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 - 세계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알려주는 시간에 대한 10가지 이야기
콜린 스튜어트 지음, 김노경 옮김, 지웅배 감수 / 미래의창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 


세계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알려주는 시간에 대한 10가지 이야기 


저: 콜린 스튜어트(Colin Stuart)


역: 김노경


감수: 지웅배


출판사: 미래의창


출판일: 2023년 12월13일 



물리학을 대할 때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무한한 시간과 광막한 공간에 대해서 경외감을 느끼고는 한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고전역학은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새로운 경지로 들어섰다. 시공간이라는 개념이 들어서고, 물리학자들은 그 본질에 관해서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나 같은 일반인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는 주제였을 것이다. 


놀라운 이론적 발견과 끊임없는 검증을 통해서 밝혀진 우주의 신비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여전히 시공간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은 서로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못한다. 그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물리적 세계의 한계를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지적 호기심에 충만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이 무척이나 쉽고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물리학적 기본 지식은 요구된다. 열역학 법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블랙홀, 양자역학 등은 물리학과 관련된 텍스트를 읽을 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쉬워 보여도 어렵다. 


열역학 법칙을 보자. 아마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러미 리프킨의 ‘엔트로피(Entropy : A New World View)가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리프킨은 무한성장을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 세계관에 대해서 이 유명한 열역학 법칙을 빗대 그 한계를 설파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계관의 정립을 주장하기도 했다.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우리가 시간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우리의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인생의 과거와 미래를 가보고 싶은 것은 영생할 수 없는 인간의 호기심과 바램을 최대한 자극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왜 시간은 미래로만 나아가는가? 그것은 앞서 이야기한 엔트로피 법칙과 연관된다. 우주의 에너지가 평행상태, 즉 유용한 에너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향해간다. 즉,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로는 거의 되돌아가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미래를 여행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렇지만 알아둘 것은 그것이 편도 여행이라는 사실이다. 만약 우리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여행할 수 있다면, 상대성 이론에 따라 속도가 빛만큼 빠르면 시간은 느리게 간다. 그래서 상대성 이론을 설명한 만화 같은 것을 보면, 쌍둥이를 등장시키고 우주여행을 다녀온 한 명보다 지구에 남은 한 명의 시간이 휠씬 빨리 지나가는 것을 보여주지 않던가?


실제로도 이러한 시간 지연을 겪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면 우주 정거장에서 장기 체류한 우주인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물론 문제는 그 시간 지연이라는 것이 우리가 인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 지연은 오늘날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하는 GPS를 가능하게 만든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를 보면서 나는 광대한 우주 이미지에 압도되었다. 아마도 내가 죽을 때까지 직접 보지 못할 거대한 광경이다. 블랙홀의 압도적인 중력과 시간 지연. 블랙홀의 그 끝은 과연 무엇일까? 시공간이 거대한 힘에 의해서 왜곡된 그곳에서 과연 시간은 멈출 것인가? 


이 얇은 책을 통해서 깊은 내용까지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물리학에 관한 관심을 가졌다면 시간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일으킬만한 이야기는 전부 다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 한 번쯤 읽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마도 또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지게 만들 수도 있을 법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은 왜 다른 모습이 아니라 이런 모습일까?
김범준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은 왜 다른 모습이 아니라 이런 모습일까?

(The Birth of Constants) 

저: 김범준 

출판사: 바다출판사

출판일: 2023년 12월26일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인 김범준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책이다. 바로 전에 읽었던 콜린 스튜어트(Colin Stuart)가 시간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10가지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주었다. 책을 펼치면서, 이 물리학 교수는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을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사실 콜린 스튜어트의 ‘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에서 처음 다뤘던 주제가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와 연결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콜린 스튜어트는 1장 ‘지구는 형편없는 시계다’에서 1초의 기준을 어떻게 정했는지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1956년 과학자들은 지구 공전이 자전보다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1초를 하루가 아닌 1년을 기준으로 재정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1967년 이들은 지구를 아예 시계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들은 세슘을 기반으로 한 원자시계를 채택했다. 이 원자시계는 몇 억년이 지나서야 1초 정도의 오차가 있다. 

우리가 관행적으로 쓰고 있는 단위에 대해서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자 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단위의 기준은 사실 역사적 예를 보자면, 중국에 통일제국이 들어설 때마다 도량형을 통일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과학적 지식이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는 단위 기준이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고 일정하도록 합의를 이끌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나온 여러 단위의 기준은 매우 흥미롭다.

