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현대판 애거서 크리스티’,‘새로운 스릴러 여왕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영국의 소설가 루스웨어의 작품인 우먼 인 캐빈 10”을 읽는다. 표지를 보니 여자의 공포스런 눈빛과 창문을 타고 내리는 핏물, 그리고 창에 방울지는 물방울들이 공포스런 느낌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여름 더위에도 등골이 오싹해 지는 느낌을 주는 소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설명이라도 하듯 뒤표지에는 시체 없는 살인이 가능한가?”, “범죄 없는 의심이 가능한가?”, “존재하지 않은 여자가 사라질 수 있는가?”라는 궁금증 어린 질문들을 던져 놓고 있다. 시체 없는 살인이라니, 범죄 없는 의심이라니, 존재하지 않은 여자가 사라지다니, 무슨 그런 해괴망측한 일이 있을까? 어째서 그러한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는지 궁금하고 또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소설의 처음 시작은 로라 블랙록이 이상한 꿈을 꾸고 이어서 강도를 만나는 긴박한 장면이다. 그리고 목욕탕 거울에 참견하지 마.”라고 쓰여 있다, 경찰이 취조 하면서 그녀가 술에 취해 있다는 것과, 먹는 우울증 약에 대해 묻는다. 구지 이러한 내용을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먹게 되는 술이 중요할 것 같지는 않은데, 이 소설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궁금해 졌다. 주인공인 블랙록은 허드렛일이나 하는 여행잡지 기자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도 출세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자신의 상사인 로완이 호화 여행지에서 쓴 기사를 보내면 그에 맞는 사진 찾을 일이 블랙록의 일이었는데, 그녀가 임신을 한 것이다. 입덧이 심하다는 이유로 크루즈를 로완의 대신에 블랙록이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크루즈 취재를 잘 해 내면 그녀는 승진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푼다. 결혼하자는 약혼자를 두고 그녀가 배에 승선을 한다. 그리고 가족들과 약혼자와 통신이 끊어진다. 배에서 첫 날 새벽에 그녀는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소설은 긴장감 있는 설정을 위해 다음과 같은 문장을 통해 문이 주어로 등장한다.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움직이는 문으로 묘사가 되어 있다. 14917번째 줄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었고 문이 내 손에서 빠져나가 흔들리다가 완충 역할을 하는 고무 스탠드에 꽝 소리를 부딪쳤다.”라는 문장이다.

 

살해된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살인자를 찾기 위해 배에 승선한 사람들을 만나고 추리를 하지만 점점 사건은 미궁으로 빠진다. 오히려 그녀는 술에 취한 것과, 우울증 약의 복용에 의한 정신 이상자로 몰리기도 한다. 살인 사건의 배후를 알게 되고, 단서를 잡았을 때에 그녀는 감금을 당하게 된다.

 

이렇듯 처음 소설에서 그녀의 술에 취한 모습이 설정되고 두통에 시달리며, 우울증 약 복용으로 그녀의 정신 마저 현실인지 상상인지 분간이 가지 않도록 혼미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소설이 진술되는 내내 배경으로 깔린다. 그러한 주인공의 상황이 읽는 독자인 나에게는 더 긴장감을 불렀다. 나중에는 범행의 공모자이면서 그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캐리의 도움으로 배에서 탈출을 하게 된다. 그녀가 탈출하는 장면을 보면서, 내가 저런 상황이면 그녀처럼 힘을 내서 도망칠 수 있었을까? 누구나 위험에 처하면 없는 힘도 나온다는데, 나는 아마도 그렇게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더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녀는 목격자로서 기자로서 살인 사건을 은폐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하고 밝혀내고자 하였다. 누구나 자신에게 위협이 닥칠 것이라 생각하면 용기를 내기 보다는 적당하게 눈치껏 입을 다물게 된다. 재벌가이고 권력자인 사람을 상대로 쉽게 맞닥뜨리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소설에서 재벌과 권력의 힘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많이 희생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크루즈에서 벌어진 상황과 진실을 알아내고자 했던 블랙록은 진정한 기자 정신을 갖고 있어 보였다.

 

이 소설은 영화화 된다고 한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긴장감은 더 한층 높아져서 보는 이로 하여금 근육을 긴박하게 긴장하고 이완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단순하게 여름을 물리쳐줄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그것 보다 인간의 심리를 보여주는 소설이라서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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