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리젬 명작 클래식 1
루이스 캐럴 지음, 야센 기젤레프 그림, 조현진 옮김 / 리잼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토끼 굴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따분함에 새로운 장난거리를 찾는 아이들뿐이다. 아이들은 무한 상상력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갈 수 없는 곳이 없다. 나도 무한 공간으로 헤매고 싶다. 내가 어린 나를 불러내어 앨리스를 만나러 간 것은 2012년이 시작 되는 1월이다. 내가 앨리스를 만났다는 것은 동심으로 돌아가 앨리스를 읽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앨리스가 토끼 굴에 들어갔다. 약병에 있는 것을 마시자 키가 작아졌다. 양초처럼 녹아 없어질까봐 앨리스가 걱정하는 것처럼 나도 걱정이 된다. 그런데 이번엔 자기를 먹어달라는 케이크를 먹었다. 밑을 내려다보니 발이 고층 빌딩에서 내려다보이는 사람들처럼 작게 보였다. 너무 커진 앨리스가 울자 커다란 눈물방울은 앨리스 주위에 물웅덩이를 만들었다. 여기까지만 읽었어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 정신없이 많은 변화가 오간다. 동화적인 기법이지만, 내가 앨리스가 된 것처럼 긴장감이 돈다. 앨리스는 토끼가 내팽개치고 간 장갑과 부채를 들자 이번에는 몸이 너무 심하게 줄어든다. 그리고는 자신이 흘린 눈물에 빠져서 허우적댄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면 세상살이는 심심할 날이 없을 것이다. 미로를 빠져나가는 것처럼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갈 것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만나는 삽화들이 또 다른 볼거리다. 모자를 쓴 새들 젊잖게 양복을 입은 쥐들, 물담배를 피우는 애벌레와 꼬리는 사자 같고 등에는 날개가 달리고 독수리부리를 가진 신기한 동물인 그리핀은 색다른 삽화의 분위기에 젖게 해 주었다. 꿈속을 헤매는 듯 한 색상과 오래된 저택의 느낌을 주는 건물은 유령이 튀어나올 것 같은 으스스한 기분을 들게도 했다. 또 책을 다 읽었어도 가짜 거북의 노래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다. ‘아름다운 수프, 정말 맛있는 녹색 수프 / 따뜻한 그릇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네! ⋯⋯ 저어-녁에 먹는 수우우~프! / 아름답고 아름다운! 수프!’

 

 

겨울잠쥐와 이상한 대화를 나누는 다과회를 두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시대적인 상황을 그려낸 작품이라고 한다. 무심코 재미나게 개구리 하인과 물고기 하인, 모자 장수와 고양이, 3월의 토끼, 겨울잠쥐와 앨리스가 나누는 이야기를 책속에서 만났지만, 그 안에 그 시대의 정치가 풍자되어 있다고 하니 한 번 더 읽어 보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처음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읽었을 때는 같은 느낌이 아니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 왔다. 다시 읽어도 새롭다는 것은 이 책이 사랑 받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