이 책을 쓴 김범준은 그러한 단위의 역사를 짚어가면서 흥미로운 물리학의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고 있다. 빛의 속도는 299 792 458 m/s이고, 거리 1 m는 빛이 진공에서 정확히 1/299 792 458 s 동안 진행한 거리로 정의되었다. 마찬가지로 시간의 단위에 대한 합의도 서술된다. 콜린 스튜어트와 같이 1967년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세슘 원자에서 양자역학 현상으로 방출되는 전자기파의 진동수를 이용한 것이다. 

온도의 표준단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했다. 화씨온도, 섭씨온도, 절대온도로 이어지는 온도단위가 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섭씨온도를 사용하지만 미국에서는 화씨온도가 사용된다. 그런데 2019년 온도의 표준 단위와 관련된 의미 있는 일이 생겼다. 볼츠만 상수가 기본 상수의 하나로 값이 고정되면서 온도 단위의 보편성이 생겼다. 

김범준은 국제 단위계의 기본단위인 질량 kg, 길이 m, 시간 s, 전류 a, 온도 K, 물질량 mol, 광도 cd의 기준이 협의되고 합의된 과정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서 흥미롭게 서술한다. 그래서 그의 책의 영문 부제는 ‘The Brith of Constants’ 즉, 상수의 탄생이라고 정한 것 같다. 책을 직접 읽어본다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계속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러한 합의가 이뤄진 과정에서 많은 물리학자의 노력과 과정을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적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서 우리는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상수를 발견했다. 볼츠만 상수, 플랑크 상수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 따위가 그것이다. 그 하나하나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사실 일반인은 쉽지 않다. 학생 때에 배웠던 기본적인 물리학 지식도 쇠퇴하니, 전문가들에게는 기초적인 내용이라도 어렵다. 

이 책이 단위의 역사를 다루며, 그것이 사람들의 생각이 모이고 합의에 이루는 장대한 과정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양서라고 하기에 내게는 다소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런 점만 뺀다면, 한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종원의 우리술 - 우리술을 알고 빚고 즐기며 떠나는 전국방방곡곡 성지술례
백종원 지음 / 김영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종원의 우리 술 

우리 술을 알고 빚고 즐기며 떠나는 전국방방곡곡 성지술례

저: 백종원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2023년 12월5일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술은 꽤 많이 마셨던 것 같다. 대학 다닐 때, 그 독한 소주를 겁도 없이 들이켰다. 다음 날 아침 숙취에 고생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상쾌했다. 당구나 게임 따위에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시간만 나면, 사람들 모아서 술 마실 궁리부터 했다. 소주라든지 맥주 마시며 사람들과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술자리가 항상 즐거웠던 것은 아니다. 술기운은 내면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던가? 가끔 소란스러웠고 다툼도 없었다고는 말 못 하겠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순간이 비록 힘들었더라도 지금은 가끔 생각나는 추억 정도가 되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술 마시는 세대도 이제는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술 자체를 즐기려는 문화가 생긴 것 같다.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즐긴다. 그것이 어떤 술이든 상관없다. 맥주, 위스키, 소주, 사케, 와인 등. 주종을 가리지 않았지만, 어렸을 때는 맥주를 좋아했다. 그렇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독한 술이 좋아졌다. 소주나 위스키를 즐겼고, 특히나 위스키에 관심을 가졌다. 

위스키의 매력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싱글몰트 위스키 양조장을 아내와 여행하면서 쓴 에세이에 적혀있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 소문난 라프로익 애호가인 그가 왜 그 위스키를 좋아하는지... 십 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마시다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한동안 위스키 특히 싱글몰트 위스키에 미쳐있었다. 

아마도 근래 몇 년 사이에 술집에서 우리 전통주를 메뉴판에서 자주 발견하는 것 같았다. 명절 때도 전통주를 선물로 주시는 분도 생겼다. 처음에는 우리 술에 대한 무지로 인해서, 선물받은 술을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했다. 하지만, 우연히 맞본 문배주를 하이볼로 만들어서 마시니 참으로 맛있다 싶었다. 돌이켜보니, 선물로 받은 한산소곡주를 맛도 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준 기억이 났다. 아차 싶었다. 

