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해부도감
곤도 지로 지음, 김소영 옮김, 곽민수 감수 / 더숲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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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해부도감

古代エジプト解剖圖鑑 神秘滿ちた古代文明のすべて

세밀한 일러스트로 완벽 해부한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대 이집트 강의

저자: 곤도 지로 역자: 김소영

감수: 곽민수

출판사: 더숲 출판일: 2022127

 

왠지 고고학이라고 한다면, 먼저 떠올리는 것은 인디애나 존스시리즈와 고대 이집트다. 역사의 여명이 시작된 곳, 찬란한 문명이 빛났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대 이집트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것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대충 머릿속에서 생각해보니, 기자 지역에 있는 거대한 대피라미드가 기억나고, 역사 속에서 사라졌던 투탕카멘왕의 무덤이 떠오른다.

여러 가지 이미지와 서사로 소비되는 고대 이집트지만, 더욱 면밀하게 그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에 기회가 되어서, 곤도 지로가 쓴 고대 이집트 해부도감을 읽게 되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고대 이집트의 독특한 장례문화인 미라에 관한 책이 아닌가 싶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그건 아니었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를 대상으로 한 교양서이다.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파편화되어 소화되는 고대 이집트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소개한 책이기도 하다. 3,000년에 달하는 고대 이집트의 연대표가 소개되어 있는데, 여기서 우리가 흔히 들었던 초기 왕조 시대, 고왕조 시대 (3~8 왕조), 1중간기, 중왕조 시대 (11~12 왕조), 2 중간기, 신왕조 시대 (18~20 왕조), 3중간기, 말기왕조 시대 (26~30 왕조)가 그것이다.

투탕카멘왕은 신왕조 시대의 18왕조의 왕이었다. 책에서 소개된 주요 파라오의 단편을 읽자니, 이들이 나일강을 중심으로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를 통일하여 다스리는 현신이라는 것. 파라오는 다섯 가지 왕호가 있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들의 왕관이 적관은 하 이집트의 왕관이고, 백관은 상 이집트의 왕관으로 분리되며, 이 둘을 합친 이중관이 상하 이집트의 왕을 상징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고대 이집트의 매장방식은 이 책에서도 주요한 관심사다. 기자의 대피라미드를 비롯한 이집트에서는 100기 이상의 피라미드가 건설되었다.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피라미드는 정상적인 급료를 받는 노동자 기술집단이 만들었다는 증거나 나왔다. 그렇지만, 피라미드 건설은 대피라미드를 정점으로 쇠퇴하고, 파라오와 일족의 무덤은 왕가의 계곡에 조성되기에 이른다.

미라의 존재는 이들이 사후 세계를 믿었으며, 이를 위해서 육체를 보존하고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자의 서를 통해서 이들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읽을 수 있다. 한편, 이들의 세계에서 무수히 많은 신이 있었다. 다신교 사회이지만, 자신들이 믿는 신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제단은 막강한 힘을 발휘했던 것으로 보이며, 때로는 파라오의 권력을 넘어서기도 했던 듯하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에도 등장했던 아텐신앙으로 종교개혁을 하고자 했던 파라오 아멘호테프4세의 이야기이다. 이는 나일강을 따라 도열한 각 도시는 각자 섬기는 주신이 있었고, 이를 통해서 추앙하는 신은 단순한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권력을 위한 도구이기도 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대 이집트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개괄적으로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내용이 다양한 일러스트와 함께 제공되어 있어 이해하기도 쉽다.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다면, 이후에 전문적인 책을 살펴봐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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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강원국 지음 / 더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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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저자: 강원국

출판사: 더클 출판일: 20221224

 

