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재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 “보헤미안 랩소디”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를 배경음으로 깔고 시작한다. 노래는 1975년도 발표한 곡으로 검색이 되는데, 한 때, 아들 녀석이 즐겨 들으며 ‘한 번 들어 보세요. 좋은 곡이에요’라고 이어폰을 귀에 대어 주었었다. 그때는 ‘그래, 좋구나’라고 무심코 넘겼었다. 소설책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인터넷으로 곡을 검색해서 들어 보았다. 가사 내용과 가수의 음색에서 절망이 가득 베어 나왔다.

   

  소설 “보헤미안 랩소디”는 선과 악을 선별하는 판사 지환이라는 주인공이, 동혁이라는 친구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고향으로 가면서 진행된다. 또한 친구 동혁이 즐겨 듣던 절망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가 뇌리에 깔리도록 배경음악으로 설정된다.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노래를 듣고 난  후 소설을 읽으니, 소설 내용에 몰입도를 높여 주었다. 또한 이 소설은 돈과 권력과 꾀를 가진 자는 주로 ‘선’의 판결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경험하게 한다. 반대로 힘없고 가난하고 권력 없는 사람은 주로 ‘악’의 판결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도 경험하게 한다. 그러나 가끔 소설은 현실을 뛰어 넘고 싶어 한다. 이 소설에서도 죄를 지었으나 ‘선’의 판결을 받은 우동규는 법의 심판이 아닌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의 한계를 무사히 뛰어넘는 소설의 힘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소설에서 정신분석학을 받는 지환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책을 읽는 독자인 내가 치료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무의식의 세계를 탐험하는 지환을 통해, 한 인간이 어떻게 상처를 받고 성장해 나가는지 들여다보는 재미가 좋았다. 한 번쯤 나도 정신분석을 받아 보고 싶어진다. 지환이 받은 정신분석에서 몇 가지 들여다본다. “진짜 감정을 피하기 위해 분노를 대신 느끼는 것, 유리가 깨끗하면 현실이 바뀔 때마다 변화를 제때 인식할 수 있지만 유리가 더러우면 현실이 바뀌었는데도 제때 인식할 수 없다는 것, 아기는 생후 몇 개월 동안은 자기와 자기가 아닌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자기가 팔다리를 움직이면 세상이 따라 움직이고, 자기가 배고프면 온 세상이 다 배고픈 줄 안다. 나와 세상의 경계가 없다.” 등, 작가는 흥미로운 분석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나는 위에서 ‘현실의 한계를 무사히 뛰어넘는 소설의 힘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것은 소설의 마지막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선과 악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안에 모두 들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잘 짜여진 편하게 읽기 좋은 소설이라서 부담이 없었다.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나의 내면은 어떠한가를 생각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앞으로도 작가님의 좋은 소설들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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