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등급 그녀
진소라 지음 / 예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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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대로 드라마틱한 소설 하나를 읽었다. “D등급 그녀” D등급은 결혼 정보회사에서 처음 거치는 테스트 결과 나오는 등급이다. 사람 사는 세상 등급으로 매겨지는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D등급 그녀”에서 그래도 쓸쓸하지 않게 끝을 맺는 것은, 마음만은 등급으로 매길 수 없었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엔딩부분에서 힘을 내고 다시 용기, 희망,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그 여자는 더 이상 너에게 해줄 게 없어. 그럼 사랑도 끝이야. 사랑은 공평해야 하거든. 이제 그 여자도 알았을 거야.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하찮았는지”


강민준에게 던지던 결혼정보회사 대표 윤승완의 말은 우신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사실 사랑이 어디 끝이 있겠는가? 다만 다른 욕심이 많다면 삶이 고달플 수는 있다. 그래서 마음이 변할 수는 있어도 사랑하고 있는 순간만큼은 사랑은 무한대 인 것이다. 그 말에 우신은 윤승완에게 복수하려는 마음을 품게 된다. 그러면서 예식장에서의 햄스터 사건이나, 한강에서의 드레스 사건 등 갖가지 헤프닝이 벌어진다.


“옷에 얼룩이 묻었을 때, 그걸 제거하는 순서가 있어요. 대부분의 얼룩은 물로 지워요”

“그 다음엔 세제를 이용해요. 약품도 있고…… 그런데 그 순서가 말이에요”

“제일 잘 지워지는 방법이 첫 번째가 아니에요”

“옷감에 손상을 주지 않는 게 첫 번째예요”

“원칙이 있어요. 무슨 일이든 결국엔 내가 첫 번째에요. 내가 다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요”


인생은 누가 뭐래도 내가 존재해야 논할 가치가 있는 법이다. 우신은 그것을 잘 알고 있는 똑똑한 아가씨다. 그녀가 세탁물에 얼룩을 지우는 방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윤승완은 자신이 너무 주제넘게 우신에게 충고를 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누군가가 실연을 당했다면 이 부분을 꼭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


“D등급 그녀”는 신선한 소재가 아니다. “D등급 그녀”는 평범한 일상의 소재를 다루어서 독자의 공감을 얻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연애사와 전개되는 내용은 진부함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소설이다. 삶이라는 것은 진짜 별것이 아니고 서로 위하고 사랑하는 것임을, “D등급 그녀”라는 소설처럼 진부한 것임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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