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우리술 - 우리술을 알고 빚고 즐기며 떠나는 전국방방곡곡 성지술례
백종원 지음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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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우리 술 

우리 술을 알고 빚고 즐기며 떠나는 전국방방곡곡 성지술례

저: 백종원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2023년 12월5일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술은 꽤 많이 마셨던 것 같다. 대학 다닐 때, 그 독한 소주를 겁도 없이 들이켰다. 다음 날 아침 숙취에 고생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상쾌했다. 당구나 게임 따위에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시간만 나면, 사람들 모아서 술 마실 궁리부터 했다. 소주라든지 맥주 마시며 사람들과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술자리가 항상 즐거웠던 것은 아니다. 술기운은 내면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던가? 가끔 소란스러웠고 다툼도 없었다고는 말 못 하겠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순간이 비록 힘들었더라도 지금은 가끔 생각나는 추억 정도가 되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술 마시는 세대도 이제는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술 자체를 즐기려는 문화가 생긴 것 같다.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즐긴다. 그것이 어떤 술이든 상관없다. 맥주, 위스키, 소주, 사케, 와인 등. 주종을 가리지 않았지만, 어렸을 때는 맥주를 좋아했다. 그렇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독한 술이 좋아졌다. 소주나 위스키를 즐겼고, 특히나 위스키에 관심을 가졌다. 

위스키의 매력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싱글몰트 위스키 양조장을 아내와 여행하면서 쓴 에세이에 적혀있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 소문난 라프로익 애호가인 그가 왜 그 위스키를 좋아하는지... 십 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마시다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한동안 위스키 특히 싱글몰트 위스키에 미쳐있었다. 

아마도 근래 몇 년 사이에 술집에서 우리 전통주를 메뉴판에서 자주 발견하는 것 같았다. 명절 때도 전통주를 선물로 주시는 분도 생겼다. 처음에는 우리 술에 대한 무지로 인해서, 선물받은 술을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했다. 하지만, 우연히 맞본 문배주를 하이볼로 만들어서 마시니 참으로 맛있다 싶었다. 돌이켜보니, 선물로 받은 한산소곡주를 맛도 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준 기억이 났다. 아차 싶었다. 

나같이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술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좋은 술 찾아다닌다고 여기저기 다녔는데, 생각해보니 가까운 곳에 좋은 우리 술이 있었다. 그런 궁금증이 매우 커지고 있을 때, 백종원씨가 쓴 ‘백종원의 우리 술’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외식경영전문가인 그가 여러 트렌드를 유심히 보지 않을리 없다. 우리 음식과 페이렁이 잘 맞는 것은 우리 술이 아닐까? 아마도 커지는 사람들의 관심을 그가 몰랐을 리가 없다. 

본인은 전문가 아니다. 하지만 공부했고, 그 내용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그의 솔직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전통주의 제조 방법과 술의 종류 등을 쉽게 서술한다. 나 역시, 전통주는 이렇게 만드는구나 싶었다. 사실 위스키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책도 사서 읽고 내용도 이해했다. 바에 가서는 같이 술 마시는 사람에게 설명도 해줬다. 그건 술을 좋아하면 자연스럽게 되는 과정인가보다. 

전통주의 제조방법을 보자니, 위스키와는 매우 다르다. 한·중·일 삼국은 누룩을 쓴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 일본에서는 균일한 맛을 위해서 단일균을 사용하지만, 우리의 누룩에는 다양한 균이 들어있다. 일본은 쌀의 도정 정도를 통해서 맛을 만들어내지만, 우리는 그와는 또 다르다. 단양주, 이양주, 삼양주... 읽다가 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술을 만드는 다양한 양조장이 소개되어 있다. 하나하나 읽다 보니, 마음속에서는 당장 주문해서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우리 술에 관심을 가지고 생겨난 신생 양조장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성을 담아 술을 담는다. 그리고 거기에 개성을 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아직 나는 우리 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술에 대한 막연한 관심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직접 술을 담그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가 나 같은 술꾼을 매혹할 수 있는 우리 술을 만들지도 모르겠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 술을 기다릴 것이다. 

어쨌든 그렇지만, 지금도 마시고 싶은 술이 너무 많다. 이 책의 가이드를 따라서 한번 천천히 술들을 음미해보고 싶다. 한동안 아니 아주 오랫동안 그 과정 속에서 행복할 것 같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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