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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심리학 - 나를 결정하는 고유한 패턴 ㅣ 지피지기 시리즈 12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때 가장 친했던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나와는 달리 그 친구는 활발하고, 자기주장도 강했었다. 따라서 일상적인 대화나 행동하는 가운데서 그 친구랑 트러블이 생길 때가 많았다. 난,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그 친구에게 너의 이러이러한 성격이 부담스러운데, 조금만 고쳐 줄 수는 없겠느냐고 말을 했었다. 그런데 그 친구의 대답은 “나는 친구를 바꿀 수는 있어도 성격은 바꿀 수 없다”라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 그 말이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로 도대체 그 ‘성격’이란 것이 무엇인가? 어떻게 해서 그런 성격이 형성되는가? 등에 대한 의문을 틈틈이 갖곤 했었다. 상담관련 공부를 하면서 내가 오랫동안 의문시했던 성격이나 심리 등에 관한 일반적이고도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특히 ‘인간행동과 사회환경’이라는 과목을 배울 때는 속이 다 시원할 지경이었다. 인간의 심리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을 배우면서 가족의 역할과 그 중에서도 특히 엄마의 역할에 대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으며 내 자신을 반성하고, 아파했던 기억이 새롭다.
알프레드 아들러의 <성격심리학>이라는 책도, 살금살금 망각해 가는 인간심리에 대한 재탐색 차원에서 읽게 되었다. 항상 깨달음은 너무 늦게 오는 법이라고 다시 내 아이들에게 병리적인 엄마가 되지 않도록 자신을 다잡기 위한 한 방편이었다고나 할까?
여러 가지 인간행동에 대한 이론가들 중 알프레드 아들러는 개인심리학 이론을 제시했는데, 인간의 성격발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로 부모와 아동의 관계뿐만 아니라, 가족의 수, 형제들 간의 관계, 아동의 출생순서 등의 요인들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성격특성들을 낙천주의와 비관주의, 공격형과 방어형 등으로 나누어 제시했는데, 그 중에서도 공격적인 성격의 특성으로 허영심, 야심, 시기, 질투, 탐욕, 증오 등을 다루었고, 비공격적인 성격의 특성으로는 수줍음, 공포, 소심함, 회피하기, 적응력 부족, 절제되지 않은 행동 등을 다루었으며, 기타 성격의 표현형식으로는 쾌활함, 사고와 표현형식의 미숙함, 원칙주의에 융통성 없는 사람, 비굴함, 거만함, 기분파, 불운한 사람, 신앙심 등에 대해 그 각각의 형성원인이나 특성들을 제시하였다.
그가 제시한 것들 중 특히 흥미로운 것은 감정이라는 것인데, 이는 앞서 제시한 성격특징이 한 층 고조된 현상으로서, 사람과 사람을 분리하는 감정-분노, 슬픔, 오용, 혐오, 불안, 공포 등-과, 사람과 사람을 결합하는 감정- 기쁨, 연민, 부끄러움 등- 으로 구분하였다. 그러나 이 양 감정들이 각각 따로 작용한다기보다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작용한다고 보아야 맞을 것이다. 고대부터 고찰되어온 인간의 성격에 대한 기질적인 분석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인간에게 단 하나의 어느 특정한 기질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기질들이 때와 장소, 시기 등 여러 가지 요인들에 따라 혼합되어 나타나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자신의 성격에 대한 이해나, 혹은 자녀들의 성격발달에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은 부모들이라면 양육서를 읽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 보기를 바란다. 나의 성격이 어떻게 해서 형성되었는지, 주위 사람들의 성격 또한 그렇게 형성될 수밖에 없었던 요인들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나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한층 더 깊어질 것이다.
이 책에 대한 아쉬운 점은 번역자의 말이 없어 좀 황당하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서문 정도는 있었어야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못내 답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