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 - 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
김종엽 지음 / 가즈토이(God'sToy)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철학은 지혜를 주는 학문이라는 생각에 좋아한다. 아니 철학은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형이상학적인 정신세계의 어떤 것이라고 하면 더 잘 어울린다.

책 표지에 인문학 도서, 지은이 김종엽 이렇게 쓰여 있다. 우리나라 철학자가 쓴 책은 처음 본다. 아니 엄밀히 읽어보니 그가 쓴 철학책은 아니다. 단지 먼저 간 철학자들의 철학에 해석을 단 정도였다. 베르그송, 사르트르, 듀이, 산타야나, 러셀, 크로체…등 서양 철학자나 공자, 맹자, 순자…등, 동양철학자들의 사상만 읽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학자들도 많았는데, 우리나라 학자들을 철학자라고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그 이유는 대부분 한자가 섞인 그들의 학문을 교과서에서 역사를 배우면서 접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먼저 책을 받아들고 무엇인가 그만의 한국적 철학을 기대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전혀 아니었다. 그렇다고 볼 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책을 펼치면 우선 정체성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생활 속에서 무수히 들었을 정체성의 속성은 무엇인가. 그것을 저자는 "자기 정체성이란 외부로부터 학습될 수 있는 이론이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반성함으로써 얻어 내야만 하는 자기에 대한 적극적 해석"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수시로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말로도 들린다.

청소년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가끔 이런 말을 듣는다. "난 자유가 없어. 왜, 맨날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거에요." 그 아이들에게 정체성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 너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수시로 반성해 보아라. 그랬을 때 너는 너의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라는 말처럼 어리석은 말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청소년들에게는 아직 사물이나 행동에 옳고 그름의 판단력이 서 있지 않기 때문이며, 사고력 깊은 이성이 잘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청소년들은 정체성 보다는 자유라는 단어에 더 밀착이 되어서 묻는 것이다. 내게도 자유를 주세요 라고…. "인간의 자유로움이란 그가 원하는 것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치 않는 것을 하지 않는 데 있다."라는 루소의 말을 인용한다면 훨씬 이해가 빠르다. 이렇게 생활에서 직면하는 물음에 답을 해 주는 것이 철학의 한 부분이다. 그러한 답을 원하는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지혜를 얻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 책은 유명 철학자들의 철학에 대한, 해설서에 불과 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던져 주어 약간의 실망감을 주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진리나 정체성, 자유나 지혜 죽음 같은 것에 직면했을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철학적 지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익하다. 더불어 철학자들의 지혜를 한국식으로 쉽게 이해하도록 길잡이를 하고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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