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미미디어입니다.
다들 '터무니 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밥 1'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12월 20일 출간예정인 '터무니 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밥 2' 출간전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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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카레리나 도착
람베르트 씨의 상단과 함께 카레리나까지 가게 된 우리들.
람베르트 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카레리나 마을까지는 앞으로 이틀 정도 남았다고 한다.
참고로, 오랏줄에 묶인 도적들은 카레리나의 기사단에 넘기기로 했다.
도적 두목은 죽어버렸지만, 응전인 경우에는 도적을 죽여도 죄가 되지 않는 데다,
기사단에 보고하여 그 사실을 인정받으면 토벌 보수가 나온다고 한다.
살아남은 도적들도 기사단에 넘기면 현상금이 나온다는 모양이다.
이 도적들은 페르와 스이가 쓰러뜨렸으니 내가 그 돈을 받아야 한다고들 했다.
람베르트 씨는 도움을 받은 것만으로도 매우 감사한 일이니 부디 그렇게 해달라고 했고,
피닉스의 멤버들은 호위 임무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으니
현상금은 우리가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돈이 들어오는 건 고마운 일이니 감사히 받기로 했다.
도적을 줄줄이 끌고 가야 한다는 건 큰일이지만.
그러던 중에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는 모험가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다.
참고로 피닉스의 멤버는 모두 남자이며, 라슈 씨 정도로 덩치가 좋았다.
그래서인지 본인들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할 셈이라고 해도, 전혀 작은 목소리가 아니었다. 대화가 전부 다 들리고 있거든요.
“저기, 리더가 저건 펜리르라고 하던데, 진짜일까? 소문으로는 그레이트 울프라고 들었는데.”
“나도 잘 모른다고. 리더는 펜리르라고 하지만…….”
“전설의 마수가 사역마 같은 게 될까?”
“솔직히 말하면 나, 샌드라한테는 그레이트 울프라고 들었는데 말이지.”
“샌드라라고 하면, 너랑 사이가 좋은 길드 직원인 그 샌드라 말이야?”
“그래. 그 왜, 모험가 길드 간에 전이 마법 도구로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건 유명하잖아?
펜리르니, 그레이트 울프니 하고 연락이 오갔나 보더라고.
샌드라네 길드에서는 설마하니 펜리르일 리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
그레이트 울프일 거라고 의견이 모아졌다는 모양이야.”
“그런가, 보통은 그렇겠지.”
“하지만 말이야, 우리 리더가 펜리르라고 단언했다고.
게다가 죽고 싶지 않으면 절대로 거스르지 말라는 말까지 했고…….”
“뭐 어느 쪽이든 우리로서는 상대가 안 될 거야. 그레이트 울프라고 해도 A랭크 마물이니까.”
“그야 그렇지. 다행히 사역마라는 건 틀림없는지 얌전하니까,
괜히 건드리지만 않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자고.”
“그러게.”
…………상황이 그렇게 된 거였구나.
전화도 없는 이 세계에서 페르의 소문이 어떻게 이토록 빠르게 퍼질 수 있는 건가
의아하게 여겼었거든. 전이 마법 도구라. 그런 게 있었구나. 모험가 길드 무서워.
그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페르 소문을 퍼뜨린 건 모험가 길드 직원이란 거잖아?
뭐,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조직의 구성원 중에는 별별 사람이 다 있는 법이니까 할 수 없지.
그나저나 라슈 씨는 페르가 펜리르라고 확신하는 것 같았는데,
다른 멤버들은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역시 어느 정도의 힘이나
경험이 보는 눈을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페르가 펜리르라고 단번에 간파한 아이언 윌의 베르너 씨 일행은 C랭크의 모험가였고,
모험가 길드의 아저씨도 그럭저럭 랭크가 된다고 스스로 말했으니 C나 B 정도는 되었으리라.
라슈 씨도 C랭크라고 했고.
피닉스의 다른 멤버는 아직 20대 초중반쯤으로 보이기도 했고, 랭크도 D와 E라고 했었지.
그런 점을 생각하면, 펜리르라고 간파할 수 있는 건 C랭크 정도부터인가…….
일단은 그레이트 울프인 것으로 하고, 펜리르라고 간파한 사람에게는 애매하게
반응해둘 수밖에 없으려나. 간파한 사람은 그 나름대로 역량이 있을 테고,
펜리르가 어떠한 마수인지 아는 만큼 함부로 손을 대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라슈 씨도 다른 멤버들에게
“죽고 싶지 않으면 절대로 거스르지 마라”라는 말을 해둔 모양이고 말이지.
제일 큰 문제는 귀족 무리와 국가일까?