이전에 윤태영의 대통령의 말하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인데, 정치인의 말하기는 단순한 이야기 전달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즉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것과 같이 실천적인 의미가 있고, 추상적인 공리공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현실을 바꿔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강원국은 대기업 홍보실에서 일하다가 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 되면서 연설문 작성자로 경력을 시작해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다. 자의든 타의든 그는 말을 글로 옮기고, 글을 말로 옮기게끔 하는 일을 했다. 사실 그의 첫 저서는 대통령의 글쓰기로 자신이 모셨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일화를 엮었을 테다. 아쉽지만, 난 이 책을 읽은 적은 없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조선일보 박종인 기자가 쓴 기자의 글쓰기라든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은 적은 있다. 기자라는 직업적 특성이 반영된 것인지 박종인 기자는 사족을 뺀 간결하고 쉬운 글쓰기를 강조했다. 유시민은 자신을 표현하기보다는 남을 설득하기 위한 글을 쓴다고도 했다. 주장을 논증하고 주제에 집중하라는 것. 독서는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큰 간격이 있을 것인가? KBS 라디오에서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활발하게 강의를 하는 저자는 그 간격이 전혀 크지 않다고도 한다. 다만, 말하기는 한번 나오면 다시 고칠 수 없다는 점에서 본다면 더욱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말하기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상대방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일대일의 경우든지 아니면 일대다의 경우이든지 간에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 이야기는 일방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화가 어떤 성격인지에 따라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도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있다는 것에서 먼저 우리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다시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응하여 말하는 것이 아마도 가장 기본적인 말하기가 아닐까 싶다. 결국, 목적과 상황에 따라서 말하기란 그 가야 할 방향이 정해지는 법이고 여기서 어떻게 말할 것인가가 정해지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보면, 내가 과연 말을 잘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된다. 해외 영업을 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여러 사람과 익숙하지 않은 영어나 일본어로 상담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유창하게 언어를 구사하는 것보다는 유머를 섞어가면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했다. 너무 진지하거나 비장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 면에서 생각한다면, 나의 말하기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어떤 점에서는 그 말하기가 감정이 섞이지 않고, 겉도는 듯한 인상을 자신에게 받기도 한다. 말하자면, 어색한 분위기를 싫어하는 영업 담당자들의 특성이 반영된 것은 아닌가? 스스로 물어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유시민이 강조했던 것처럼, 나는 글쓰기이든 말하기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한정된 인생을 살고 있다. 우주의 무한한 시간 속에서 인간의 삶이란 찰나에 불과하지만,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거대한 이야기에 직접 연결되도록 만든다. 그러한 경험을 한다면, 우리가 글쓰기이든 말하기든 이야기의 소재가 고갈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조심하고 조심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술에 취했을 때 나오는 의미 없는 말을 조심하고,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말은 없었는지 살펴보아야겠다. 그가 말한 것처럼, 나 자신에게 당신의 말은 안녕하십니까?’ 물어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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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23 : 과시적 비소비
김용섭 지음 / 부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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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23

Life Trend 2023

저자: 김용섭

출판사: 부키 출판일: 20221022

 

지금까지 트렌드 분석에 관한 책은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에서 매년 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시리즈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외에도 이노션 인사이트 그룹에서 출간하고 있는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시리즈도 있는 데다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김용섭의 라이프 트렌드시리즈도 매년 출간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년에 3권을 함께 구매했는데, 내가 게으른 탓에 라이프 트렌드 2023’에 대한 글을 지금에야 올리게 되었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은 원자재와 관련된 일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범용의 필수재를 다루고 있으므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아니다. 따라서 트렌드 분석이라든지 하는 것은 나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사실 김난도 교수팀이 출간하는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처음은 2017년로 늦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매년 꾸준하게 읽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다.

그렇지만 트렌드 분석이라는 것이 결국은 사람들의 사고방식, 가치관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에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재료라는 것을 이해했다. 몇 년간의 독서를 통해서 트렌드 코리아에서 일관되는 흐름이라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에 맞춰서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유행을 살펴보면 비록 나 자신은 그 세대에 속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본다.

김용섭은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전략 컨설던트이다. 앞서 이야기를 한 2권의 시리즈가 수많은 저자의 협업으로 탄생한 책이라면, 이 책은 온전히 김용섭 혼자서 만든 책이다. 2013년에 첫 책이 출간된 이래로 현재까지 꾸준히 책을 내놓은 것을 보니, 벌써 10년이다. 그간에 어떻게 책이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꾸준함과 성실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매우 체계적으로 조사와 분석을 수행한 연구보고서와 같은 트렌드 코리아에 비해서 조금 그 깊이와 넓이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뜻밖에도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우려는 바로 사라졌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분석한 전문가인 만큼 그의 책에서 많은 통찰력을 얻었다. 물론, 세 종류의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그 흐름이라는 것은 비슷하기는 하지만.

서문에서 그는 어떤 사람이 라이프 트렌드에 주목할 것인가 질문한다. 그리고 그 대상을 통해서 그가 다루고자 하는 트렌드를 열거한다. 과시적 비소비, 중고 패션 시장와 럭셔리 빈티지 비즈니스, 테니스, 워케이션, 디지털 노마드 비자, 4일 근무제, 농어촌 주택과 세컨드 하우스, 클린 테크, 넷제로와 ESG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의 선정과 설명을 통해서, 단순히 마케터의 관점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4일 근무제와 워케이션과 같은 새로운 근무형태를 통해서는 조직 관리자와 경영자 처지에서 새로운 사회적 변화에도 최상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와 농어촌 주택은 정부와 지자체의 숙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이제는 사무실에 앉아서만 업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었다. 새로운 공간이 창출되고, 이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떨 것인가? 소멸하는 지방이 다시 회생할 방법은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때만 가능하지 않을까?

