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이솝우화 - 삶의 자극제가 되는
최강록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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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자극제가 되는

발칙한 이솝우화

: 최강록

출판사: 원앤원북스 출판일: 20221220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최강록이 정식의학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모아서 책으로 출간했다. 오늘날 현대인은 위태로운 길을 가고 있는 것만 같다. 삶은 각박하고, 기댈 곳은 없는 것 같다.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우리의 정신건강은 위협받고 있다. 특히나 한국인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의 사회적 경쟁에 내몰려 있다. 생존을 위해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분투하니, 마음이 제대로 일 리가 없다. 코로나로 인한 격리와 봉쇄는 더욱 사람들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인 이러한 불만, 분노가 어느 계기가 되어 갑자기 폭발하기도 한다.

 

근대 이전,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서 살다가 죽었다. 대개는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었고, 결혼도 집안이 정해준 대로 하거나 아니면 지역 공동체 내에서 했다. 무엇인가 불안한 일이 있을 때는 그저 신에게 의지하면 되었다. 의심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을 신이나 이념에 의지하지 않는다. 근대 이후, 개인으로의 자각은 이전의 족쇄에서 자유를 얻게 할 수 있었지만, 그 자유를 어떻게 제대로 누릴 것인가에 대한 답은 긴 사유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주 신경증을 호소하며 마음이 황폐해지는 것인지 모른다.

 

최강록은 고전의 힘을 이야기한다. 고대인이 했던 고민의 단편과 흔적을 찾아가다 보면, 현대인과 다를 바 없다는 것에 적지 않게 놀란다. 고전이 아직까지 남아서 전해진다는 것은 어쩌면 시대를 관통한 인간이라는 존재의 근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는 이솝우화를 꺼내 들었다. 사실, 이솝우화를 한번이라도 읽지 않거나 혹은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우리나라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하는 산신령과 도끼이야기도 이솝우화를 우리 식으로 변형한 것이다.

 

고전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읽은 사람은 없다고 했던가? 이솝우화를 실제로 읽은 기억이 없기는 하다. 사실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가 고대 그리스의 아이스포스라는 것도 여기서 알 정도였다. 하지만, 각 챕터마다 소개되는 이솝우화의 이야기는 단편적으로 들어보거나 읽어봤던 것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익숙한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며, 우화의 이면에 담긴 의미를 정신건강의 측면에서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우화를 읽으면서, 근래에 내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보았다. 사회생활은 항상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되며,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인한 교훈을 잘 생각해서 처신해야 한다. 사유해야 한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이 글이 기억에 남았다. ‘산다는 건 생각하는 겁니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제대로 생각할 줄 알아야 바르게 살아갈 있습니다.’ 그것은 저자의 말처럼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는 길도 되겠지만, 생각하는 힘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이솝우화 자체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지만, 이를 통해서 저자의 생각을 읽어보고 공감해보는 것이 나쁘지 않다. 그와의 짧지만 의미 있는 동행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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