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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몽블랑 - 알프스의 꽃 몽블랑 일주 트레킹 가이드북
이영철 지음 / 꿈의지도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걸쳐있는 알프스의 4,807m 최고봉인 몽블랑 트레킹에 관한 책에 매료 되어 “투르 드 몽블랑”을 읽게 되었다. 이름부터 몽글몽글하게 설레임과 달콤한 맛을 주는 몽블랑이라는 단어가 높은 봉우리 이름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알프스의 최고봉이 몽블랑이다. 이 책을 순서 없이 넘겨보니 언젠가는 그곳에 다녀오지 않으면 안 될 만한 유혹을 준다. 먼저 트레킹하면서 찍은 사진들은 이 좁은 나라에서 사는 나에게 마치 활짝 열린 문 같은 느낌을 준다. 82쪽의 3번 사진인 낭보랑 산장 앞에 펼쳐진 평원과 페나즈 봉, 120~121쪽 세이뉴 고개를 내려와 르블랑쉬 계곡, 127쪽 몬테 파브르 중턱, 156~157쪽 몽데라삭스의 능선, 159쪽 베니 계곡, 190~191쪽 페레 고개, 211쪽 스위스 시골마을, 276~277쪽 락블랑 산장을 떠나 브레방으로 가는 길 등을 사진으로 보며 나도 언젠가 그곳에 가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한다. 사진이 속의 몽블랑 트레킹 코스는 환상적이다. 보는 것이 환상적이면 걷는 사람의 힘든 여정도 물론 따라다녔을 것이다. 곧 나의 눈길을 발길로 이끌어줄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뒤이어 지명 이름들이 한층 입안에서 맴돌면서 동글동글 굴리며 내용들을 읽어 보았다.
몽블랑을 10일간의 트레킹으로 오르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점심 먹기 전까지 함께 했던 울창한 숲과 키 큰 나무들 모습은 종적을 감췄다. 거친 바위와 자갈로 뒤덮인 대지에 끈질긴 생명력의 잡초들만 바짝 엎드려 있다.”라는 78쪽 내용은 신선했다. 더불어 78쪽의 사진을 보면 “본옴므 고개로 향하는 눈길”이며, 6월 말에도 눈과 얼음으로 아이젠 없이는 위험한 구간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험하고 미끄럽고, 앞으로 나아가기에는 숨이 헉헉 대었을 터인데 사진은 너무 장엄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것을 보면서 모든 아름다운 것들의 이면은 얼마나 고단하고 인내를 요하고 힘든 여정이 숨어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103쪽에는 아기를 업고 트레킹을 하는 부부 사진이 나온다. 내 젊은 날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불현듯 이라는 단어는 나의 젊음은 그렇지 못했다는 뜻이다. 산을 오르는 길이라 몽블랑 트레킹 길에는 산장이 많다. 117쪽에서 “산장이 나타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고개 들어 앞을 봤다가 실망하기를 몇 번”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걷는 길이 많이 고단한 코스였나 보다. 그러나 이미 여행 계획에 들어간 산장은 꼭 나오기 마련이니 작가가 만나게 된 산장은 더 없이 반가운 휴식처였을 것이다. 그러나 언덕까지 더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산장이라는 글에 나도 그만 글을 읽다가 아이구, 힘들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런 나날들을 반복해서 10일을 걸었다고 하니, 발에는 굳은살과 물집 투성이가 아니었을까 상상을 해 본다. 그렇게 있는 힘 다해 나도 그곳을 걸어보고 싶다. 이 책이 나를 유혹한다.
트레킹을 떠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중간 중간 숙박시설이나 지도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꼭 가방에 넣어가지고 떠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쓴 작가의 에필로그도 재미있다. 여행길에서 서로 손발이 맞아야 하는 것에 대해 리드하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의 호흡이 잘 맞아야 여행의 시작과 끝이 좋다고 하였다. 여행은 쉬운 것이 아니니 마음을 한 군데로 모으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나도 타인과 여행을 해 보았으므로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며칠씩 낯 선 곳을 찾아 걷고 쉬고 먹고 자고 하는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마음을 비우고 힘든 여정을 즐겁게 하고 새로움을 느껴야하는 것이 여행이므로, 그 부분을 나는 다시 새겨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