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저: 강인욱 

출판사: 흐름출판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할 때, 고고학자는 참으로 매력적인 일로 생각했었다. 학과에는 고고학 수업도 있었고, 담당 교수님은 조교들과 함께 발굴 작업도 수행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수업 시간 중에 기억나는 것은 교수님이 보여주신 다양한 유물 사진과 칠판에 가득 그린 석기라든지 유물의 그림이었다. 학우 대부분은 관심이 없었던 학내에 있는 박물관도 몇 차례 갔었던 기억도 났다. 

이 책을 쓴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을 읽었던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2019년이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책을 읽고, 코로나가 끝난 후 그의 새로운 책을 만났다. 코로나가 내 일상을 조금 바꾸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나 자신에게는 의미 있는 일도 했다. 시간의 흐름을 그다지 인식하지 못했지만, 코로나 기간이 상당히 길었음을 느끼게 된다. 벌써 2023년의 끝자락이라니. 

강인욱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것들의 처음 시작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사실, 나도 그런 질문을 던지고는 하는데, 예를 들어서 술이란 대체 언제부터 마시고 처음 술의 형태라는 것은 현대의 술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술이 단순히 취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의미를 당시에 가졌을까 하는 질문도 던져보게 된다. 아마도 이런 질문은 다들 한번은 생각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것들의 기원에 대해서 고고학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 그렇게 모이고 모인 글들을 그는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잔치, 놀이, 명품, 영원이라는 이 주제가 그것이다. 문득, 하나하나의 카테고리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은 현실적인 삶의 즐거움과 의미, 그리고 영원한 안식에 관한 이야기를 뜻하는 것 같다. 

고고학적 발굴의 대부분은 오래된 고분을 대상으로 하고, 나머지는 역사적 유적지 등에서 이뤄지니 고고학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가 제시한 카테고리가 일견 이해가 되었다. 영원한 안식을 떠나는 죽은 이의 현실의 삶이 계속 이어지길. 그래서 그가 즐겼을 것들을 함께 부장품으로 넣으리라는 것. 그래서 그의 글도 당연히 그에 따라서 분류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강인욱은 이전의 책에서 고고학의 매력이 유물을 통해서 죽어 있는 과거에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흔적을 통해서 과거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현대의 관점에서 과거를 재구성하고 그 의미를 찾아간다. 그리고 거기서 삶에 대한 교훈을 얻게 되는 것이다. 과거 사람들의 삶은 결코 현대의 우리 삶과 유리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강인욱의 글을 읽기 편할 뿐만 아니라 쉽게 써졌다. 그래서 고고학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했던 사람이라도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내용들 하나하나가 흥미로운데, 여기서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지는 않겠다. 직접 읽어보고 느끼길 바란다. 강인욱이 앞으로 어떤 흥미로운 책으로 다시 나타날까 궁금하다.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