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관계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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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물음 자체가 어리석다. 진실은 내가 믿고 있는 자체가 진실일 뿐이지, 상대방이 내게 보인 신뢰가 진실이라고 말 할 수는 없다. 믿음은 곧 상대방이 나에게 보여주는 것에 대한 나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믿음을 얻지 못하는 상대방은 불행하다. 그것은 서로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순수한 마음을 돌아서게 만든다. 이런 느낌은 소설 “위험한 관계” 속에서 엿보게 된다.


미국인 샐리와 영국인 토니는 중동과 동아프리카 전역을 담당하는 특파원이다. 그들은 소말리아에서 만나 서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샐리는 아이를 갖게 되고, 서로가 사랑한다고 믿었으므로 둘은 결혼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평생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결혼으로 이끈다. 그러나 평생 같이 하기 위해 결혼한 사람의 이혼율이 우리나라만 해도 벌써 50%에 달한다. 그러니 결혼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도박이다. 샐리는 가장 큰 도박을 향해 나아간 샘이다. 갑자기 행복한 결혼이야기에서 이혼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이유는 이 소설의 주인공인 샐리는 결혼 1년 만에 파경을 맞기 때문이다.


샐리와 토니는 영국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행복을 꿈꾼다. 행복한 시간은 아주 잠깐이었고, 샐리는 임신 중독증에 걸려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샐리는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는데, 남편은 일로 바쁘다. 샐리는 출산 후에도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린다. 남편의 따뜻한 손길을 기대하면서도 일로 바쁜 토니를 이해하려고 한다. 타국땅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샐리가 감당할 수 밖에 없었던 외로움을 읽을 때는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주인공인 샐리처럼 여자들은 결혼과 동시에 임신이라는 막중한 거사에 휘말리게 된다. ‘세상의 남자들은 한 사람의 생명에 세계를 통째로 안겨줄 수 있는, 거사에 얼마나 호의적이고 끈기 있게 동참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결국 샐리는 수면제를 복용하고 8시간 내에는 젖을 먹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잠에 취해 젖을 먹이고 만다. 그 사건이 있은 후 샐리는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다. 그러나 토니는 의외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샐리에게 다정하게 군다. 샐리가 우울증이 호전되어 퇴원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형부의 부음 소식을 듣고 미국에 다니러 간다. 형부의 장례를 치르고 영국의 집으로 돌아와 보니 아이도 없어지고 남편도 없어지고 집이 텅 비어 있었다.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떨까? 외출하고 돌아오니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앞이 캄캄할 것이다. 그러나 “위험한 관계” 속 샐리는 정신을 가다듬고, 미국인의 정신(인생은 심각하지만 가망이 있다)으로 다시 아이를 찾게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을 쓴 작가는 남성이다. 여성의 가장 힘든 부분을 다루고 있다. 물론 속속들이 심리를 파고들 수는 없었다는 평가를 한다. 그러나 여성의 힘든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소설을 통해 영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알게 됐다. 즉, 미국인들은 인생을 심각하지만 가망 있다고 믿고, 영국인들은 인생을 가망 없지만 심각하지는 않다고 믿는다고 한다. 왠지 말이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많이 다르다. 인생은 심각하지도 가망 없지도 않다고 생각하면 영국인들이 싫어하는 낙관주의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긍정이 좋은 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또 영국인들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의심한다고 한다. 아주 가깝게 친하지 않도록 어려서부터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샐리와 토니의 경우 샐리는 현재의 자신 상태가 심각했지만 가망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잘 견뎌낸 것이겠다. 그러나 토니는 현재의 가정생활이 심각하지만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국 샐리를 버린것이 된다. 사랑으로 사람과 사람이 맺어졌다면 국가간의 문화 차이를 잘 극복하고 뛰어 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왜냐,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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