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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 싫어하던 바퀴벌레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의 이야기
야나기사와 시즈마 지음, 명다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3월
평점 :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싫어하던 바퀴벌레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 이야기
저자: 야나기사와 시즈마 역자: 명다인
출판사: 리드리드 출판 출판일: 2023년 3월20일
일본의 젊은 과학자의 바퀴벌레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문득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곤충관에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표본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곤충을 전시하고 만져보게 하기도 한다. 저자가 소개한 한 일화에서 아이들은 한 곤충을 손으로 직접 만질 기회를 얻었는데 한 아이가 그 곤충의 이름을 물었다. ‘마다가스카르바퀴’ 순간, 아이는 재빠르게 손을 치웠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바퀴벌레는 대개는 지저분하고 병균을 옮기는 매개체로 흔히 파리 따위와 더불어 해충이라고 일컫는 부류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 혹은 선생님 등을 포함한 주변인들로부터 이러한 곤충에 대한 혐오감을 배운다. 그래서 이들의 생태와 역할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가기 전에 먼저 혐오감부터 배우게 되는 것이다.
혐오감. 오늘날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대개는 말이다. 반면에 이러한 다양성은 개인의 발견 이래로 사람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신경증과 불안감을 가져다주었다. 일부의 사람은 이러한 자유로부터 도피하고자 한다. 철학자 정지우는 이를 지적하며 종교와 정치구호에 자신을 맡기지 않은 오늘날 당신은 사유를 통해서 굳건히 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다. 나 자신도 바퀴벌레는 매우 싫다. 요즘에는 집에서 바퀴벌레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다. 특히 아파트라는 집단생활을 하면서는 주기적인 방역과 소독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해충의 존재를 박멸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생존력과 적응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휠씬 강하다.
그 종류도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책에서는 일본에서 주로 발견되는 종류를 소개한다. 그것은 먹바퀴, 독일바퀴, 이질바퀴다. 성충의 길이는 각각 25~33, 10~12, 30~40㎜다. 사는 곳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책에서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곤충은 좋아했지만, 처음에는 혐오감에 바퀴벌레를 매우 싫어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바퀴벌레의 생태를 알아가고 다양한 종을 알게 되면서 그 매력에 빠졌다.
새로운 바퀴벌레 종을 연구하기 위해서 그는 오키나와 요나구시 섬으로 향했다. 관찰과 발견을 통해서 35년 만에 일본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종을 발견하고 이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름은 다소 어렵지만, 그 두 종은 우스오비루리바퀴와 아카보시루리바퀴이다. 덕분에 NHK 방송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혐오감의 대상이었던 바퀴벌레, 하지만 편견을 버리고 그 생태를 살피고 역할을 확인할수록 저자는 그 매력에 빠졌다. 문득, 그 어떤 교훈이라는 것을 누군가 말하라고 한다면, 이런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편견에 빠져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판단하지 말자고. 우리가 가진 혐오감이라든지 하는 것 따위는 우리가 직접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말이다.
이 책은 성인을 위해서 출간된 책은 아닌 것 같다. 비교적 짧은 내용에 곤충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써진 글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가진 사회적 문제점에 대한 사유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바퀴벌레를 보고서 놀라지 않고 그 모습을 주의 깊게 볼 용기도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