넷제로와 ESG는 단연 오늘날의 화두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서 각 기업은 어떠한 움직임을 취할 것인가? 이러한 변화는 향후 유관 산업에게 어떠한 도전과제를 부여할 것인가? 여기서 승자와 패자는 확실하게 나눠질 것인가? 이러한 질문은 앞으로 취업을 앞둔 사람에게는 유망한 업종을, 투자자에게는 미래에 이익을 얻게 해줄 우량기업을 선별하게끔 할 것이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는 마케터 혹은 관련된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더욱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것이다. 책을 읽은 후에 밖으로 나가 관찰해본다면 어떨까? 그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그대로 트렌드에 반영되며, 이를 통해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아마도 앞으로 김난도 교수팀의 책과 더불어 김용섭의 책도 필독서의 하나로 자리 잡을 것 같다.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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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의 세계사 - 한 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 EBS CLASS ⓔ
김종근 지음 / EBS BOOKS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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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의 세계사

한 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

저자: 김종근

출판사: EBS Books 출판일: 2022815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는 지리학자 김종근이 쓴 교양서이다. 고대로부터 근대까지 대표적인 동서양의 지도를 통해서 그 이면의 이야기와 의미를 설명한다. 오늘날에도 지도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최첨단의 정보통신기술을 통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측정되고, GPS 기술을 통해서 우리의 위치를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다.

문명의 혜택을 입지 않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세계 많은 지역에 개인용 단말기인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있다. 하늘 위에는 통신회사들이 쏘아 올린 수많은 통신위성이 있으며 이들 단말기와 교신한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이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술 토대에는 고대부터 이어지는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 정신이 바탕이 되었다고 본다.

지도는 단순히 위치나 영역을 표시하는 역할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세계를 이해하는 철학의 영역이었다. 고대에 상상한 세계지도는 말 그대로 세계관의 표현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다. 마치 SF소설을 읽는 듯이 이들이 그린 세계지도는 평평한 지구를 바탕으로 대양과 대지가 그저 그들이 믿는 대로 그려져 있을 뿐이다. 세상은 그들이 직접 발로 걸으며 파악하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거대하고 막연했을 테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고대 세계가 가졌던 우주관은 바로 이들이 만든 세계지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최초의 세계지도는 바빌로니아인들이 만든 것이다. 그리스인의 세계지도는 그들의 철학이 담겨 있는데, 아낙시만드로스의 원통형 지구, 헤카타이오스의 세계지도, 에리토스테네스가 설명한 지구를 재현한 지도가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구를 평면 지도상에 표현한 것은 프톨레마이오스로 그의 지리학은 한동안 세계를 지배했다.

이들 그리스인이 만든 세계지도는 점차 발전하였지만, 유럽의 중세시대가 되면서는 퇴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독교 세계관이 발현된 지도는 주로 마파문디라는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이 역시 고대의 지도와 같이 당시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투영된 것이다. 영국의 헤리퍼드 마파문디는 처음 듣기도 했지만, 책에 실린 도록을 보니 중세인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이해할 것만 같았다.

이러한 시대에 그리스인을 계승한 것은 이슬람 지역이었다. 수많은 그리스 철학의 도서 뿐만 아니라 그 철학적 전통까지 아랍어로 번역되어 계승되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표시한 세계지도는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이다. 여기에 섬으로 표시된 신라의 존재가 확인된다. 그렇다고 지도에 관한 발전이 유럽이나 중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중국에서도 일찍부터 여러 고지도가 발전했다. 현재는 현존하지 않으나, 801년 당 황제에게 진상된 화이도는 중국만이 아니라 주변 국가까지 확대하여 만들어진 지도이다.

중세 이후, 지도학이 발전한 국가는 네덜란드이다. 신구교 갈등으로 인해서 탄생한 네덜란드 공화국은 상업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거대한 무역 선단을 운영했다. 이에 따라 정확한 지도의 존재는 매우 중요했다. 따라서, 지도에 대한 각종 지식과 기술이 발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도를 잘 모르는 사람도 학교에서 배웠던 메르카토르법의 존재는 기억날 법하다. 메르카토르법은 정각도법, 즉 지구상의 어느 지점 간의 각도도 정확하게 표현하는 지도투영법이다. 메르카토르의 지도책 아틀라스의 지도 배치와 차례는 이후 지도 책자에 모범이 되어,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리학을 대체하였고 아틀라스는 지도의 대명사가 되었다.

