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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테일 트렌드 - 공간 속에 숨겨진 10가지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도쿄 리테일
트렌드
공간 속에 숨겨진 10가지 인사이트
저: 정희선
출판사: 원앤원북스 출판일: 2022년 11월25일
Covid-19은 우리 삶의 방식을 많이 변화시켰다. 어렴풋이 생각했던
미래의 모습이 Covid-19로 인해서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 같다. 달라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대표적으로 소비형태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한
변화의 일면을 경쟁사보다 더 빨리 포착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기업에게는 필수적인 일이 될 것이다. 사실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를 아는 것은 이러한 목적만이 아니라 오늘날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팀이 오랫동안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그래서 단순한 트렌드에 대한 분석만이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계에 있지는 않지만,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는 마케팅이라든지 관련 업계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트렌드 변화를 읽어주는 책을 읽도록 권장한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를 아는 것, 그 배경을 아는 것. 당장은 내 일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거기서 어떤 통찰력을 얻을 터였다.
이 책은 애널리스트 정희선이 썼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의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본은 90년대초반 버블붕괴 직전까지 미국을 이은 제2위의 경제 대국이었다. 일찍 선진국으로 도약한 일본은 최신의 트렌드를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사례였다.
오늘날 디플레이션과 고령화로 인해서 과거의 영광이 많이 퇴색되기는 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강력한 경제대국이자 선진국이다. 따라서, 온라인의 약진으로
크게 변화된 현 상황에서 일본 업체의 오프라인 공간의 재구성은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Covid-19로 인해서 빨라진 세상의 변화는 무엇보다도 온라인 라이프 스타일의 전반적인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과 친숙하지 않았던 중장년층도 Covid-19로 인해서 온라인
라이프 스타일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오프라인 매장의 개념에 대해서 다시 재정립할 필요성을
가져온다. 이제는 이른바 규격화된 제품에 대해서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 당연하다. 가격이 더 저렴할 뿐만 아니라 익일배송까지 가능하다. 생각해보면, 오프라인 쇼핑으로 헛되게 소비되는 시간을 절약해서 더 생산적인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실상은 생각보다는 간단하지 않다. 쇼핑이라는
것이 단순히 물건을 산다는 개념으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쇼핑이라는 행위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어른들의 놀이라고 한다면 간단하게 소비행위로만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오프라인 공간이 이제 온라인과 같은 컨셉으로 많은 재고를 보유하고 물건을 단순하게 판매한다는 개념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면 공간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일본 업체의 고민도 상당했을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 소비자가 방문하더라도,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에는 비용이 들어가고, 따라서 판매가격도 온라인에 비해서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공간은
그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다른 것을 팔아야 한다. 그것은 물건이 아니라 체험, 공간, 데이터와 같은 무형의 것이다. 소비자 경험이라는 개념은 이미 오래 전에 제안되었는데, 이제 기술의
발전은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고객은 오프라인 공간을 방문한다. 팝업
스토어의 형태이든 상설 매장의 형태이든 사람들은 그 공간에서 자신이 관심을 가진 제품을 직접 체험한다. 소량의
재고로 바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QR코드를 스캔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를 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의 피드백은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데이터로 구축하며, 이를 통해서 제품의 개선책 혹은 방향을 재설정할 수도 있다.
공간을 판다는 것은 흔히 스타벅스를 떠올릴 수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공간을 파는 곳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스개
소리로 스타벅스를 세계최대의 공유 오피스 기업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스타벅스처럼 일본에서는 츠타야
서점의 T-Site가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츠타야는
서점이라는 중심 축으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한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관심있는 여러 가지
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한번 가게 되면 반나절은 훌쩍 지나간다.
오프라인 공간의 변화를 정희선은 흥미롭게 써 내려간다. 그가 제시한 10가지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1. 물건이 아닌 체험을 팝니다.
2. 물건이 아닌 공감을 팝니다.
3. 물건이 아닌 데이터를 팝니다.
4.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만납니다.
5. 방문의 이유를 만듭니다.
6. 사람이 모이는 공간을 만듭니다.
7. 지역색이 담긴 공간을 만듭니다.
8. 고객과의 접점을 넓힙니다.
9. 시간을 점유합니다.
10. 시대에 맞춰 변화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리테일 업계에서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서 흥미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도 그러한 사례일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소개된 사례와 개념이 다소 식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지역색이 담긴 공간이라는
부분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고령화로 인한 지역소멸 혹은 감소, 지방 쇼핑몰의 몰락 등 여러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하면, 앞으로 우리가 고민할 오프라인 공간의 변화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러 면에서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었다. 꼭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