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 상편 - 교과서보다 쉽고 흥미진진한 물리학 교실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천아이펑 지음, 정주은 옮김, 송미란 감수 / 미디어숲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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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상)

저: 천아이펑

역: 정주은 감수: 송미란

출판사: 미디어숲 출간일: 2022년 3월10일 


학교에서 수학이나 물리학을 배울 때에는 정말 지겹기도 하고 흥미도 전혀 생기지 않았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특별하게 따로 공부할 생각도 가지지 못했다. 그렇지만 우연한 기회에 물리학에 대한 흥미가 생겼고, 아이패에서 공개된 군내 대학강의를 우연히도 발견했다. 학부생을 위한 기초 물리학 강의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아마도 그 이후에 물리학에 관련된 몇 권의 책을 찾아 읽었고, 그 때마다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것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존경이기도 했고,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 올린 것들에 대한 경외감이었다. 물론 그 결과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별개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경외감과 흥미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기본적인 물리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 무지했고, 흥미를 느낀 이래도 별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해서 쓴 책이고, 그 내용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인 천아이펑도 중학교 교사이고 또 물리연구반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 아마도 저자도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나 같은 학생들을 수도 없이 보았을 터이다. 그래서 이 흥미로운 세계에 학생들을 혹은 나처럼 늦게 라도 물리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을 위해서 이 책을 썼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상,하권으로 나누어진 이 책의 상권의 첫 페이지를 펼치며, 나는 내 학창시절에 배웠던 물리를 떠올리고 싶었다. 지금은 거의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내용이지만. 책은 운동, 힘과 뉴턴의 운동법칙, 일과 에너지의 운동량, 열현상의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디서 들어봤던 것 같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 개념들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의 토대를 이룬다. 


물체 운동은 공간, 시간, 기준틀 없이는 설명할 수 없어 길이와 시간의 정의와 단위 및 좌표계에 관한 지식을 이해해야 한다. 물체의 운동은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지만 아무리 복하더라도 간단한 운동이 여럿 합쳐져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속도, 가속도, 직선 운동, 자유낙하운동, 포물선운동, 단진동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 힘으로는 장력(만유인력, 전기장, 자기장), 탄성력, 마찰력, 분자력, 핵력 등의 있고, 힘은 상호성과 벡터양을 비롯해서 작용의 즉시성, 시간과 공간에 대한 누적성, 작용의 독립성 등의 특징을 가진다. 


에너지는 ‘일’을 빼놓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에너지는 상태량으로 물체는 처한 상태에 따라 에너지값이 달라진다. 역학에서 일은 역학적 에너지 변환의 물리량이고, 열역학에서 일과 열에너지는 내부 에너지 변환의 물리량이다. 역학, 열역학, 전자기학, 광학, 원자물리학 등은 운동에너지, 퍼텐셜에너지, 전기, 내부에너지, 핵에너지 등 다양항 형태의 에너지로 서로 변환되며 에너지 변환법칙과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따른다. 


열현상은 물체가 뜨겁거나 차가운 정도와 관련이 있는 현상인데, 이는 온도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열역학 4대법칙도 있다. 이 책에서는 증기기관과 내연기관의 원리에 대해서도 소개되어 있다. 


전문적인 내용을 공부하기를 원한다면,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청소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물리학에 대해서 관심을 처음으로 가지는 사람이든 혹은 그 내용을 잊어버려 다시 한번 내용을 파악하고 싶다고 한다면 충분히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끌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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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 - 전면개정판 지금 당장 경제 시리즈
강대준.신홍철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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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 (개정판)

저: 강대준, 신홍철 

출판사: 한빛비즈 출판일: 2021년6월1일 


회사에서 관리자로 일하게 된 것도 꽤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일선에서 영업을 꽤 오랫동안 하면서 직접 거래를 한다는 것이 꽤 흥미에 맞았다. 내 나이에 아직도 활발하게 현업에서 트레이더로 일하는 친구들도 적지는 않다. 그러나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고, 회사에서 요구되는 역할이 전체적인 관리와 조율이라는 것을 깨닫았다. 그것이 조금 본인이 해왔던 익숙한 일과는 다른 것이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잘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영업을 오래 한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매출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거래를 하니 본인들이 회사의 핵심이라는 자부심이 지나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를 구성하는 여러 부서가 있고, 그 하나하나가 존재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지만 인지 못한다. 사실 이것은 내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사회생활 초반에 내게 회계공부를 권유했던 선배가 기억난다. 관리팀에서 부탁해 책까지 구해서 내게 주셨는데 결국 다 읽지도 못했다. 


