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 무작정 따라하기 - 어쩌다 시작된 2주 동안의 우주여행 가이드북
에밀리아노 리치 지음, 최보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주여행 무작정 따라하기

어쩌다 시작된 2주 동안의 우주여행 가이드북 


저: 에밀리아노 리치 

역: 최보민

출판사: 더퀘스트

출판일: 2024년 1월18일 


내가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이패드에서 우연히 이화여대 물리학과 김찬주 교수의 강의를 본 이후였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서의 유시민 작가처럼, 나 역시 수학이라든지 물리라든지 하는 이과 계열 공부에 대해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 내가 김찬주 교수 강의를 보고서 물리학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니. 그래서 한동안 관련된 책을 찾아 몇 권 읽어보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관심을 좀 더 확장해보면, 양자역학부터 우주론까지 그 관심의 대상이 늘어난다. 우주로 관심을 가지니 무한이라고 할 만한 거대한 규모에 압도되는 것을 느꼈다. 갑작스레 유시민 작가가 자신의 책의 부제로 한 질문 즉,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거대한 우주에서 우리가 그나마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그 실체를 알 수 있는 공간은 태양계가 아닐까? 수많은 탐사선이 태양계 곳곳의 행성과 그 위성을 찾았다. 거대한 우주 망원경을 통해서 지상에서는 한계가 있었던 관측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아직도 우주의 신비는 너무 많아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그저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이 책은 재미있는 상상력의 산물이다. 나 같은 일반인도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라고 산정하고 우주여행 가이드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낯선 어느 나라를 여행할 때는 여행안내 책자를 참조하지 않는가? 거기서 꼭 방문해야 할 곳이라든지 맛집이라든지 교통편 따위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한다. 


마찬가지로 우주여행이 일반화된 미래 어느 날, 당신이 화성이라든지 수성이라든지 여행을 계획한다면 아마도 적어도 그 행성과 관련된 정보를 얻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는 이 책이 최고의 가이드북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주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간이 모르는 점이 많고, 그렇다면 위험한 것도 있을 테니 이 가이드북을 잘 읽어두는 편이 맞을 것이다. 


태양계의 각 행성과 부속된 위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행성이 발견되는 과정, 그리고 오늘날 연구와 탐사로 밝혀진 최신 정보를 같이 책에 실었다. 나와 같은 단순한 우주 여행자에게는 꼭 필요한 정보다. 아마도 그 이상의 정보는 전문가에게는 관심을 받을지 모르지만,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그다지 필요 없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유쾌했다. 우주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나는 책에 수록된 행성들의 사진을 보며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떴다. 화성, 토성, 목성을 지나 천왕성, 해왕성까지. 문득 그 여행은 더욱더 먼 행성으로 나아가면서 그 긴 여정으로 인해서 편도 여행이 될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누군가는 돌아오지 못할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며, 누군가는 용기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상 속에서도 나는 Petr Ward와 Donald Brownlee가 쓴 ‘지구의 삶과 죽음’이라는 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양이 적생거성으로 진화하면서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증발하리라는 것. 그리고 그때까지 인간이 지구에 존재하더라도, 우리는 결코 지구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행성의 역사는 개별 원자로 흩어지고, 태양이 질량을 공간에 방출함으로써 원자의 대부분은 광막한 우주로 흩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원자는 다시 새로운 태양계와 생명의 기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울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지구의 삶과 죽음이라는 이야기에 비해서 우리 인간의 삶은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가 가지는 상상력의 힘은 그 한계를 어느 정도 벗어나게 해줄지도 모른다. 우주여행을 준비하며, 이 가이드북을 열심히 정독하자. 그러면 갑작스레 다가온 우주여행 시대를 보다 더 잘 즐기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