는 로마 제국시절 이전부터의 이탈리아사를 정리하면서 문화적 영광 아래 감춰져 있던 정치 경제적인 측면을 들어 이탈리아의 정체성을 논의하고 있다. 작자 역시 이탈리아인이 아니며, 이 저서 역시 케임브리지 역사 총서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기술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이 드러난다. 역자 후기에서도 드러나고 있지만, 저자는 이탈리아의 미래를 선의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다.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난제들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의 현재는 단지 이탈리아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전 계급의 연대만이 민족적 문제를 해결하고 정치 경제적 상황을 해결해나가,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형성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역사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다시금 생각해보고, 우리나라의 정체성에 대한 숙고를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오늘날 이탈리아는 태양과 옛 영광의 수많은 유적들을 보유한 축복받은 나라이다. 국민들의 낙천적인 성격과 깔끔한 용모에 신사다운 매너 그리고 누구나 동경하는 맛과 색의 화려학 식탁은 이국인들의 동경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기민당, 이탈리아 사회당, 이탈리아 공산당의 구도에서 소련 공산당의 붕괴와 북부의 분리운동으로 개편된 결코 새롭다 할 수 없는 정치 파노라마, 대부분의 남부지역에서 여전히 민중적 삶의 형태로 유지되면서 때로는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마피아, 코사 노스트라와 같은 조직 범죄 집단들의 침묵과 테러, 거대한 지하경제, 여전히 그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남북의 문화적, 정서적 거리감, 이탈리아 의회 민주주의 체제의 모순에서 빚어진 정치-경제 커넥션 그리고 정치노선의 대립과 그 대안적 성격의 정치 테러리즘 등은 결코 통일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경험한 이탈리아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는 현대 이탈리아 역시 과거의 체제처럼 여전히 새로운 정체성의 확보와 동시에 미래의 행보를 위한 기초 마련이라는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이다." - 역자 후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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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여행의 역사 - 철도는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볼프강 쉬벨부쉬 지음, 박진희 옮김 / 궁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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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뤼미에르가 처음 영화를 만들었을 때 찍었던 것이 바로 플랫홈으로 들어오는 기차였다. 사람들은 그 영상을 보고 정말 기차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줄 알고 놀랐다고 했다. 하지만 그 때 사람들은 기차 자체를 보고 놀랐던 것은 아니다. 다만 영화의 엄청난 힘에 놀란 것이다.

영화보다 먼저 사람들에게 선보인 것은 기차다. 근대 철도의 발명, 그것은 사람들에게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의미를 달리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거리를 걸어다녀보자. 간판의 글씨도 잘 보이고, 사람들의 표정도 읽을 수 있고, 가끔은 수다떠는 사람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자전거를 타보자. 아까보다는 조금 빠르게, 그래서 간판 글씨도 셋에 하나쯤 놓치게 되고, 사람들의 표정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야기는 들을 수 없겠지.
그런데 만약 철도를 탄다고 생각해 보자. 너무 빨라서 철도 주변의 것들은 빠르게 스쳐지나가기만 하고, 사람은 그저 형태만 보일 뿐이다. 이야기는 너무 시끄러운 소리에 묻히기도 하고, 밖의 이야기는 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점점 자신을 제외한 주변에 무심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근대 철도의 발명은 그런 것이다. 우리에게 공간의 의미를 다르게 생각하도록 만든다. 이제 공간은 내가 서 있는 곳이 아니라 스쳐지나가는 곳이 되고 만다.
더불어 점점 '빠르게 빠르게'를 외쳐대며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이들과 즐기며 살기를 포기하고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철도 여행의 역사]는 19세기에 일어난 가장 혁명적인 사건 중의 하나인 철도의 탄생을 다루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저 철도 발명의 역사책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철도의 발명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그리고 현재의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만들어져가고 있는지, 점점 잊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아래의 메모는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의 내 느낌이다.

"근대 철도가 발명된 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너무나 빨라져버린 교통수단을 통해 특히 공간은 이제 머무는 곳이 아니라 지나쳐가는, 순간적인 곳이 되어 버렸다. 그것을 통해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되었고, 근대 문화의 발전 역시 시간의 문제와 공간의 문제로 엮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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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2집
비 노래 / 아이케이 팝(Ikpop)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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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처음 나왔을 때 춤 잘 추고 노래는 어느 정도 하는 가수인줄 알았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2집을 들으면서 그의 목소리에 성숙미와 함께 호소력이 담겨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작곡 및 작사와 프로듀싱을 한 박진영의 냄새가 한껏 풍겨나지만 비의 독특한 음색이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이 가을에 어울리는 음반입니다. 특히 타이틀곡 '태양을 피하는 방법'은 사랑을 잃은 애절한 마음을 목소리에 담아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아리게 만드는 노래로, 마지막에 '제대로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비의 목소리가 오랜 여운을 남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기타 버전과 풀 버전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색다른 느낌을 주게 만듭니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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