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 - 무너지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영화 심리학
선안남 지음 / 시공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영화를 자주 본다. 주로 로맨스 영화나 코미디 영화를 본다. 영화 속에 몰입되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내가 가장 감동적으로 본 영화는 ‘어거스트 러쉬’다. 소년이 기타를 신들린 사람처럼 치는 모습을 보고 넋이 나갔었다. 그러나 공포물이나 전쟁물, SF 영화는 잘 보지 않는다. 끔찍한 장면이나 귀신이 나오는 영화는 심장을 서늘하게 해서 무섭다. 스크린 앞에 앉은 후 80%를 눈을 감아 버리기 때문은 영화를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영화에 대한 서평을 읽는 일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보통의 영화 서평은 그 영화에 대한 줄거리와 의미 깊은 대사와 장면과 영화가 나타내려고 하는 주제를 위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것과는 조금 다르게 “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라는 책은 영화 속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며 포옹하고 완벽하지 않은 인물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더 나은 삶에 대해 조언을 한다. 그러한 특징이 눈에 띄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영화 ‘가을로’는 백화점 참사로 죽음의 공포를 체험한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고의 공포를 공유 하면서 후유증에서 벗어나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하는데, 충격과 고통은 상처를 직시해야만 넘어설 수 있다는 조언을 준다. 세상에는 갑작스런 사건사고가 일어나며, 끔찍했던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언젠가 oo학교 oo훈련으로 사고가 나서 몇 사람이 떨어져 죽은 사건이 있었다. 그것을 목격한 많은 이들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유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단 심리 상담을 하러 갔었다. 영화 ‘가을로’의 공포보다는 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가슴에 남아 있는 마음의 상처를 다시 꺼내어 버릴 수 있도록 했었던 기억이 난다.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어거스트 러쉬’다. 이 영화에는 음악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에반이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에반은 음악가인 부모의 피를 받아 자신 안에 있는 음악성을 발견한다. 그러나 에반이 처한 고아원의 현실은 얄궂기만 하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에반이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심리를 ‘공상 경향성’이라 한다. ‘공상 경향성’은 흔히 상처 받기 두려워하는 어른들이나 상처에 취약한 아이들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자신만의 공간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기쁘다고 느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일반 사람들에게서도 가끔 있는 경험중의 하나 일거라 생각한다. 다만 그러한 ‘공상 경향성’의 빈도나 시간이 길수록 현실과의 괴리가 생겨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이 책에는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은 ‘향수’의 주인공이 등장하고, 살면서 겪게 되는 위기를 ‘공감과 직면’으로 뚫고 나가는 ‘괴물’의 등장인물도 있다. 또 자아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미녀는 괴로워’, 강박장애를 앓는 남자를 만날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도 있다.


심리학적 근거를 가지고 파헤치는 영화의 세계, 정답은 결국 영화 안에 있다. 이렇게 심리학이 일상생활에 널리 파고들었다. 특별한(정신병적인) 경우에만 국한 될 거라는 오래 된 생각은 물러갔다. 더 이상 마음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 했던 많은 사람들이 반성을 하고 심리학에 귀 귀울이고 있다. 복잡하고 각박하고 상처가 많은 문명의 생활 속에 마음은 언제나 따뜻해야 인간성을 잃지 않으므로…. 심리학은 여러 분야에서 치유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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