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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란····.
살아 남은 자의 형벌을 가장 민감히 느끼는 사람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형벌이기도 하다.
빛은 어둠이 있어야 존재한다.
축복과 형벌은 이 빛과 어둠의 관계다.
그런데 예술가는 축복보다 형벌에 민감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형벌을 견뎌야 한다.
견디지 못하는 자는 단언하건대 예술가가 아니다.
슬픔의 강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끊임없이 흐르고 있지만
그 강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강의 있음을 일깨우는 사람이 바로 예술가다.
예술가는 볼 수 있는 자다. 그 눈은 강의 흐름을 본다.
예술가는 들을 수 있는 자다. 그 귀는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한때 나는 아방가르드의 진창 속에 빠져 있었다.
우리 모두는 그 혼돈 속에서 살아왔고,
혼돈의 공포에 눈이 멀어 있었다.
다행히 나는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이런 점에서 나는 행복한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는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빛은 슬픔의 강 너머에 있다.
이제 내가 당신들한테 질문하고 싶다.
슬픔의 강을 어떻게 건너는가?"



정찬, <슬픔의 노래> 중에서


사진 : 제주 삼양해수욕장 쓸쓸한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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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따로 있었다.

나는 비로소 그 숙제가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고,

남아 있는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공을 치고 던질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다.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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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문화공원의 동자석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죽음의 경계를 지키는 자.

 

죽음에도 속하지 못하고,

삶에도 속하지 못하고,

그저 그들의 곁을 지키고 있는 자.

 

그들이 지키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삶일까. 죽음일까.

 

삶이 어디로 흘러갈 지 안다면,

이렇게 겉돌지는 않을 것이다.

 

죽음의 안에서, 삶을 볼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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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묻는다
왜 너는 나에게 그렇게 차가웠는가
그러면 너는 나에게 물을것이다
그때, 너는 왜 나에게 그렇게 뜨거웠는가
서로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때 서로 어긋나거나 만나거나 안거나 뒹굴거나 그럴 때,
서로의 가슴이 이를테면 사슴처럼
저 너른 우주의 밭을 돌아 서로에게로 갈 때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럴 때,
미워하거나 사랑하거나 그럴 때,


나는 내가 태어나서 어떤 시간을
느낄수 있었던것만이 고맙다

 
<허수경- 고마웠다, 그 생애의 어떤 시간>


 

사진 :  ITALY. Tuscany region. Town of Florence. 1964 / Bruno Barb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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