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리가다! 아마존
미나미 겐코 지음, 손성애 옮김 / 이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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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것에서 대단한 발견을 한다. 그럴 때 심봤다? 아니면 횡재했다? 아무튼 나는 “오브리가다! 아마존”을 읽으면서 새롭게 세상을 본다. 그럼 ‘책 속에서 심봤다!’라고 외치면 맞겠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아마존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무작정 펼쳐 보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이 책은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이 그리고 인디언이 선진국들에 의해 생활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물론 그동안 지상파 텔레비전을 통해서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개발의 확장이 야기하는 자연의 파괴와 맞서서, “오브리가다! 아마존”이라는 책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보호를 외치는 이들과 합류한 미나미 겐코의 에세이다.


아마존에 도착하면 ‘삐용’이라는 흡혈 곤충에게 습격을 당한다고 한다. ‘삐용’보다 더 무서운 ‘비슈도빼’라는 모래벼룩은 팔다리, 목 아랫부분, 손톱 사이로 파고 들어가 알을 낳은 뒤 사람의 몸을 영양분 삼아 자란다고 한다. 갑자기 온 몸이 오싹하다. 제1장 도입 부분부터 ‘비슈도빼’가 손톱 밑에 알을 낳아 꺼내야 하는 25쪽의 미나미 겐코를 보니, 그러다 저 여자 죽으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 된다. 반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궁금해진다. (나라면 죽어도 아마존에는 못 간다는 생각이 앞선다.) 쭉 읽어 가는데, 57쪽은 너무 충격적이다. “미국 어느 지역에서는 인디언 여성이 첫 생리를 시작하면 의무적으로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게 하는데, 검사를 받으러 가면 본인에게는 말도 없이 자궁을 들어 내 버린다는 거였다.” 인디언의 씨를 말리려는 잔혹함에 가슴이 떨리는 부분이다. 159쪽을 읽는데, 인디오의 화장실은 마을 밖 숲이라 한다. 한 참 볼일을 보는데, 뱀이 앞을 쓱 지나갔다는 이야기에 책 읽는 나도 깜짝 놀랐다. 밤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눈앞에 무언가 떨어져서 낙엽인가 보다 했는데, 커다란 바퀴벌레 이었다니…. 애써 마을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마을을 향해 귀를 쫑긋 거리며 변을 보고 있는 미나미 겐코의 어깨를 누군가 툭 쳤다고 한다. 그런데, 발소리 하나 내지 않고 사냥을 갔다 오던 인디오들이었다며, 그 후로 미나미 겐코는 똥 누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화장실, 음식, 그곳의 생활이 담긴 에피소드가 이 책에 살아 있다. 무궁무진한 아마존 인디오에서의 미나미 겐코 이야기를 나 혼자 읽는 것이 미안할 정도다. 그녀의 이야기를 다른 분들도 읽었으면 좋겠다.


처음 이 책의 두께나 책의 모양, 크기는 그다지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다. 거기다 살짝 넘겨보니 흑백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썩 잘 못 고른 책이 아닐까 염려가 되었다. 그러나 반전이 확실한 ‘책’이었음을 읽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솔직히 환경론자는 아니지만, 세계가 모두 함께 잘 살아 가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직접 아마존으로 가라고 하면 절대 못 갈 것 같다. 그런 그곳을 아홉 번이나 간 미나미 겐코 아니 지금도 아마존 밀림에서 원주민과 함께 생활하며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니 요즘말로 괜히 오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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