외계어처럼 느껴지는 어려운 표현들, 살면서 한번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철저하게 무시했다. 그러나 관리자가 되면서 내 짧은 생각에 후회가 된다. 회계에 대해서 조금 일찍 공부하고 적어도 영업의 관점뿐만 아니라 다른 시야로 회사 안팎을 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지금보다는 더 넓은 시야와 전략적 사고방식을 겸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내게 분개와 같은 실무적인 것이 아니라 적어도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공부를 권유한 후배가 있다. 말하자면 쓰는 회계가 아니라 읽은 회계. 올해의 구정연휴가 특히 길었고,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지 생각을 했다. 인터넷을 뒤져서 사람들이 정리한 책들을 사기 시작했다. 사회초년생을 위한 책도 있었고 조금씩 단계를 높여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강대준, 신홍철이 쓴 ‘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를 시작했다. 


사회초년생을 위한 윤정용의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라든지 이승환의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씨는 어떻게 재무제표를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를 지나, 이 책을 읽었다. 원가와 비용, 재무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재무제표 분석 그리고 전략적 의사결정까지. 거의 모든 것을 망라했고, 그 내용도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내가 회계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다고 갑자기 높은 회계지능을 갖추고 전략적 의사결정과 관리를 할 수 있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오랜 직장생활에서 귀동냥으로 들었던 이야기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명확해졌다. 그리고 내가 두려워했던 것만큼, 회계가 부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흥미가 생겼다는 것, 그래서 좀 더 관련된 책을 읽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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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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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 년의 통찰 

백 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Memory of 100 years, 800 wise sayings of Best Sellers)

저: 김태현 

출판사: Ritec Contents 출판일: 2022년 2월3일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을 때 참으로 놀라는 것이 자신의 이야기를 함축해서 나타내는 ‘문구’였다. 명언이라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아마도 이 책의 영문 타이틀과 같이 wise saying이었을 말들. 에세이를 쓴 작가는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 한 챕터 한 챕터 쓰면서 그렇게 적절한 말들을 찾아서 넣었던 것일까? 물론 에세이 속에서의 놀라운 이야기가 내게 큰 감동을 주기는 하지만, 그 이야기는 이런 문구로 더욱 빛을 발하고 기억 속에 오랫동안 침잠하는 것이다. 


아마도 에세이를 쓴 작가는 자기 이야기를 쓰기 전에 수많은 책을 읽었을 것이다. 에세이라든지 시라든지 혹은 소설이든지. 맘에 드는 문구를 발견하면 밑줄을 치거나 혹은 정성스럽게 포스트잇을 붙여서 표시를 했을 터이다. 직업적인 작가가 아니었지만, 어쩌면 그런 과정 하나하나를 반복하다가 자기의 이야기를 쓰고 싶을 지도 모른다. 그것이 단지 에세이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이론을 주장하는 학술적인 책이라고 하더라도 혹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일 수도 있다. 


원래는 무엇인가 찾아서 나열한 책들은 두껍지만 머리와 가슴에 남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정보를 주입하기 위한 목적일 경우가 많고, 어떻게 하면 독자가 효율적으로 그것을 습득할 수 있는가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독자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그에 따른 남다른 욕구와 인내심을 가지지 못한다면 아마도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대부분일 것이다. 사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채택한 것이고, 어쩌면 내 짧은 인내심과 조바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적어도 그러한 목적의식에서 벗어나서, 내가 읽었던 에세이 혹은 소설에서 발견했던 문구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용기를 가지고 책을 쓸 일은 참으로 요원한 일이겠지만, 그 때를 위해서 혹은 이 책에서 저자가 엄선한 글 속에서 우연하게도 내 심금을 올리는 것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그 기대가 충족되었느냐 누군가가 묻는다면, 아니라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저자가 읽은 방대한 책 속에서 그가 발견한 글들, 거기에는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설, 에세이, 실용서 등등. 반갑게도 내가 읽었던 책도 있다. 그렇지만 짧게 정리된 문구를 보며, 그저 내게는 스쳐 지나간 그 글에서 나는 다시 어떤 기시감을 느낀다. 생각해보니, 작가가 되고 싶다는 회사 동료가 생각났다. 아마도 그에게 이 책을 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 


아마도 읽었지만 잊었던 문구가 그에게 뭔가를 상기시킬 것이고, 새롭게 마주한 새로운 글귀에서 어떤 특별한 감정을 느낄 지도 모를 일이다. 생각해보면 늙어가는 나에게 그런 것은 이제 더 이상 하릴없이 사라져가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글을 쓴다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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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어떻게 말하느냐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리우난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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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하느냐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끌리는 말투, 호감가는 말투 