지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프랑스의 카시니 지도이다.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귀화한 카시니 가문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이 지도는 최초의 국가 기본도이다. 천문관측에 사용되던 경도 측정결과를 지도 제작에 반영했다. 150년에 걸친 제작과정으로 탄생한 카시니 지도는 경도측정과 삼각측량으로 매우 정교한 지도를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이웃한 여러 국가도 나서서 기본도를 만드는 동인을 제공했다. 무엇보다도 근대국가 형성에 지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지도도 빼놓지 않을 수 없다. 고산 김정호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대동여지도가 대표적이다. 고산은 평생 여러 지도를 만들었다. 여러 설에서는 그가 한반도를 3번 종주하고 직접 측량하여 지도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공식적인 기록에는 없는 사실이고,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이야기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조는 지도 제작을 지원했으며 고산도 오랫동안 축적된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대동여지도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대동여지도를 보면, 남부 지방은 비교적 정확하지만, 북부 지방은 오차가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이 고산이 조선왕조에서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했음을 보여준다.

지도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당시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투영하여 만들어졌다. 전근대사회에서는 국민국가가 형성되는 와중에서 정치적, 군사적 목적에 의해서 제작되었다. 19세기가 되어서는 현재의 지도와 비교하더라도 크게 오차가 없는 지도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지도의 역할이 이러한 것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존 스노의 콜레라 지도가 그것이다.

지도에 대해서 우리가 평소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교양서를 읽고 있자니, 그 이면에 있는 흥미로운 사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한번 가볍게 읽기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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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 싫어하던 바퀴벌레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의 이야기
야나기사와 시즈마 지음, 명다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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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싫어하던 바퀴벌레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 이야기

저자: 야나기사와 시즈마 역자: 명다인

출판사: 리드리드 출판 출판일: 2023320

 

일본의 젊은 과학자의 바퀴벌레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문득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곤충관에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표본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곤충을 전시하고 만져보게 하기도 한다. 저자가 소개한 한 일화에서 아이들은 한 곤충을 손으로 직접 만질 기회를 얻었는데 한 아이가 그 곤충의 이름을 물었다. ‘마다가스카르바퀴순간, 아이는 재빠르게 손을 치웠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바퀴벌레는 대개는 지저분하고 병균을 옮기는 매개체로 흔히 파리 따위와 더불어 해충이라고 일컫는 부류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 혹은 선생님 등을 포함한 주변인들로부터 이러한 곤충에 대한 혐오감을 배운다. 그래서 이들의 생태와 역할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가기 전에 먼저 혐오감부터 배우게 되는 것이다.

혐오감. 오늘날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대개는 말이다. 반면에 이러한 다양성은 개인의 발견 이래로 사람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신경증과 불안감을 가져다주었다. 일부의 사람은 이러한 자유로부터 도피하고자 한다. 철학자 정지우는 이를 지적하며 종교와 정치구호에 자신을 맡기지 않은 오늘날 당신은 사유를 통해서 굳건히 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다. 나 자신도 바퀴벌레는 매우 싫다. 요즘에는 집에서 바퀴벌레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다. 특히 아파트라는 집단생활을 하면서는 주기적인 방역과 소독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해충의 존재를 박멸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생존력과 적응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휠씬 강하다.

그 종류도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책에서는 일본에서 주로 발견되는 종류를 소개한다. 그것은 먹바퀴, 독일바퀴, 이질바퀴다. 성충의 길이는 각각 25~33, 10~12, 30~40. 사는 곳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책에서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곤충은 좋아했지만, 처음에는 혐오감에 바퀴벌레를 매우 싫어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바퀴벌레의 생태를 알아가고 다양한 종을 알게 되면서 그 매력에 빠졌다.

새로운 바퀴벌레 종을 연구하기 위해서 그는 오키나와 요나구시 섬으로 향했다. 관찰과 발견을 통해서 35년 만에 일본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종을 발견하고 이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름은 다소 어렵지만, 그 두 종은 우스오비루리바퀴와 아카보시루리바퀴이다. 덕분에 NHK 방송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혐오감의 대상이었던 바퀴벌레, 하지만 편견을 버리고 그 생태를 살피고 역할을 확인할수록 저자는 그 매력에 빠졌다. 문득, 그 어떤 교훈이라는 것을 누군가 말하라고 한다면, 이런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편견에 빠져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판단하지 말자고. 우리가 가진 혐오감이라든지 하는 것 따위는 우리가 직접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말이다.

이 책은 성인을 위해서 출간된 책은 아닌 것 같다. 비교적 짧은 내용에 곤충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써진 글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가진 사회적 문제점에 대한 사유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바퀴벌레를 보고서 놀라지 않고 그 모습을 주의 깊게 볼 용기도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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