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한 신화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장재형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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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한 신화 수업

저: 장재형

출판사: 유노북스 출판일: 2022년 11월13일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시간은 정말 덧없이 흘렀다. 그동안 삶에 대해서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의 반 이상을 산 지금,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막연한 불안감이 없지는 않다.

오늘날 의료 보건 체계의 발전은 사람들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유아사망률은 매우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기대수명도 길어졌다. 이렇게 긴 삶이 주어진 것이 일견 축복처럼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노후생활은 불행의 시작일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된 나라는 거의 없다.

현대의 사회경제적 체계는 이러한 노령화에 맞춰서 변화하지 못했다. 삶에 비해서 이른 시기의 은퇴는 앞서 내가 말했던 여러 종류의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마흔이나 오십에 읽는 무엇이라는 제목의 자기개발서가 출간되는 것 같다. 사실 시대적 분위기를 가장 잘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책들이 아닐까 싶다.

인생의 나머지 반에 대한 불안감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실 그리스·로마 신화는 매력적인 이야깃거리가 아닌가? 우리가 진심으로 그리스·로마의 신들을 믿지는 않더라도, 신화 속의 이야기는 충분히 재미있을 뿐 아니라 매우 교훈적이기도 하다. 몇천 년의 시대가 지났더라도 이러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통찰력을 주는 것은 그러한 까닭일 것이다.

신과 인간이 어우러져 살았던 그 고대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 자신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자각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그 복잡하고 수많은 감정은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것은 살아가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 경계해야 할 것을 구분하게 해준다.

이전에 한 네이버 블로그에서 피그말리온 효과를 읽은 적이 있다. 간절히 기원하면 이뤄진다는 그 믿음. 사실 살아가면서, 중년이라는 나이는 무엇인가 간절하게 기원하고 노력하기보다는 포기하는 것이 더 빠른 것 같다. 이제 몸과 마음은 점차 늙고 지쳐가니, 무엇인가 간절하게 원하고 노력하는 것이 귀찮을 법도 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인생이 빠르다고 불평하더라도 충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레 무엇인가를 원하지 않거나 포기할 이유는 없다.

행복하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일 수가 있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이 다르며, 따라서 그것을 단순하게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할 필요 없이 스스로 나 자신이 행복하다는 감정과 순간을 기억해내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행복은 조금 느리지만 자신에게 오리라는 것을 안다.

신화 속 이야기는 이제 중년의 시기에 접어든 사람들이 스스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야기 속에서 그 주인공에 자기 자신을 투영해볼 수도 있다. 거기서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혹은 가장 필수적인 것을 느낄 수 있을 법도 하다. 그것은 공감하는 능력이다.

중년이라는 시기가 결코 모두에게 안정적인 시기가 아닐 수는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의 교훈을 통해서 그리고 그것이 반성이든 아니면 자화자찬이든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의 삶에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 더 훌륭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는 가끔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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