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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23 : 과시적 비소비
김용섭 지음 / 부키 / 2022년 10월
평점 :
라이프 트렌드 2023
Life Trend 2023
저자: 김용섭
출판사: 부키 출판일: 2022년 10월22일
지금까지 트렌드 분석에 관한 책은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에서 매년 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시리즈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외에도 이노션 인사이트 그룹에서 출간하고 있는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시리즈도 있는 데다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김용섭의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도 매년 출간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년에 3권을 함께 구매했는데, 내가 게으른 탓에 ‘라이프 트렌드 2023’에 대한 글을 지금에야 올리게 되었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은 원자재와 관련된 일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범용의 필수재를 다루고 있으므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아니다. 따라서 트렌드 분석이라든지 하는 것은 나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사실 김난도 교수팀이 출간하는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처음은 2017년로 늦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매년 꾸준하게 읽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다.
그렇지만 트렌드 분석이라는 것이 결국은 사람들의 사고방식, 가치관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에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재료라는 것을 이해했다. 몇 년간의 독서를 통해서 트렌드 코리아에서 일관되는 흐름이라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에 맞춰서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유행을 살펴보면 비록 나 자신은 그 세대에 속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본다.
김용섭은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전략 컨설던트이다. 앞서 이야기를 한 2권의 시리즈가 수많은 저자의 협업으로 탄생한 책이라면, 이 책은 온전히 김용섭 혼자서 만든 책이다. 2013년에 첫 책이 출간된 이래로 현재까지 꾸준히 책을 내놓은 것을 보니, 벌써 10년이다. 그간에 어떻게 책이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꾸준함과 성실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매우 체계적으로 조사와 분석을 수행한 연구보고서와 같은 트렌드 코리아에 비해서 조금 그 깊이와 넓이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뜻밖에도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우려는 바로 사라졌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분석한 전문가인 만큼 그의 책에서 많은 통찰력을 얻었다. 물론, 세 종류의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그 흐름이라는 것은 비슷하기는 하지만.
서문에서 그는 어떤 사람이 라이프 트렌드에 주목할 것인가 질문한다. 그리고 그 대상을 통해서 그가 다루고자 하는 트렌드를 열거한다. 과시적 비소비, 중고 패션 시장와 럭셔리 빈티지 비즈니스, 테니스, 워케이션, 디지털 노마드 비자, 주4일 근무제, 농어촌 주택과 세컨드 하우스, 클린 테크, 넷제로와 ESG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의 선정과 설명을 통해서, 단순히 마케터의 관점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주4일 근무제와 워케이션과 같은 새로운 근무형태를 통해서는 조직 관리자와 경영자 처지에서 새로운 사회적 변화에도 최상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와 농어촌 주택은 정부와 지자체의 숙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이제는 사무실에 앉아서만 업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었다. 새로운 공간이 창출되고, 이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떨 것인가? 소멸하는 지방이 다시 회생할 방법은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때만 가능하지 않을까?
넷제로와 ESG는 단연 오늘날의 화두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서 각 기업은 어떠한 움직임을 취할 것인가? 이러한 변화는 향후 유관 산업에게 어떠한 도전과제를 부여할 것인가? 여기서 승자와 패자는 확실하게 나눠질 것인가? 이러한 질문은 앞으로 취업을 앞둔 사람에게는 유망한 업종을, 투자자에게는 미래에 이익을 얻게 해줄 우량기업을 선별하게끔 할 것이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는 마케터 혹은 관련된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더욱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것이다. 책을 읽은 후에 밖으로 나가 관찰해본다면 어떨까? 그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그대로 트렌드에 반영되며, 이를 통해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아마도 앞으로 김난도 교수팀의 책과 더불어 김용섭의 책도 필독서의 하나로 자리 잡을 것 같다.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