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오은정 지음 / 안그라픽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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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드로잉”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펜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내가 맨 처음 그림에 관심을 가졌을 때는 초등학교 때 였다. 그림을 배우거나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미술책과 달력이었다. 물론 가장 좋은 감상은 내가 사는 동네였고, 우물가였고, 앞산이었다. 그러나 누군가에 의해 그려진 자연을 감상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는 기법은 고작 미술책에 나오는 것 정도였다. 그림을 그리면 편하고 좋았는데, 더 나아갈 만한 조언도, 더 나아갈 수 있는 길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다 쓴 노트 뒤표지에 심심할 때 끄적거리다 만 것이 전부였다. 요즘도 심심하면 끄적여 본다. 아이들도 나를 따라 끄적인다. 딸은 끄적이다 그림 그리는 법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무제 연습장만 수십 권을 사 모았다. 그림은 그리고 싶다면 배우게 해 주겠노라고 물었으나 배우는 것은 싫고 마음대로 끄적이는 것만 좋다고해서 그냥 두었다.


이 책은 은근히 용기를 북돋워주는 책이다. 소심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마음에 당당함을 심어준다. 그래서 바로 연필을 잡고 선긋기를 해 보았다. 이 책 part 1을 펼치니 “보이는 모든 것을, 상상하는 모든 것들을 내 손으로 똑 같이 그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일 그렇다면 난 더 이상 목마르지 않을 것 같아”라고 나와 있다. 이 말은 그림 외에도 꿈을 쫓는 이들의 마음이다. 선을 그을 때는 섬세함을 잡아내기 위해서 고정된 것에 살짝 의지를 하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나는 가끔 집에서 먼 산의 노을을 찍는데, 카메라를 창틀에 올려놓고 셔터를 누르면 흔들리지 않았다. 그와 같은 고정된 지렛대가 있으면 정확한 선긋기를 성공할 수 있다. 그림에서의 원근법과 빛의 흐름과 디테일은 깊이 있는 그림을 그리는데 필수 요소이다. 이 책은 운동화 한 짝을 그리는 데도 어떤 부분을 관찰해야 하고, 어떤 질감을 느끼게 그려야 하는지 현장수업보다도 자세하게 설명을 한다. 둘째 아이는 따라서 그려보고, 또 책에 나온 강의를 읽어 보더니 “엄마, 난 원래 꿈이 화가였어”라고 한다.


처음엔 너무 많은 글들이 있는데, “이게 그림 그리는데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걸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읽을수록 흡입력이 강하다. 그리고 어떻게 그려야 할지 강한 설득력을 가졌다. 그림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나 그림에 강한 애착을 가졌던 분들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책에 나온 모양이나 설명을 슬쩍 슬쩍 한 번씩 그려보고 ‘역시 잘 안돼’라고 판단할 사람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 한 번의 그림에 대해 수백 번의 연습이 필요하다. 이 책과 함께 실습을 하며 한 권을 다 읽으면 어느 정도 기초가 다져져 있으리라 단언한다.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기분을 설레게 한다. 오늘부터 신나게 선긋기부터 책 내용을 따라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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