저: 리우난 역: 박나영

출판사: 리드리드출판 출판일: 2022년 2월16일 


처음부터 사회생활을 영업에서부터 시작했다. 물론 석유제품 트레이딩이라는 거창한 말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특별하게 포장하고 싶었던 어린 시절도 있었다. 그렇지만 본질은 어떤 제품을 거래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무엇인가가 이뤄진다. 스스로가 영업에 자질이 있을까 의심하기도 했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업무에 적응했었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기성세대가 되었고, 한편으로는 MZ세대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젊은 직원들을 마주한다. 자신의 의무와 권리 사이에서의 적절한 균형을 맞춰가는 당당한 모습이 대단하게 생각된다. 이제 그들에게 뭔가를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요즘 흔히 하는 말로 꼰대스러운 일일 것이다. 지식이 나이 든 세대에서 젊은 세대로 전달되는 시대가 이미 끝나고, 궁금한 것은 휴대폰을 켜고 인터넷을 검색하면 바로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사회생활의 경험 속에서 기성세대가 줄 수 있는 교훈이 하나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했던 것은 내가 하고 싶었던 것. 그 교훈. 맞다. 그것은 태도에 대한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 그 바탕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 생각해보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된 일이다. 그저 지나가는 말 한마디,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 것에서 단서를 찾아야 된다. 내 마음을 상대방에서 알려주는 것도 아는 것도 서로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그래서 말, 말투와 같은 것들이 중요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의 부제와 같이 어떻게 말하느냐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공격적인 말투, 비호감의 말투로 상대방과 소통한다면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려, 그에 맞는 적절한 말투로 이야기를 한다면 적어도 상대방의 미움을 사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배려가 있는 말 한마디에 상대방은 감동하고, 어쩌면 당신에게 큰 기회를 줄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태도가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교제, 대화, 감정, 설득, 강연, 토론, 협상, 면접이라는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 상황에 따라 우리가 고려할 말하기에 대해서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중국에서 출간된 책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관계, 특히 사회생활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 책에서 주는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몰론, 격언이나 속담을 활용하자는 대목에서는 국내에서 유용할까 싶긴 했다. 


어쨌든 가치관이 다른 여러 세대가 함께 사회에서 같이 부딪치며 생활하고 일을 한다. 그러한 가운데 갈등도 있을 수 있지만 상대방의 입장으로 생각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말투, 말하기를 한다면 비록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고 장담은 못하지만 신뢰를 쌓아가는 길은 쉽게 찾을 것 같다. 시간이 된다면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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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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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적 동물의 길

: 김영민

출판사: 어크로스 출판일: 20211110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의 에세이다. 그가 쓴 몇 권의 에세이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칼럼계의 아이돌이라는 찬사도 붙었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고, 정치적 동물의 길이라는 부제에서 흥미를 느꼈을 뿐이다. 그의 전공을 생각해보면, 오늘날 복잡한 우리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 아닐까 상상했다. 물론, 틀린 예상이었고 그가 쓴 글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칼럼계 아이돌이라는 내용도 검색 중에 알게 된 것이다.)

 

인간을 어떻게 정의를 하든지 간에 인간의 삶이 사회와 연결된 이상, 우리는 정치와 별개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싶어, 홀로 고립되어 산다면 모를까?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하는 하나 하나의 행동들은 전부 정치적인 것들이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지만 우리는 모두 목표와 욕망을 가지고 있고,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권력을 발생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월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이 떠오른다. 소설과 영화 모두 내 머리 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 모든 제도와 규칙, 개념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 사피엔스에서 저자는 호모 사피엔스가 허구적 이야기를 창작하고, 종교, 정치구조, 상업, 법체계와 같은 방대한 체계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어쩌면 스스로 정치적 존재라고 자신을 정의한 인간들에게 이러한 허구에 기반한 구조, 신념, 체계를 믿음으로써 진실을 창조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모두가 합의한 가치라고 한다면, 그것이 비록 허구라도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치권을 비판하면서 했던 말이 기억난다. 정확하지는 않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그는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서사는 이미 그 수명을 다했다고 일갈한다. 우리가 믿었던 그 가치가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의 토대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 운동권이라는 군사정권에 대한 도덕적 정당성을 가졌던 이들이 이제는 기득권이 되어 버린 진실. 그것을 아무리 이전의 서사로 포장하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모두가 합의한 가치가 아니라면, 이제 무엇으로 길을 나아가야 하나?

 

정치적 구호, 종교적 믿음도 공동체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는 우리 자신이 생각났다. 정치적 동물, 아마도 그 서사가 가치가 전혀 다르게 변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법을 찾아야할 것인가? 선진국이라는 환상 속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후진적 요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교수가 이야기한 수많은 산업재해의 희생자를 보라. 금번에 광주 아파트 붕괴로 일어난 사고를 생각해보자.

 

그래서 그는 마지막에 생각의 공동체라는 칼럼으로 책을 마무리했다. 올리버 색스가 죽기 전에 쓴 책에 있는 내용을 인용했다. ‘지각 있는 존재 (sentient being)이자 생각하는 동물 (thinking animal)로서 이 아름다운 행성에 살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대단한 특권 (privilege)이며 모험 (adventure)이었다라고. 아마도 이 글에서 20세기의 근대적 서사를 잃어버린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혹은 추구해야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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