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신철희 옮김 / 책마루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정치 이론은 시대와 함께 변화한다. 지금은 21세기 이고 16세기의 군주론을 거슬러 읽는 다는 것은 불편하다. 그러나 불편한 것일수록 알고 있어야 편한 나의 위치를 더 이해할 수 있다. 처음 붉은색 표지의 확고한 세계를 가진 듯 한 책을 접했을 때는 딱딱한 제목이지만 꽤 지적인 책일 거라 여겨졌다. 대충 책장을 넘겨 쭉 훑어보니 중간 중간에 그림도 있고, 글씨 포인트도 적당히 커서 부담을 덜어 주었다. 또한 본문에 대해 도움을 주는 각주가 오른쪽에 있어서 도움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느껴 안심이 되었다. 그렇다고 쉬운 책은 아니었다. 사실 이탈리아의 역사와 세계의 역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거나 흥미를 갖고 있어야 총26장으로 나눠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읽을 만 할 것이다.


16세기 이탈리아는 절망적인 경제와 분열된 질서 속에서 리더십을 가진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했다. 그 전형적인 인물 중의 한 사람이 체자레 보르지아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그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아 저술한 것으로 보인다. 1장에서 3장까지는 군주국의 종류인 세습군주국과 신생군주국 그리고 혼합 군주국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4장~11장까지는 군주의 힘의 근원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 새롭게 나라를 세운 군주는 질서에 반발하지 않도록 반항하는 자들을 없애고 자신을 따르게 하기 위해 무력을 가져야 한다. 그것에 대해 언급한 “이익은 사람들이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조금씩 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군주는 어떤 우연한 사건이 발생해서 진로를 바꾸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신민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역경의 상황에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 당신은 악에 호소할 시간이 없게 되고, 선을 행하더라도 사람들은 당신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신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또 고맙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용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군주론”의 내용은 쿠데타적인 인성을 길러낼 수 있기에 충분해 보인다. 12~14장은 군대에 대해 언급한다. 15장~23장 까지는 군주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하는지를 말하고 있는데, 17장은 지금의 민주주의에 사는 내게는 참으로 뻔뻔한 이론으로 보인다. 뻔뻔하다고 느끼는 것은 군주가 백성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루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군주가 공포의 대상이면 배신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과, 자신의 백성을 단결시키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잔인하다는 악평은 개의치 않아야 한다니, 이탈리아를 지배하던 군주는 철저한 냉혈인간에 가까워야하는 존재였나 보다. 여기까지를 잘 읽고 나면 그 나머지 24~26장은 편하게 읽으면 된다. 사실, 군주론은 통치하는 군주에게만 적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16세기의 군주론을 불편하지 않게 읽어야한다.

  21세기에 부합하지 않는 썩 인기 있는 책이 아닌, 불편한 책이라고 소개를 들은바 있다. 그러나 읽고 보니 생각보다, 썩 읽어야 될 책으로 여겨진다. 책값을 보니 책의 내용에 걸맞은 값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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