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본능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은 낯설지가 않다. ‘꿈의 해석’으로도 유명한 프로이트가 등장하고, 방사능 방출 물질인 라듐을 발견한 퀴리부인이 등장한다. 또 1920년 미국 월가 폭탄테러 사건이 이 소설의 배경이다. 그래서 낯설지 않은 것이다. “죽음 본능”에는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들이 등장하고, 실제 사건이 배경이 되고, 관련 인물의 이름이 등장하지만, 물론 허구로 구성된 소설이다. 소설의 제목인 “죽음 본능”에 대해 프로이트는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 세포 하나하나는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자기 파괴를 초래하네. 죽음본능이 작용하는 예일세. 만일 세포가 죽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세포는 끊임없이 부자연스럽게 분할하며 재생산하네. 암이 되지. 그게 바로 암의 정체일세. 죽을 의지를 상실해 고통 받는 세포, 죽음 본능은 악하지 않네.”


이 소설의 구성은 탄탄하다.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석”에 등장했던 의사 스트래섬 영거와 정의 혹은 투명한 경찰 지미 리틀모어 형사가 “죽음 본능”에 다시 등장한다. 뉴욕의 금융 중심가이며 세계 금융의 중심가인 월가 테러 사건이 1부 도입부분을 장식한다. 테러가 자행 된 후 죽은 사람과 고통 받는 사람에 대한 묘사는 끔찍하다. 테러 현장의 생생한 묘사는 단번에 독자의 시선을 사로 잡을 만하다. 그러나 심장이 약한 분이나 임산부는 보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러한 사건에는 반드시 실마리를 풀어줄 단서가 있다. 1부에서는 그 단서가 재무부 직원의 다 타버린 손에 움켜쥔 금괴임을 지미 리틀모어 형사가 놓칠리 없다. 또한 영거의 애인인 콜레트가 끊임 없이 몰고 다니는 사건은 의문 투성이어서, 소설을 읽어가는 내내 긴장을 놓지 않게 한다. 콜레트에게는 어느 순간 말을 멈춰버린 남동생 뤽이 있는데, 그녀는 뤽의 병을 고치기 위해 프로이트를 만난다. 그녀는 라듐 연구와 관련하여 퀴리부인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고, 그녀의 말하기를 멈춰버린 동생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와 그의 학설을 소설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2부에서, 권력이 어떤 힘을 작용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콜레트를 죽이려고 했던 드로박을 타당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풀어줘야 한다고 경찰청장이 말한다. 그러자 지미 리틀모어가 말한다.


“이보다도 덜한 이유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잡아 가뒀습니다. 청장님” “몇 달씩이나 가뒀어요.”

라고 리틀모어가 말 한다. 그의 말에 경찰청장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한다. 그러자 다시   

 

“시장과 개인적인 면담이 가능할 정도로 대단한 변호사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라고 지미 리틀모어가 말한다. 그러자

“그게 세상 이치네.”

라고 경찰청장이 대답한다.


2부에서 잘 쓰지 않던 단어 하나를 배운다. 355쪽의 ‘적확한’이라는 단어 인데 이는 ‘틀림없이 들어맞다’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정확한’이라는 단어를 많이 써서 틀린 단어인가? 했는데, 사전에 위와 같은 뜻으로 나와 있었다.


3부에서는 영거가 콜렉트를 구출해 내는 멋진 장면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자동차와의 추격전과 한스 패거리들과 영거의 싸움 장면은 긴장을 고조시킨다. 모든 재산을 써 가며, 자신의 시간을 쏟는 행위는,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확고하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옛 약혼자라는 한스를 찾아 간 콜레트의 뒤를 밟으면서 뤽에게 용기에 대해 말해준다.


“용기라는 건 다른 사람에게 네가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내보이지 않는 거야”


이 장면에서 나도 용기에 대해 새삼 새롭게 정의를 내려 보는 계기가 되었다. 살아가면서 참으로 여러 번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4부에서는 테러의 진짜 원인이 밝혀진다. 아무 죄 없는 자국의 국민을 죽게 만든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아니라 이권을 둘러싼 정치인들의 연극인 것이다. 1부에 나왔던 그 금괴는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키기 위한 미끼에 불과 했던 것이다.


테러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것을 이 책은 “파괴를 갈망하는 인간 본능”이라고 정의 한다. 미스터리한 공포감을 더 해 주는 제목이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학설이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는 오해는 하고 싶지 않다. “인간 본능”은 올해 더위를 식힐 만큼 꽤 재미나게 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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