나같이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술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좋은 술 찾아다닌다고 여기저기 다녔는데, 생각해보니 가까운 곳에 좋은 우리 술이 있었다. 그런 궁금증이 매우 커지고 있을 때, 백종원씨가 쓴 ‘백종원의 우리 술’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외식경영전문가인 그가 여러 트렌드를 유심히 보지 않을리 없다. 우리 음식과 페이렁이 잘 맞는 것은 우리 술이 아닐까? 아마도 커지는 사람들의 관심을 그가 몰랐을 리가 없다. 

본인은 전문가 아니다. 하지만 공부했고, 그 내용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그의 솔직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전통주의 제조 방법과 술의 종류 등을 쉽게 서술한다. 나 역시, 전통주는 이렇게 만드는구나 싶었다. 사실 위스키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책도 사서 읽고 내용도 이해했다. 바에 가서는 같이 술 마시는 사람에게 설명도 해줬다. 그건 술을 좋아하면 자연스럽게 되는 과정인가보다. 

전통주의 제조방법을 보자니, 위스키와는 매우 다르다. 한·중·일 삼국은 누룩을 쓴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 일본에서는 균일한 맛을 위해서 단일균을 사용하지만, 우리의 누룩에는 다양한 균이 들어있다. 일본은 쌀의 도정 정도를 통해서 맛을 만들어내지만, 우리는 그와는 또 다르다. 단양주, 이양주, 삼양주... 읽다가 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술을 만드는 다양한 양조장이 소개되어 있다. 하나하나 읽다 보니, 마음속에서는 당장 주문해서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우리 술에 관심을 가지고 생겨난 신생 양조장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성을 담아 술을 담는다. 그리고 거기에 개성을 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아직 나는 우리 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술에 대한 막연한 관심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직접 술을 담그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가 나 같은 술꾼을 매혹할 수 있는 우리 술을 만들지도 모르겠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 술을 기다릴 것이다. 

어쨌든 그렇지만, 지금도 마시고 싶은 술이 너무 많다. 이 책의 가이드를 따라서 한번 천천히 술들을 음미해보고 싶다. 한동안 아니 아주 오랫동안 그 과정 속에서 행복할 것 같다.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여행 무작정 따라하기 - 어쩌다 시작된 2주 동안의 우주여행 가이드북
에밀리아노 리치 지음, 최보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주여행 무작정 따라하기

어쩌다 시작된 2주 동안의 우주여행 가이드북 


저: 에밀리아노 리치 

역: 최보민

출판사: 더퀘스트

출판일: 2024년 1월18일 


내가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이패드에서 우연히 이화여대 물리학과 김찬주 교수의 강의를 본 이후였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서의 유시민 작가처럼, 나 역시 수학이라든지 물리라든지 하는 이과 계열 공부에 대해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 내가 김찬주 교수 강의를 보고서 물리학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니. 그래서 한동안 관련된 책을 찾아 몇 권 읽어보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관심을 좀 더 확장해보면, 양자역학부터 우주론까지 그 관심의 대상이 늘어난다. 우주로 관심을 가지니 무한이라고 할 만한 거대한 규모에 압도되는 것을 느꼈다. 갑작스레 유시민 작가가 자신의 책의 부제로 한 질문 즉,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거대한 우주에서 우리가 그나마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그 실체를 알 수 있는 공간은 태양계가 아닐까? 수많은 탐사선이 태양계 곳곳의 행성과 그 위성을 찾았다. 거대한 우주 망원경을 통해서 지상에서는 한계가 있었던 관측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아직도 우주의 신비는 너무 많아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그저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이 책은 재미있는 상상력의 산물이다. 나 같은 일반인도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라고 산정하고 우주여행 가이드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낯선 어느 나라를 여행할 때는 여행안내 책자를 참조하지 않는가? 거기서 꼭 방문해야 할 곳이라든지 맛집이라든지 교통편 따위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한다. 


마찬가지로 우주여행이 일반화된 미래 어느 날, 당신이 화성이라든지 수성이라든지 여행을 계획한다면 아마도 적어도 그 행성과 관련된 정보를 얻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는 이 책이 최고의 가이드북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주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간이 모르는 점이 많고, 그렇다면 위험한 것도 있을 테니 이 가이드북을 잘 읽어두는 편이 맞을 것이다. 


