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
박소진 지음 / 학지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보기 전에는 언어가 가지는 속성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이야기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가볍게 생각했던 내 판단을 뒤집어 버렸다.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는 사람의 심리를 어렵지 않으면서, 깊이 있게 설명하여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잘 한 것 같다. 말을 하다 보면 누구나 사람들과 벽에 부딪치기도 한다.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를 읽으니 왜 부딪히게 되는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더 적극적으로 그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들이 어떤 면에서 고집스러운지 읽을 수 있다면 벽에 부딪히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꼭 명심할 것은 다른 사람의 특성에만 맞게 맞추다 보면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질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마라. 나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이해하고, 반대로 그에게 나를 보여주어 서로 공감할 수 있으면 된다.

 

낯선 사람과 친해지려면 먼저 어느 정도의 자기 개방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기를 조금이라도 개방한다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방과 공유한다는 뜻이다. 공유를 하는 즐거움은 타인과 나를 친숙하게 만든다. 그러나 저자는 너무 많은 자기개방은 주의 하도록 권한다. 상대방이 부담스럽게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오히려 개방하지 않은 타인보다도 더 불편한 관계를 만든다고 저자는 말한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를 읽는 것이 재밌어진다. 아이들에게서 손톱 뜯는 버릇을 발견할 때가 있었다. 어디에서 연유하는 불만족이 손톱을 불쌍하게 학대받도록 할까? 어떻게 구강기 고착을 완화시킬 수 있을까? 생각하다 심리학 서적을 많이 뒤적여 본적이 있다. 서적 속의 심리발달단계를 읽고 그러한 특성을 이해한다고 하나 정작 손톱 뜯는 버릇을 고칠 수가 없었다. 아이의 버릇을 관찰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손톱을 뜯지 않게 하기까지는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뜯지 않았다는 의미로 아이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 나에게 보여준다. “어때요? 예쁘죠?”라고 한다.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는 제목의 내용은 영화 올드보이를 통해 말의 위력이 어떤 궁극을 초래하는지 보여준다. 말, 말, 말, 말은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이다. 그 도구를 뜻과 다르게 표현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서로의 오해를 줄이게 될 것이다.

 

꽤 괜찮은 내용들이 흡입력 있게 다가오는 책이다. 지금 누군가와 마음이 상해 있는 분이라면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를 읽어 보기 바란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화가 나 있는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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