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 - 태양과 청춘의 찬가
김영래 엮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직접 세계의 작가와 교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면 얼마나 설레는 일이 되겠는가? 먼 곳이라는 공간과 시간과 환경을 극복할 수 있다면 더 없이 멋진 만남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책 속에서 작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저자가 들려주는 카뮈는 철학적이고 문학인의 향이 가득하다. 그의 세계는 작가가 느끼는 바를 남들에게 느끼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우연으로서가 아닌 재능으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까뮈의 세계는 참으로 독특했다. 먹을 것이 없어 어미고양이가 자신의 새끼 고양이를 뜯어 먹고 있었다는 까만 고양이 이야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 였으며, 헐벗음에 이르면 아무것도 어딘가로 인도해주는 것이 없다는……. 절망마저도 근거를 찾지 못하는 저녁에 대해 들려주었다. 카뮈가 무엇을 고통이라 여기는지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어머니는 누구에게나 나를 있게 한 신이다. 카뮈는 어머니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를 느끼고 알아듣는 존재이다. 카뮈에게만이 아닌 우리들에게도 어머니는 그렇다. 그의 어머니를 통해 무관심했던 나의 어머니를 되돌아본다.


  카뮈가 사람들과 함께 했던 장면의 사진을 보면 꽤 깊은 공감으로 맺어졌음을 느낄 수 있다. 사진 밑에 “자유를 사랑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겨우 주인을 미워하는 것이 고작인 경우도 있다.”라는 알렉시 드 토크빌의 작가수첩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글로 인해 나는 내가 왜 사는가? 그리고 나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나는 나의 생각을 의심해 본 적 있는가? 라고 다시 생각해 본다. 나도 내 주인을 미워하는 것이 전부였는가?


  카뮈가 자랐던 알제라는 지역에 대해 상상을 해 본다. 그가 생각하는 사랑의 제국들이 세워졌던 곳, 어느 날 저녁의 비와 눈동자같이 신선한 하늘, 카뮈의 사춘기를 뒤 흔들던 한결같은 바다가 있는 곳을 상상해 본다. 그의 절망을 막아준 티파사의 폐허에 대해서도, 겨울 한가운데서도 카뮈에게 억누를 길 없는 존재로 남아 있는, 그에게 잿빛을 견디게 하는 그 곳을 한 번 가보고 싶다.


  그의 작품 “이방인”을 읽는데, 처음 던지는 말투부터가 쓸쓸한 타인처럼 텅 빈 독안에 뱅글뱅글 돌다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입관이 끝난 죽은 어머니를 보지 않겠냐는 문지기기의 말을 한 마디로 “네”라고 자른다. 그 대답이 책을 내게는 모든 사람으로 부터 멀게만 느껴진다. 문지기가 건네준 커피 맛이 좋았다고 하고, 아름다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고 하며, 산책하기에 즐거운 날이라고 한다. 주검 앞에 두고 표현들이 참 낯설다. 그리고 “이방인”을 읽는 나는 철저하게 이야기로 부터 낯선 관찰자이다.


  나는 여기까지만 그를 이야기하기로 한다.


  카뮈가 궁금하거나 카뮈 곁에 두고 싶은 사람에게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주는 책이다. 카뮈의 편지 몇 편과 인터뷰 그리고 그의 연보도 뒤쪽에서 읽어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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