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강 메콩에서
김이기 지음 / 시간여행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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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프로그램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폭 넓은 사랑을 받는 방송이라 생각한다. 교육방송 프로듀서인 김이기님의 “어머니의 강, 메콩에서”가 책으로 출간되어 기쁘게 읽게 되었다. 그는 <EBS 다큐프라임> 제작을 위해 메콩 강 유역을 2년이나 떠돌았다고 한다. 한국이, 집이 그리웠을 것 같다. 문명은 강을 끼고 시작된다는데, 그 강인 메콩 강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김이기님의 눈을 통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메콩 강은 아시에서 양쯔 강, 황하에 이어 세 번째로 긴 강이라 한다. 중국의 서북부와 서남부를 거쳐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을 통과해 남중국해로 빠진다고 한다. 이렇게 길다 보니 여러 나라를 걸쳐, 사람들은 강물에 소중한 삶을 얹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총 2부로 4장으로 되어 있다. 1부에는 “생명이 깃든 어머니의 강 메콩”이라하여 메콩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과, 강을 주위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에 대해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이야기와 기도가 소박한 메콩 강”이라하여 주로 강 주의에 살게 된 사람들의 소박하고 진솔한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1부. 쌈빵지역의 모내기를 읽으며, 1970년대 한국의 시골 모내기가 떠올랐다. 낯설지 않는 생활모습이 정감이 갔다. 독수리나 코끼리, 악어 등 멸종위기의 동물은 개발로 인해 그 설자리가 사라져 가고 있다는 글에서는 안타까움 느낄 수 있게 했다. 경제개발을 위해 사야부리댐 공사를 시작으로 총 11개의 댐이 메콩 강에 건설된다고 한다. 댐이 건설되어 수력발전을 이루는 동안 강을 의지하며 살아온 6,000만 명의 주민들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보였던 모습은 맹그로브 숲이었다. 물위에 집을 짓고 살아야 하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어둡기 전에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해야 하는 사람들의 느린 삶. 사진속의 맹그로브 나무들은 신기했다. 물속에 뿌리를 내린 모습이 지구의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천연기념물처럼 보였다. 물위를 걸어 다니는 나무처럼 보여 신기하고, 정말 아름다운 숲이다. 그런데, 그 숲도 거의 사라져 간다고 한다. 태국 정부에서 맹그로브 숲 군락지를 베어내고 거기에 새우 양식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맹그로브 숲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니, 안타깝다. 그곳을 세계자산으로 보호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2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의 생활을 엿보았다. 중국은 차 문화로 유명하다. 농약으로 재배하지 않은, 자연에서 스스로 자란 고차수 나뭇잎을 수확하기 위해 땀을 쏟는 사람들. 해발 4,000m의 넓은 초지에서 다섯 달 동안 숙식하면서 가축의 풀을 먹이는 사람들. 팜나무의 팜꽃 수액을 모아서 화덕에 끓여 슈가를 만들어 아이들 간식을 주는 사람들. 그밖에도 여러 소수 부족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이 책은 아시아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좋은 참고 도서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생명은 강에서 태어나 강으로 흘러간다. 물고기도, 조류도, 건기와 우기를 가려 이동하는 동물들도, 사람도 그렇다. 그런데 수력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하니, 많은 생태변화를 겪어내야 하는 것들에 미안스런 마음이 든다. 문명의 시작이거나 삶의 터전을 말해 주듯 표지 그림이 멋진 황금빛이다. 멋지다. 물고기를 잡는 아름다운 상상에 젖어들게 한다. 팜나무 사진을 책 속에서 보았으면 이해하기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소소하지만 113쪽의 ‘끊이다--> 끓이다’ 오타도 화덕에서 ‘ㄹ’이 끓여져 ‘ㄴ’으로 쫄았을거란 우스꽝스런 상상을 했다. 우리는 정작 세계는 하나라고 외치면서 바로 이웃도 잘 알지 못하고 산다. 이 책은 먼 세계를 직접 여행할 수 없더라도 책 속에서 즐거운 여행을 하실 분들에게 만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특히 넓은 세계와 꿈을 펼칠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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