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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 ㅣ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1
김경집 외 지음 / 꿈결 / 2012년 3월
평점 :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한 번도 의심해 보지 않은 질문이다.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라는 소제목을 갖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 법한 일들에 대해 의문을 가져 보라고 알려준다. 그러한 의문은 획일화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데 익숙한 우리들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키우게 해 줄 것이라고 한다.
도대체 토끼는 왜 거북이에게 달리기 경주를 제안했을까? 거북이는 또 왜 그 제안을 받아 들였을까? 이 제안은 정당한가? 여기에서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보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은 하나의 답을 던져주고 그것을 무조건 외우게 하였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통해서 우리가 배운 교훈은 빠르다고 자만하지 말고, 느려도 꾸준히 노력하면 승리한다는 것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 교훈을 받아들이고 살아왔기에 한 번도 그 경주 자체가 공정한지에 대해 의심을 해 보지 않은 것이다. 정의는 공정해야 하는데, 이 경주는 누가 보아도 공정하지 못한 조건인 것이다. 그걸 아무런 의심 없이 바라보았던 우리의 시선도 정당하지 못한 것이며,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 정당하지 않은 승리를 얻었다는 것, 즉 누군가의 불행을 담보로 얻은 행복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까지 사고를 확대해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정의의 바탕인 것이다. 이렇듯, 우리 주위에 있는 수많은 현상들에 대해 이 책은, 끝없이 의문을 갖고 뒤집어 생각해 봄으로써 새롭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아주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이 책은 총 여덟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첫 번째 이야기가 앞서 소개한 토끼와 거북이에 대한 우화, 즉 ‘윤리’에 대한 인문학 강의다. 두 번째 이야기는 ‘문학’에 관한 것이고, 세 번째는 ‘서양철학’, 네 번째 이야기는 ‘과학’, 다섯 번째 이야기는 ‘역사’, 여섯 번째 이야기는 ‘동양철학’, 일곱 번째 이야기는 ‘롤 모델’, 마지막 여덟 번째 이야기는 ‘예술’에 대한 강의이다. 각 장마다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저자들이 강의를 맡아서 진행했는데, 얼마나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지 모른다. 읽어갈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것은 인문학에 대한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풀어서 설명해 준 저자들의 탁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근래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지인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우리 삶에 놓인 다양한 문제들을 유쾌, 상쾌, 통쾌하게 풀어가면서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아주 시원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