차별이 없고 비교적 자유로운 나라라고 해서 일부러 이 나라에 온 것이니,
이곳에서는 이상한 간섭이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 ◇ ◇ ◇ ◇
해가 지고 마차가 멈추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람베르트 씨가 그렇게 말하자 야영 준비가 시작되었다.
『어이, 낮에 한 약속은 잊지 않았겠지?』
어? 무슨 약속을 했었지?
『도와주면 저녁밥을 진수성찬으로 차려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아, 그랬지.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다.
페르는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구나.
“알았어, 알았어. 그럼, 뭐가 먹고 싶어?”
『스이, 튀김 먹고 싶어.』
『오, 지난번에 자네가 만들었던 그건가.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이 몸도 튀김이 먹고 싶다.』
페르도 스이와 같은 것으로 정한 모양이다.
나도 그때는 조금밖에 못 먹었으니까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
그럼, 튀김을 만들어볼까요.
이번에는 진수성찬이라고 약속했으니까,
평소의 간장 베이스 맛과 소금 베이스 맛 두 종류를 전부 만들기로 했다.
고기도 블랙 서펜트와 코카트리스와 록 버드의 남은 고기를 전부 써주겠어.
간장과 소금으로 맛을 낸 튀김을 계속해서 튀긴다.
『주인, 먹어도 돼?』
“잠깐 기다려.”
튀김을 접시에 담아서 페르와 스이에게 주었다.
『아, 지난번이랑은 다른 맛이 있어. 이것도 맛있다.』
오, 스이는 눈치챈 건가. 좋아해주니 다행이다.
페르는 아무 말도 없이 우걱우걱 먹고 있다.
저렇게나 허겁지겁 먹는다는 건 맛있다는 뜻이겠지?
그럼 계속해서 튀겨볼까…… 응? 아니, 어쩐지 람베르트 씨와 람베르트 씨에게
고용된 상단의 소년과 청년들, 피닉스의 멤버들이 우리 주변에 모여들어 있는데?
이쪽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데다, 몇 명은 침을 흘리고 있잖아. 뭔가 무언의 압박이…….
아아, 예이예이, 알겠습니다.
“저기, 괜찮으면 드셔보세요.”
튀김을 담은 접시를 내밀자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었다.
“이거 참, 죄송합니다.”
“그러게, 조른 것 같아서 미안하네.”
“맛나다.”
“맛있습니다, 맛있어요.”
“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 먹어봐.”
역시 튀김은 인기가 좋구나.
그 이후로는 튀김을 끝없이 계속 튀겨야 했다.
페르와 스이 몫만으로도 큰일인데, 사람이 늘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말이야, 슬프게도 이번에는 튀김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고.
할 수 없이 몰래 인터넷 슈퍼에서 과자빵을 사 먹었다고. 젠장.
그 대신에 나는 불침번을 면제받았다.
페르가 결계를 쳐주는 덕분에 지금껏 망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보통은 반드시 해야겠지.
“도와준 데다 맛있는 음식까지 먹게 해준 답례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편하게 자라고.”
피닉스의 멤버들이 그렇게 말해주었으니, 감사히 여기며 푹 자기로 했다.
“네놈들에겐 이거다. 더럽게 맛없는 휴대식량이지만, 먹을 게 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그리고 혹시라도 도망치려고 하면 바로 베어버린다.”
첫 번째 불침번 담당인 라슈 씨는 우리가 잠자리에 들 무렵에야 겨우 도적들에게 먹을 것을 조금씩 나눠주며 위협을 해두었다. 역시 모험가, 가차 없구나. 하지만 자업자득이지.
낮의 참극 이후로 시간이 흐른 탓인지 조금 반항적인 태도인 놈들도 나오기 시작했기에
나도 위협에 힘을 살짝 보태기로 했다.
“우리는 잠을 자겠지만, 귀가 밝습니다.”
페르 쪽을 보며 그렇게 말한다.
“잠이 들었어도 벌떡 일어나죠. 라슈 씨가 손을 댈 필요도 없이,
도망치려고 하는 사람은 갈기갈기 찢길 겁니다.”
그 말을 마치자 도적들이 겁에 질린 듯 몸을 떨었다.
“그것도 그렇군. 너희 두목처럼 죽고 싶지 않다면 얌전히 있으라고.”
위협이 먹힌 모양이니 괜찮을 것 같다.
이불을 꺼낼 수 없는 상황인지라, 오랜만에 망토를 두르고 자기로 했다.
이불을 좋아하는 스이가 조금 투정을 부렸지만 말이지.
도시에 도착할 때까지만 참으라고 말하자 기특하게도 『스이, 참을게』라고 대답해주었다.
아, 스이는 귀엽기도 하지.
내일도 스이가 먹고 싶어 하는 걸 만들어주리라 나는 마음속으로 맹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