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크로마뇽 - 빙하기에서 살아남은 현생인류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김수민 옮김 / 더숲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우리는 가끔 처음의 조상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난다. 언어도 생겨나지 않은 그 시대에 몸짓으로 혹은, 이상한 의식을 행하며 단순하게 살았을 것 같은 먼 조상에 대해 생각한다. 그때의 우리 지구는 지금과는 다른 기후를 가졌을 것이고 매우 추운 겨울이 유난히 길었을 것이다. 그 추위를 피할 방법을 충분히 알아냈을까? 그리고 새로운 능력들과 식량을 비축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크로마뇽인의 시대에는 지혜를 가진 인간스럽기 보다는 훨씬 동물에 가깝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을 노리는 다른 포식자들로부터 당당하게 살아남는 법을 익힌다. 이 책은 크로마뇽인의 모습을 영상을 보는 것처럼 읽을 수 있어서 새로운 경험을 안겨 주었다. 이어서 저자는 네안데르탈인의 세계에 대해 들려주었다.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는 아프리카의 사바나 지역이 최초의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이 번성했던 곳이라고 한다. “네안데르탈인이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면도만 한다면 뉴욕에서 지하철을 탄다고 해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을 것이다”고 자자는 말한다. 그 만큼 현생인류와 근접하게 닮은꼴이 네안데르탈인이다. 그에 비해 네안데르탈인을 ‘조용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것은 그들이 덩치는 큰데 조심스럽고, 후기 빙하기의 나무 사이에서 그림자처럼 지냈다는 표현에서 그들이 얼마나 긴강감을 갖고 생활하였는지 느낄 수가 있었다. 크로마뇽인에 대한 내용 중 사자인간에 대해 나온다. 오리냐크기의 사회에 대해 말하는데 주술적이고 초자연적인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크로마뇽인이 매머드의 뿔을 깎아 만들었다는 사자인간을 보면 그들의 상상 속을 같이 거닐고 있는 느낌이 든다.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동굴 벽화라든가. 미술책에서 보았음직한 오스트리아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조각상은 지금의 사람들 신체와 비교해 보면 그 모습이 조금 우스꽝 스럽다. 이렇듯 지금의 현생 인류가 되기까지의 조상들을 이 책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지만, 저자의 재치 있는 글이 훨씬 즐거운 조상을 상상하게 하였다.
이 책은 아프리카의 기후, 환경, 동물의 생존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마치 소설 속의 배경처럼 설명하고 있다. 읽는 이로 하여금 그 곳의 풍경을 떠올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 그들의 예술인 벽화라든가 조각들을 보면서 인간의 창의력이 어떤 적응력을 갖고 발달해 왔는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때도 변화하는 세상에 맞추어 사람도 적응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발달을 거듭해 왔겠지만, 지금도 여전히 세상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고 우리는 변화에 발맞추어 크로마뇽인의 후손답게 잘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