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관우에게 말하다 1 - 의리를 무기로 천하를 제압하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유연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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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관우에게 말하다 1

저: 천위안 역: 유연지

출판사: 리드리드 출판 출판일: 2023년 7월10일 


중국의 심리학자 천위안은 현대 심리학을 중국의 고전인 삼국지의 인물을 예로 들어서 해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삼국지는 중국의 고전으로 수많은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한자 문화권인 동북아시아에 있어서 삼국지는 중국만의 고전이 아니라 전통사회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공통의 고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의 게임사인 코에이의 유명한 게임인 ‘삼국지’ 시리즈는 어떤가? 재일교포가 스토리를 썼던 만화 ‘창천항로(蒼天航路)’는 기존의 주인공인 유비가 아니라 조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 새로운 시도에 사람들은 신선함을 느꼈다. 이러한 삼국지의 영향은 앞서 설명한 다양한 시도 이외에도 천위안과 같이 현대 심리학을 통해서 인물을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서 통찰력을 얻으려는 시도로도 나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미 삼국지의 매력적인 인물인 조조와 제갈량을 다뤘고, 또 한 명의 인물인 관우를 내세운다. 관우는 흥미로운 인물인데, 유비와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 이야기부터 끝까지 충의를 지키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그를 각인시키기 만들었다. 오늘날 중화권에서는 관우는 하나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대만의 거래처를 방문했을 때, 나는 관우의 제단을 발견한 적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관우는 신으로 숭배받았는데, 그 흔적은 강북의 동묘를 보면 알 수 있다. 동묘가 관우를 모신 조선 시대의 사당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관우가 하물며 중화권에서는 아직도 숭배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물신으로 여겨지는 관우가 이렇게 신으로 추앙받는 것은 그가 보인 행적이 아닐까. 그것은 ‘신의’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의 행적을 보면, 가장 유명한 것은 오관육참일 것이다. 보통의 경우, 조조의 제안을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관우는 유비에 대한 의리를 선택했다. 오관에서 여섯 명의 장수를 베고 조조를 벗어난 것이다. 의리의 화신, 관우. 

흔히들 중국인들은 이재에 밝은 민족이라고 하고, 그래서 관계에 있어서 오늘날에도 ‘꽌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장사라는 것, 그것은 생각해보면 상대방의 믿음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러 가지 안전장치가 있어서 생판 모르는 사람과의 거래도 쉽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오직 소액의 거래일 뿐이다. 

전근대사회에서 그런 안전장치를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믿음, 즉 의리 혹은 신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삼국지에서 관우가 보여 준 그 모습은 바로 그러한 믿음에 대한 예시를 거의 완벽하게 보여 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관우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심리학으로 들여다보게 해준다. 색다르게 삼국지를 읽는다는 느낌이 든다. 삼국지가 너무 방대해서 읽기에 주저한다면, 천위안이 쓴 인물별 삼국지를 읽어보면 어떨까 싶다. 물론 전체적인 삼국지의 이야기를 다 이해할 수는 없어도 이 매력적인 인물들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알 수 있고 또 거기서 나름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삼국지를 몇 번이나 읽었던 나 같은 사람에게는 각 인물과 연관된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을 더 싶게 이해할 기회가 될 것이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해보고 싶다. 삼국지는 어떻게 재가공되더라도 재미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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