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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부르는 결정적 순간
박경일 외 지음 / 꿈의지도 / 2011년 9월
평점 :
제목에 걸맞은 결정적 순간을 책 속에서 만난다. 그러한 결정적 순간을 맞이하게 될 사계절을 펼쳐보고 있으니 여행병이 든다. 올 가을에는 집을 나서 볼까?
사계절을 직접 담아낸다는 것은 긴 여행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힘들 것이다. 이 책은 사계절의 결정적 순간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경남 통영은 언제고 가봐야지 했는데, 소매물도의 풍경을 보니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노는 것 같다. 모든 초록에 물든 봄에는 사람도 초록으로 물이 들 것이다. 여름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환상적인 이미지를 안겨주는 강원도 화천의 파로호 100리 산소길에는 나도 꼭 가보고 싶다. 사진 속에는 물안개가 가득 끼어 있었고 세상이 몽롱해 보였다. 모든 즐거움을 감출 듯 말듯 그렇게 퍼져 있는 물안개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물안개는 비가 예보된 흐린 날 강을 찾아가야 볼 수 있다고 하니 꼭 비가 오는 날이면 이 사진이 떠오를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여행은 비 오는 날 떠나 보는 것이 가장 좋을까? 또 여름엔 시원한 동굴이 그립기도 하고 연꽃의 군락지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이 책에 소개된 백룡동굴이나 연꽃에 취할만한 궁남지가 여행지로 좋은 것 같다. 실은 백룡동굴은 지지난해에 다녀왔는데, 아직 사람의 손이 타지 않아 조심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는 동굴 속의 종유석을 잘라 가서 동굴이 파괴된 모습을 보았는데, 앞으로 다녀갈 누군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왕 강원도를 갈 생각이라면 메밀밭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지금은 가을 책 속의 가을은 꽃무릇의 사진으로 시작한다. 겨울에 선운사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책 속은 가을 선운사가 소개 되어 있다. 꽃 무릇이 화려하다. 왠지 저 꽃이 지면 서운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가을은 꽃 보다는 단풍이나 낙엽 그리고 황금빛 햇살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작가가 찍은 남이섬의 메타세쿼이아 길이 마음의 풍요를 느끼게 한다. 올 가을에는 이 책에 소개된 간월재 억새 군락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 억새를 보면 아버지께서 즐겨 부르시던 “아~아~ 으악새 슬피 우는~~~”을 떠오르게 한다. 눈을 좋아하는 나는 겨울 여행도 좋아한다. 겨울에는 상고대를 보고도 싶다. 이 책에는 눈에 쌓인 보성의 다원을 소개 했는데, 초록의 다원만 생각하다 눈 쌓인 다원을 보니 색다른 아름다움을 안겨 준다.
이 책의 제목이 “결정적 순간”이기에 사진들은 정말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서 보여주었다. 어느 시기가 그렇게 아름다웠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또 촬영 팁까지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되었다. 또한 여행 메모들은 헤매지 않고 숙소나 혹은 음식을 찾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