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따라 필사하기 세트 - 전2권 (쓰고 읽는 필사본 +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시인의 필사 향연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요즘 필사의 바람이 불었다. 올해는 필사하는 행렬이 줄을 이을 것 같다.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들로 국민들은 애국적인, 울컥한 마음으로 충만해 있다. 그 때문에 애국자로 칭송되는 시인 윤동주시인이 다시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3월에는 “동주”라는 영화도 인기를 끌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세상과 이별하였으므로 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의 대표적인 작품은 우리들에게 깊이 마음으로 남아 있다.


  그의 작품 중 내 맘에 들어오는 작품으로 필사를 해 보았다. <길> 이라는 작품은 고등학교 다닐 때 좋아하던 작품이다. 나도 그처럼 무엇인가 자꾸 잃어버린 것 같아서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의 싯구처럼 더듬거리며 인생의 앞을 향해 나아갔던 것 같다.


<돌아와 보는 밤>을 읽을 때는 “불을 켜 두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옵니다”라는 윤동주의 싯구에는 그가 느꼈을 그 시간들과 괴로움이 가슴으로 전달되는 느낌이 든다. 한 없이 침잠하게 되는 마음을 느낀다.


<사랑스런 추억>을 읽으며 나도 정거장 가차운 언덕을 서성거리고 싶어진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세상에 무의미 한 것들은 얼마든지 많다. 그것들을 내가 받아 들이 않거나 못할 때, 그것들은 내게 무의미 한 것들이 되는 것이다.


<쉽게 쓰여진 시>를 보면서 마음이 두근거린다.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시 쓰는 이의 마음은 이렇게 슬픈 ‘천명’이 되는 것이다. 그런 줄 알며서도 쓰지 않고서는 아니 되는 천명.


<자화상>부분을 보면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우물 속에는 참 많은 것이, 그리고 큰 것이 들어 있네요. 거기에 추억처럼 한 사나이도 있구요. 저도 어느 인생 모퉁이에서 윤동주처럼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처럼 나 자신을 그리워하게 될까요?


   몇 편의 작품을 보면서 그를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일본의 감옥살이를 하다 순결하였던 그의 젊고, 맑은 피를 생각합니다.


  “동주 따라 필사하기”는 옛 시인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세월이 지나고, 나는 그때와는 다소 달라진 정서를 가지고 있다. 어떤 것은 공감을 하고 어떤 것은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글귀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시집 한 권이 나오는 것과 필사본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제본이 편하게 쓰기 좋게 된 것은 사실이고, 책 재질도 너무 번들거리지 않아 좋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제본된 부분이 서로 분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따로 낱권의 시집이 있으므로 필사본 안에는 시를 넣지 말고, 제목만 넣어도 좋았을 것 같다. 또한 디자인을 클립 그림의 무지가 있는 페이지처럼 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책 겉표지도 벗겨진다. 고정된 표지 였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필사 하는 영광의 시간을 갖게 되어 기뻤다. 올해는 더 많은 시인들과 시들이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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