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유전자 - 개인 게놈 공개, 당신의 모든 것을 말한다
미샤 앵그리스트 지음, 이형진 옮김, 신소윤 감수 / 동아엠앤비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개인 게놈을 공개한다는 책 표지글에 호기심이 발발했다. 개개인의 인간형질인 유전자를 모두 읽어 낸다면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벌거벗은 유전자”를 읽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매체로 이미 유전자에 관한 일반적인 소문을 귀담아 들어서인지 “벌거벗은 유전자”는 새로움을 찾아가는 내용이라기 보다는 게놈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 주는 느낌이 더 강했다. 게놈의 염기서열이 분석되면 한국인에게서 발견되는 특성들이 밝혀질 수 있다고 한다.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왠지 알 수 없는 침해 같기도 하다. 과학이 인간을 너무 많은 단계까지 끌어 올린다는 생각도 든다. 의료나 먹을거리에 긍적적일 수도 있겠으나 그밖의 부정적인 작용이 어떻게 일어날지 두려운 때문이기도 하다.

 

 

히르슈슈프룽병에 대해 읽으면서 질병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그가 치러야 하는 정신적 자원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다. 게놈정보가 있으면 더 훌륭해지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지 처치 실험실이 개발한 DNA 염기 서열 분석법은 대부분 증폭 단계가 필수였다. DNA를 탐지하고 읽을 만큼 많이 생성하기 위해서는 DNA 조각들을 효소로 증폭하는 폴리머레이스 연쇄 반응이라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복잡하고 난해한 실험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집중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던 중 기증자 생식세포는 많은 생물학적 자손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과 “돼지의 피”라는 책 뒤표지에 실린 글귀 “당신이 제 생물학적 아버지인 것 같습니다.”라든가, [그녀의 배다른 형제 수십 명이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은 자신의 유전적 뿌리를 찾아 나섰다.라는 내용은 웃지 못한 헤프닝으로 비춰지지도 한다. 저자의 어머니가 유방암에 걸리셨는데, 어머니는 “가슴이 없으면 유방암에도 안 걸리잖니”라고 대답 해 현실적인 차원을 넘어섬을 인정하게 된다. 유방암 이야가 나와서 말인데, 미국은 유방암 환자의 1퍼센트 정도가 남성이라고 한다. 사실 남자는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상당히 낮다고 한다. 그렇지만 남자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 책은 이렇듯 인간의 구석까지 파헤치며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관심이 가는 다큐를 보는 듯하다 느낌이다. 그러나 내용의 흐름은 다큐적인데 사진이나 그림이 들어 있지 않아 내용 전달이 쉽지 않았다. 435쪽에 달하는 분량인데도 충실히 개인 게놈프로젝트 연구를 기록했다는 점은 글쓴이의 게놈에 관한 관심도가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알게 해 준다. 또한 게놈을 연구하는 생생한 연구자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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