태양계의 각 행성과 부속된 위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행성이 발견되는 과정, 그리고 오늘날 연구와 탐사로 밝혀진 최신 정보를 같이 책에 실었다. 나와 같은 단순한 우주 여행자에게는 꼭 필요한 정보다. 아마도 그 이상의 정보는 전문가에게는 관심을 받을지 모르지만,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그다지 필요 없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유쾌했다. 우주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나는 책에 수록된 행성들의 사진을 보며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떴다. 화성, 토성, 목성을 지나 천왕성, 해왕성까지. 문득 그 여행은 더욱더 먼 행성으로 나아가면서 그 긴 여정으로 인해서 편도 여행이 될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누군가는 돌아오지 못할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며, 누군가는 용기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상 속에서도 나는 Petr Ward와 Donald Brownlee가 쓴 ‘지구의 삶과 죽음’이라는 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양이 적생거성으로 진화하면서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증발하리라는 것. 그리고 그때까지 인간이 지구에 존재하더라도, 우리는 결코 지구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행성의 역사는 개별 원자로 흩어지고, 태양이 질량을 공간에 방출함으로써 원자의 대부분은 광막한 우주로 흩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원자는 다시 새로운 태양계와 생명의 기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울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지구의 삶과 죽음이라는 이야기에 비해서 우리 인간의 삶은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가 가지는 상상력의 힘은 그 한계를 어느 정도 벗어나게 해줄지도 모른다. 우주여행을 준비하며, 이 가이드북을 열심히 정독하자. 그러면 갑작스레 다가온 우주여행 시대를 보다 더 잘 즐기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저: 강인욱 

출판사: 흐름출판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할 때, 고고학자는 참으로 매력적인 일로 생각했었다. 학과에는 고고학 수업도 있었고, 담당 교수님은 조교들과 함께 발굴 작업도 수행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수업 시간 중에 기억나는 것은 교수님이 보여주신 다양한 유물 사진과 칠판에 가득 그린 석기라든지 유물의 그림이었다. 학우 대부분은 관심이 없었던 학내에 있는 박물관도 몇 차례 갔었던 기억도 났다. 

이 책을 쓴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을 읽었던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2019년이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책을 읽고, 코로나가 끝난 후 그의 새로운 책을 만났다. 코로나가 내 일상을 조금 바꾸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나 자신에게는 의미 있는 일도 했다. 시간의 흐름을 그다지 인식하지 못했지만, 코로나 기간이 상당히 길었음을 느끼게 된다. 벌써 2023년의 끝자락이라니. 

강인욱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것들의 처음 시작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사실, 나도 그런 질문을 던지고는 하는데, 예를 들어서 술이란 대체 언제부터 마시고 처음 술의 형태라는 것은 현대의 술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술이 단순히 취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의미를 당시에 가졌을까 하는 질문도 던져보게 된다. 아마도 이런 질문은 다들 한번은 생각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것들의 기원에 대해서 고고학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 그렇게 모이고 모인 글들을 그는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잔치, 놀이, 명품, 영원이라는 이 주제가 그것이다. 문득, 하나하나의 카테고리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은 현실적인 삶의 즐거움과 의미, 그리고 영원한 안식에 관한 이야기를 뜻하는 것 같다. 

고고학적 발굴의 대부분은 오래된 고분을 대상으로 하고, 나머지는 역사적 유적지 등에서 이뤄지니 고고학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가 제시한 카테고리가 일견 이해가 되었다. 영원한 안식을 떠나는 죽은 이의 현실의 삶이 계속 이어지길. 그래서 그가 즐겼을 것들을 함께 부장품으로 넣으리라는 것. 그래서 그의 글도 당연히 그에 따라서 분류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강인욱은 이전의 책에서 고고학의 매력이 유물을 통해서 죽어 있는 과거에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흔적을 통해서 과거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현대의 관점에서 과거를 재구성하고 그 의미를 찾아간다. 그리고 거기서 삶에 대한 교훈을 얻게 되는 것이다. 과거 사람들의 삶은 결코 현대의 우리 삶과 유리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강인욱의 글을 읽기 편할 뿐만 아니라 쉽게 써졌다. 그래서 고고학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했던 사람이라도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내용들 하나하나가 흥미로운데, 여기서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지는 않겠다. 직접 읽어보고 느끼길 바란다. 강인욱이 앞으로 어떤 흥미로운 책으로 다시 나타날까 궁금하다.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