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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배터리 레볼루션 - 향후 3년, 새로운 부의 시장에서 승자가 되는 법
박순혁 지음 / 지와인 / 2023년 2월
평점 :
K 배터리 레볼루션
저: 박순혁
출판사: 지와인 출판일: 2023년 2월20일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이제는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가 된 것 같다. 근래의 유례가 없는 불볕더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태풍의 진로 등. 문명의 발전으로 인간의 삶은 편해졌지만, 그 대가로 지구 환경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삶을 반성하고 지구를 이전과 같은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자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국내를 여행하다 보면 간간이 보이는 태양광 발전시설과 풍력발전 설비는 이제는 더 이상 신기하거나 낯설지 않다. 오늘날 현대 문명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GHG)를 배출하는 것은 아마도 운송 연료일 것이다. 육상 및 해상 운송 수단에 사용되는 대부분 연료는 화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육상 운송 수단인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전기 자동차나 수소 자동차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저자도 지적했듯이 전기 자동차는 자동차 산업의 태동기에 지금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도 먼저 등장했다. 하지만 상용화에는 실패했는데, 당시에는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기술이 부족했다. 또한, 내연기관에 비해서 가격도 비쌌다.
그렇지만 오늘날 전기자동차는 우리가 더 이상 신기한 눈으로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흔해졌다. 짧은 주행거리는 발달하는 배터리 기술로 인해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한번 충전으로 500km를 주행하는 자동차도 등장했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시대적 요구와 기술적 발전이 합쳐지면서 사람들에게 2차전지 사업은 유망한 미래산업으로 여기게 되었다.
일찍부터 국내 업체들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여 미래를 준비했다. 저자가 소개하는 국내 업체들은 이미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LG 에너지솔루션, SK온, 에코프로, 포스코를 비롯한 업체들은 미래산업인 2차전지 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국내 기업이 가지는 기술적 성취는 매우 견고하고 공고하다.
2차전지의 4대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이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극재이다. 이 양극재 기술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고 배터리 원가의 50%를 차지한다. 국내업체들은 값도 싸고 용량도 큰 2차전지를 만들 수 있는 90%급 하이니켈에 있어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즉, 이 의미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고품질 2차전지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NCM(니켈, 코발트, 망간) 양극재는 비싼 코발트 비중을 줄이고 에너지밀도와 안정성이 좋은 니켈과 망간으로 대체한 것이며, 니켈과 알루미늄을 추가한 것이 NCA이다. 삼원계 배터리 구성원소 중에서 니켈의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밀도가 높아 싸고 가벼운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안정성을 확보하며 니켈 함량을 90% 수준까지 올린 것이 하이니켈 기술이다.
전 세계에서 이러한 하이니켈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에코프로비엠, LG화학,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컬 뿐이다. 즉, 우리나라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기술인 것이다. 또한, 국내업체는 배터리 형태에 있어서도 싸고 가벼우며 부피도 적은 파우치형 폼팩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와 GM은 서로 협력하여 GM은 전기차의 하드웨어 플랫폼인 얼티엄 플랫폼을 만들어서 이를 각 자동차 제조업체에 라이센싱하려고 한다. 물론, 여기에 들어가는 2차전지는 LG가 만든 제품이 들어간다.
그러나 향후 한국의 2차전지 사업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은 안정적인 광물 확보다. 배터리라는 제품 자체가 여러 희귀 금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움브레 무에르토 염호 개발권을 매입해서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 생산할 예정이다.
이 책에서 주목했던 것은 우리가 2차전지 사업에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인식이 그것이다. 첫째, 자동차 회사들이 배터리를 직접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동차 회사의 배터리 내재화 전략은 실패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공급은 신차 개발 36개월 전에 결정되는데 신차 개발 단계에서 설계도를 경쟁 자동차 회사에 줄 회사는 없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CATL과 거대한 전기차 시장이 시장을 리딩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사실 중국 내수시장의 왜곡을 제외한다면, 세계시장에서 한국업체의 점유율을 가히 압도적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중국의 LEP 배터리는 리튬인산철을 사용해서 만드는 배터리이나 에너지밀도가 낮다. 따라서 LEP 배터리는 결과적으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해외를 리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리하면, 국내 업체의 2차전지 사업에 대한 투자와 연구는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며, 선각자의 노력으로 그 기술이 계속 축적되었다. 중국 정부의 불공정한 자국 배터리 업계 지원과 중국 시장의 왜곡된 상황을 제외한다면, 국내 업체의 2차전지가 세계시장에서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인해서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예상한다. 이러한 시대를 맞이해서 전기차의 핵심인 2차전지 사업에서 국내 업체가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과 파우치형 폼팩트 기술 등의 초격차 전략을 통해서 앞으로의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
석유 업계에서도 정유업체의 젊은 직원들이 그룹 계열사인 2차전지 업체로 많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세상을 선도할 산업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2차전지. 에코프로의 주가 급등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렇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이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2차전지 및 미래 산업동향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신 분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서 기본적인 개념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저자의 통찰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