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강원국 지음 / 더클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저자: 강원국

출판사: 더클 출판일: 20221224

 

이전에 윤태영의 대통령의 말하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인데, 정치인의 말하기는 단순한 이야기 전달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즉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것과 같이 실천적인 의미가 있고, 추상적인 공리공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현실을 바꿔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강원국은 대기업 홍보실에서 일하다가 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 되면서 연설문 작성자로 경력을 시작해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다. 자의든 타의든 그는 말을 글로 옮기고, 글을 말로 옮기게끔 하는 일을 했다. 사실 그의 첫 저서는 대통령의 글쓰기로 자신이 모셨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일화를 엮었을 테다. 아쉽지만, 난 이 책을 읽은 적은 없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조선일보 박종인 기자가 쓴 기자의 글쓰기라든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은 적은 있다. 기자라는 직업적 특성이 반영된 것인지 박종인 기자는 사족을 뺀 간결하고 쉬운 글쓰기를 강조했다. 유시민은 자신을 표현하기보다는 남을 설득하기 위한 글을 쓴다고도 했다. 주장을 논증하고 주제에 집중하라는 것. 독서는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큰 간격이 있을 것인가? KBS 라디오에서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활발하게 강의를 하는 저자는 그 간격이 전혀 크지 않다고도 한다. 다만, 말하기는 한번 나오면 다시 고칠 수 없다는 점에서 본다면 더욱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말하기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상대방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일대일의 경우든지 아니면 일대다의 경우이든지 간에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 이야기는 일방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화가 어떤 성격인지에 따라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도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있다는 것에서 먼저 우리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다시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응하여 말하는 것이 아마도 가장 기본적인 말하기가 아닐까 싶다. 결국, 목적과 상황에 따라서 말하기란 그 가야 할 방향이 정해지는 법이고 여기서 어떻게 말할 것인가가 정해지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보면, 내가 과연 말을 잘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된다. 해외 영업을 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여러 사람과 익숙하지 않은 영어나 일본어로 상담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유창하게 언어를 구사하는 것보다는 유머를 섞어가면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했다. 너무 진지하거나 비장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 면에서 생각한다면, 나의 말하기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어떤 점에서는 그 말하기가 감정이 섞이지 않고, 겉도는 듯한 인상을 자신에게 받기도 한다. 말하자면, 어색한 분위기를 싫어하는 영업 담당자들의 특성이 반영된 것은 아닌가? 스스로 물어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유시민이 강조했던 것처럼, 나는 글쓰기이든 말하기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한정된 인생을 살고 있다. 우주의 무한한 시간 속에서 인간의 삶이란 찰나에 불과하지만,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거대한 이야기에 직접 연결되도록 만든다. 그러한 경험을 한다면, 우리가 글쓰기이든 말하기든 이야기의 소재가 고갈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조심하고 조심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술에 취했을 때 나오는 의미 없는 말을 조심하고,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말은 없었는지 살펴보아야겠다. 그가 말한 것처럼, 나 자신에게 당신의 말은 안녕하십니까?’ 물어보아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