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왜 다른 모습이 아니라 이런 모습일까?
김범준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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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다른 모습이 아니라 이런 모습일까?

(The Birth of Constants) 

저: 김범준 

출판사: 바다출판사

출판일: 2023년 12월26일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인 김범준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책이다. 바로 전에 읽었던 콜린 스튜어트(Colin Stuart)가 시간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10가지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주었다. 책을 펼치면서, 이 물리학 교수는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을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사실 콜린 스튜어트의 ‘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에서 처음 다뤘던 주제가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와 연결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콜린 스튜어트는 1장 ‘지구는 형편없는 시계다’에서 1초의 기준을 어떻게 정했는지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1956년 과학자들은 지구 공전이 자전보다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1초를 하루가 아닌 1년을 기준으로 재정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1967년 이들은 지구를 아예 시계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들은 세슘을 기반으로 한 원자시계를 채택했다. 이 원자시계는 몇 억년이 지나서야 1초 정도의 오차가 있다. 

우리가 관행적으로 쓰고 있는 단위에 대해서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자 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단위의 기준은 사실 역사적 예를 보자면, 중국에 통일제국이 들어설 때마다 도량형을 통일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과학적 지식이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는 단위 기준이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고 일정하도록 합의를 이끌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나온 여러 단위의 기준은 매우 흥미롭다.

이 책을 쓴 김범준은 그러한 단위의 역사를 짚어가면서 흥미로운 물리학의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고 있다. 빛의 속도는 299 792 458 m/s이고, 거리 1 m는 빛이 진공에서 정확히 1/299 792 458 s 동안 진행한 거리로 정의되었다. 마찬가지로 시간의 단위에 대한 합의도 서술된다. 콜린 스튜어트와 같이 1967년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세슘 원자에서 양자역학 현상으로 방출되는 전자기파의 진동수를 이용한 것이다. 

온도의 표준단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했다. 화씨온도, 섭씨온도, 절대온도로 이어지는 온도단위가 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섭씨온도를 사용하지만 미국에서는 화씨온도가 사용된다. 그런데 2019년 온도의 표준 단위와 관련된 의미 있는 일이 생겼다. 볼츠만 상수가 기본 상수의 하나로 값이 고정되면서 온도 단위의 보편성이 생겼다. 

김범준은 국제 단위계의 기본단위인 질량 kg, 길이 m, 시간 s, 전류 a, 온도 K, 물질량 mol, 광도 cd의 기준이 협의되고 합의된 과정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서 흥미롭게 서술한다. 그래서 그의 책의 영문 부제는 ‘The Brith of Constants’ 즉, 상수의 탄생이라고 정한 것 같다. 책을 직접 읽어본다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계속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러한 합의가 이뤄진 과정에서 많은 물리학자의 노력과 과정을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적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서 우리는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상수를 발견했다. 볼츠만 상수, 플랑크 상수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 따위가 그것이다. 그 하나하나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사실 일반인은 쉽지 않다. 학생 때에 배웠던 기본적인 물리학 지식도 쇠퇴하니, 전문가들에게는 기초적인 내용이라도 어렵다. 

이 책이 단위의 역사를 다루며, 그것이 사람들의 생각이 모이고 합의에 이루는 장대한 과정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양서라고 하기에 내게는 다소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런 점만 뺀다면, 한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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