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 2006 제38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1
이근미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세〛는 지금 40대와 오십대를 지나고 있는 수많은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우여곡절 끝에 헤어져 살던 엄마와 딸이 다시 만나서 같이 살다가, 이 딸이 가출을 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딸이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리고자 했던 무경에게 갑자기 나타난 딸은, 그동안 무경이 애써  잊고 살았던 과거이자,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은 미래의 희망이기도 한 존재다.

딸의 가출 앞에 아무것도 해 볼 수 없는 엄마의 한없는 절망감, 작가는 이 길목에서 아주 유용한 소통의 길 찾기를 언뜻 제시하는데, 그것은 바로 이메일이다. 아무것도 단서가 없는 상황에서 문득 딸과 함께 만들어서 배웠던 메일을 엄마가 떠 올린 것이다.

엄마인 무경은 그렇게 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딸에게 메일로 풀어 놓기 시작한다.


딸이 가출한 나이도 17세인데, 무경이 풀어 놓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17세부터 시작된다.

무경도 17세의 그 복잡하고도 혼돈스러운 나이를 매끄럽게 통과하지 못하고 결국 가출을 했던 것이다. 이 가출로 인해, 중학교에서 우수 반에 속했던 무경에게 고등학교 진학이 아닌 공장으로의 취업이 이어진다. 이 소설은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중반, 나의 친구들이 걸었던 길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시골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기가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여상에라도 다니는 학생들은 나은 편이었고, 살림이 어려운 많은 학생들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대도시에 있는 큰 회사에 생산직으로 취업을 하러 가는 것이 그리 낯 선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회사에서 보내주는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다.


이 책 속에는 그 당시의 사회상이나, 청소년들의 삶과 가치관 등이 가감 없이 참 잘 그려져 있다. 엄마의 살아온 이야기를 통해 지금 17세인 딸 다혜가 엄마를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 들이는 과정이 세밀하게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틀림없이 다혜는  엄마에게도 견디기 어려웠던 17세가 있었고, 나름대로 그 터널을 잘 지나왔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믿어진다. 그리고 부담스러운 존재로만 여길 줄 알았던 자신을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으로 그녀들은 이미 화해를 했다고나 할까?


엄마와 딸이면서도 서로 낯설게 만날 수 밖에 없었던 무경과 다혜의 운명이, 생일이 같고, 17세때 가출했던 경력?^^까지 같은데서 오는 묘한 동질감과, 메일을 통해 알게 된 서로의 마음을 통해 새롭게 펼쳐질 것으로 기대한다. 나는 이 책을 17세의 터널을 지나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십대와 오십대의 어머니들께 권하고 싶다. 자신이 17세였던 시절, 어떤 갈망을 가졌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그때의 감정과 생각들을 되돌아본다면, 지금 내 앞에 놓인 열일곱 내 아이들에 대해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