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미래 - 예수의 시대에서 미래의 종교를 보다
하비 콕스 지음, 김창락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종교의 미래』는 맛있다. 책이 맛있다는 것은 종교에 대해 끊임 없이 내 자신에게 반문하던 것들이 책 안에 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종교를 생각해 보지 않은 이는 드물 것이다. 그러나 정작 종교가 표방하는 것이라든가, 현재에 드러난 종교의 부정적 표면에 대해 적잖이 실망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기본은 예수를 중심으로 한 종교를 논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들의 모든 종교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될지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기 때문이다.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내가 속한 가족들은 진실한 기독교인이다. 내가 종교를 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수없이 전도를 받는다. 그러면서 묻지도 않은 이야기들로 설득을 하려든다. 교회를 다니다 잠시 다니지 않았더니 귀신이 자신을 따라 다녔는데, 다시 다니면서 열심히 기도를 했더니 귀신이 물러 가더라는 이야기. 죽어서 나는 천당에 갈 것인데, 너는 그러하지 못하게 못하니 가슴이 아프다는 이야기. 내가 너희들을 위해 기도를 하기 때문에 그 만큼 사는 것인데, 우리 죽으면 너희에게 불행이 오면 어떻게 사느냐는 이야기 등을 자신 있게 한다. 이에 대한 답으로 책에서 관련된 내용을 읽어 보자.
71쪽 “‘하느님의 나라’라는 어구는 성서 전체에서 가장 잘못 사용되고 오해 되는 어구 가운데 하나이다. 하느님 나라를 사람이 죽은 후에 가는 곳, 또는 이 세계의 역사가 끝난 후에 시작할 어떤 것, 또는 전적으로 내면적인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지만 헤브라이 예언자들, 예수 자신, 그리고 성서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의 끝 페이지들은 모두 하느님 나라는 이 세계 안에,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어떤 것이라고 가르친다. 하느님의 평화의 지배에 대하여 예언자들이 보여주는 것을 얼핏 보면 그것은 철저히 지상적인 것이다.

지금은 팽배한 믿음의 시대다. 인간은 나약하다. 그래서 힘의 지배를 받는다. 그러나 그 힘을 가진 자는 인간의 나약함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알고 있어서 누군가는 믿음을 잘 이용 한다. 정치적 권력을 형성하는데 이용하거나, 거대 기업들의 상업에 이용한다. 더 나아가 아예 종교단체 자체가 거대 기업화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의 나약함이 기대어 있는 믿음을 이용하여 각 분야에서 권력을 키워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85쪽 “믿음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교회가 범한 가장 큰 과오의 하나는 성령은 오직 신자들 안에만 임재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3세기의 주교인 카르타고의 성 키프리아누스는 처음으로 그것을 라틴 어로 멋지게 표현했다. ”교회밖에는 구원이 없다“이다. 그때 이래로 가톨릭교회는 이미 이러한 배제 주장을 상당히 철회했는데 그것은 잘 한 일이었다. 예수는 성령을 두고 유명한 말을 한다. 성령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그런데 아무도 ”그것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성령은 교리적 또는 교회적 울타리로 제한될 수 없다.”

하비 콕스의 이러한 명쾌한 글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성서를 믿는것”은 사람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인지를 판가름하는 일종의 리트머스라는 말로 성서에 관해서도 언급을 하고있다.
229쪽 “아무도, 어디에도, 성서의 어떤 책의 원본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사본들의 사본들이다. (중략) 어느 한 본문의 여러 사본들은 서로 다르며 때로는 그 차이가 아주 두드러진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하비 콕스에 의하면 종교적인 것의 성격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믿음의 시대가 가고 성령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그것에 관하여 해방신학자 로메로의 죽음을 기록하고 있다. 해방신학은 가난한 사람들과 버림받은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를 재사유하는 데서 시작되는데, 해방신학자인 그의 설교가 인상깊다. “만일 그들이 나를 죽인다면, 나는 민중의 삶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결국 아래267쪽의 하느님의 약속을 신학도로서 실천하게 된 셈이다.
267쪽. “하느님의 약속이란 다름 아니라 정의의 지배였다.”

『종교의 미래』는 어려운 책은 결코 아니다. 종교를 가졌든 가지지 않았든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읽어야 될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하비 콕스는 최초의 신앙이 걸어온 길을 낱낱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최초의 신앙인 성령으로서 하느님의 전 지구적인 종교로서, 문화의 다양성에 기인한 평화의 다스림에 대해 말 하고 있다. 더불어 현 시대는 성령의 시대에 들어가려 하고 있고, 미래는 신앙의 시대가 될것이라고 단언한다. 좋은 책을 읽게 되어 기쁘다. 『종교의 미래』는 마치 하비 콕스가 성령의 시대가 되기를 촉구하는 탄원서처럼 읽혔다. 하비 콕스의 말처럼 성령의 시대가 된다면, “<요한계시록>의 하느님 나라는 이 세계 안에,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어떤 것”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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