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드
무라카미 류 지음, 이영미 옮김, 하마노 유카 그림 / 문학수첩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5월. 가정의 달. 스스로를 지켜내는 방패를 찾아 낸 두 소년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쉴드” 라는 책인데,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행복한 공감을 주는 책이다.


이 책에 나온 두 주인공이 쉴드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 계기는 어느 노인을 만나게 된 때문이다. 어른들의 말을 잘 듣고 칭찬을 받는 고지마와 무슨 말이든 듣지를 않고 반항하는 기지마라는 두 소년은 어느 쪽 머리가 똑똑한 처세를 하는지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은 두 소년이 데리고 온 셰퍼드와 콜리를 해먹에 올라타도록 했다. 기지마의 개 콜리는 해먹에 올라타는 걸 실패하더니 다시는 올라타려 하지 않았다. 고지마의 개 셰퍼드는 수없이 도전한 후 해먹에 올라타지는 못했으나 해먹에서 떨어지기 전에 뛰어내릴 수 있었다. 노인은 개들을 쓰다듬으려 이제 깨달았냐고 묻는다. 기지마는 한 번 굴러 떨어지고는 쓸데없는 짓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두 번 다시는 뛰어오르지 않는 콜리를 칭찬 했고, 고지마는 몇 번이고 명령하는 데로 뛰어오른 셰퍼드를 칭찬 했다. 둘의 다툼에 노인은 “국가나 사회에 이용하기 쉽고 이익이 될 성싶은 아이는 머리가 좋다고 칭찬하지. 그렇지만 국가나 사회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아이는 쓰레기라 불리지. 그렇지만 그런 말에는 아무 의미도 없어.”라고 말한다. 인간의 몸 중심에는 마음이라고도 불리고, 정신이라고도 불리는 소중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딱딱하게 변하지 않도록 쉴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는 가버린다. 세월이 흐르고 어느덧 두 소년은 중년이 되었다. 그리고 서로가 찾은 쉴드에 대해 들려주기 위해 고향에서 만나게 된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어느 연령대가 읽어도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가진 것이 많아서, 잘나서, 똑똑하다는 거만함으로 또는 가난해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소중한 것의 소리를 무시하고 살다가 마음이 힘들고 외로워지면 문득 깨닫게 된다. 살다보면 지나치게 한 가지에 집중하느라 메말라 가는 심장에 대해. 간단한 진리이지만 먼 길을 돌아서 어렵게 깨닫게 되는 것이 그 소중한 것이다. 책에도 나온 것처럼 소중한 것은 마음이고 정신이다. 그 마음과 정신이 다치지 않게 보호 하려면 방패, 즉 쉴드가 필요하다. 쉴드는 정해진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상황에 따라서 나를 지탱하게 하는 힘이다. 그것은 나에게 꼭 필요한 스팩 같은 것인데, 맹목적으로 그 스팩에 의존하게 되면 나의 소중한 것을 지킬 수가 없다. 이 책에 나오는 소년 기지마는 외부의 방패에 너무 기대어 끝내는 빈털터리가 되었다. 그러므로 적당하게 방패를 쓸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내게 소중한 것을 지키게 해 준다. 오늘 하루는 “쉴드” 라는 책을 통해 아이들과 나는 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쉴드를 가져야 할까? 혹은 가지려 할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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