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오브 주얼리 - 추억을 간직하는 보석 이야기
송경미 지음 / 시공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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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티크란, 단어 상으로만 보자면 ‘100년 전’이라는 시간적 개념을 갖는 단어인데, 말 그대로 최소한 100년 이상은 된 고 물건을 뜻한다고 보면 되겠다. 유럽에서는 자신들이 쓰던 오래된 물건을 내 놓고 거래하는 일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있어 엔티크는 곧 생활과 관련된 문화라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가구에 대해서도 엔티크풍이라고 하면 오래된 분위기가 난다는 의미로 보면 되겠다. 따라서 엔티크 주얼리란 적어도 100년 이상은 지난 아주 오래된 보석류라고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시공사에서 만들어진 <시크릿 오브 주얼리>(송경미 지음)는  ‘추억을 간직하는 보석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떠올려 지듯, 보석에 얽힌 역사와 추억, 그것들의 수많은 사연들이 세공하듯 아름답고 세세하게 수 놓여 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인상적인 주얼리 소개는 데미안 허스트의 2007년작인 <신의 사랑을 위하여>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에는 1,106.18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해골이 전하는 삶의 덧없음과 그에 따른 흉측한 모습을, 다이아몬드가 지니는 반짝이는 아름다움으로 덮어 버린 것’(P.217)이다. ‘이때 해골과 다이아몬드는 서로 연결되는 반전을 이룬다’고 해석한 송경미의 시선이 깊고 심오하다.


사실, 이 책을 읽으려고 마음 먹으면서도 주얼리에 대한 일종의 편견?에 빠져 있었던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주얼리라고 하면 사치품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생각이 온전히 편견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지금도 부자들의 상속과 비자금을 만드는 수단으로 보석이나 각종 예술품들이 이용되기도 한다는 것만 보아도 말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는 주얼리는 말 그대로 오래된 예술품으로서 충분한 소장가치를 지닌 것들이다. 그 안에 담겨진 수많은 역사와 이야기들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 책은 보석이 사치품 이상의 진정한 예술품으로 거듭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송경미님은 특별히 다이아몬드와 진주를 아주 사랑하는 것 같다.


오랜만에 경쾌한 책을 읽은 것 같아 마음이 가뿐하다. 내 안에도 빛나는 보석하나 있을까??


“신이 돌을 만들었고 인간은 그것을 연마해 아름다운 보석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보석을 더럽히는 것도, 그 가치를 높이는 것도 역시 인간이다.”(p.52) 우리 삶의 전반에도  적용되는 보석같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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