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너에게
필립 체스터필드 지음, 서영조 옮김 / 책만드는집 / 2011년 2월
평점 :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마지막 단추도 제대로 맞게 끼워진다. 그러나 아직 세상의 바다로 나가지 않은 이들은 미숙하기만 하다. 그들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 있다면 성공적으로 첫 단추를 끼울 것 같을 것이다. 요즘에는 수많은 책이 출간 되고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시대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주려고 내가 먼저 최근 출간 된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너에게’라는 책을 골라 읽었다. 여태 교장선생님 말씀 듣고 있던 학생들이 훌훌 교복을 벗고 새롭게 세상을 보려고 하기 전에 읽으면 좋은 책이었다. 세상에 첫발을 내딛으려고 설렘과 두려움을 가진 스무 살의 그들이 문을 열고 나오기 전에 꼭 읽어야 될. 그런 그들에게 필요한 좋은 충고가 가득 든 책이다. 도무지 모르겠는 여러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잘 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하다면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다.
이 책에 의하면 수줍어서 할 말도 못하는 것은 겸손이 아니다. 또 거북한 수줍음은 비난을 받아야 하는 성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기는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소곳하고 약간의 수줍음 성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겸손의 의미를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사를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는 나도 옳다고 동의 한다. 이 밖에도 신뢰를 무너뜨리는 거짓말은 오히려 자신에게 이익이 될 때도 사실을 말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하여 거짓말하는 습관이 들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기는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니 좋지 않다고 한다. 첫인상으로 호감을 주고 싶다면 예의바른 태도를 기르라고도 충고한다.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 말씨를 품위 있게, 게으른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 외에도 시간이나, 쾌락, 방심, 학업, 검약 등을 어떻게 이용할지 자세하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충고는 틀리지 않아서 전반적으로 좋은 내용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교장선생님 말씀 같았다. 솔직히 교과서를 떠난 이들의 눈에는 교과서 같은 활자의 구조가 눈에 들어올 것 같지 않다. “겸손, 허영심, 거짓말-중략-대화, 현학적인 태도, 몇 가지 주의점”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하지 마라’라고 명령을 하고 있다. 명령을 막 벗어나서 자유를 조금이나마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좋은 글귀들도 많고 충실히 읽어두면 좋을 충고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너무 교과서처럼 무겁고 억압이 느껴지고, 답답한 구성이다. 독자인 나도 읽기 따분하다. 언어의 톤도 딱딱한 어투를 직역하기 보다는 이제 막 새싹이 돋아나는 톤으로 산뜻하게 바꾸었다면 읽기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