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산소가 길이다 윤태호의 건강이야기 1
윤태호 지음 / 행복나무(신정혜)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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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던 상식으로 생각해 볼 때 제목만 보아도 아, 맞다 싶은 생각이 든다.

각종 질병에 대한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또 한 권의 정보책이 나왔구나 하는 마음과, 혹시 내가 미처 몰랐던 어떤 신통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읽었던 책이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책을 펼쳐 단숨에 읽었다. 그만큼 와 닿았고 이해가 쉬웠던 책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산소결핍이 고혈압의 원인이다’는 가설을 놓고 차근차근 실험을 하고, 검증을 하여 결론을 내 놓는다. 이 책은 사람마다 다르고, 병마다 다르고, 치료방법마다 달라서 논리적 충돌을 피할 수 없는 건강정보를 두고,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내며, 또한 가장 근원적인 치료방법을 제시해준다. 속이 후련하다. 전문용어를 사용하여 이해를 어렵게 하지도 않았으며, 원리 자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으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결국 피를 맑게 하는 항산화식품을 섭취하면 적혈구 용적이 높아지고, 혈액의 점도가 낮아져서 혈류가 개선되면 혈압도 오르지 않고, 콜레스테롤도 낮아지며, 당연히 여타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원리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바로 올바른 섭생이다.

 

항산화식품이 주로 해당되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양파, 마늘, 파, 부추, 생강, 달래, 연근, 옻나무, 매생이, 김, 미역, 구연산, 인삼, 유자, 녹차, 토마토, 자색고구마, 김치, 된장, 브로콜리, 미나리, 배추, 당근, 포도, 수박 등등이다. 항산화 식품의 원리는 이러한 식품들을 섭취하면 혈액의 점도가 개선되고, 노폐물을 제거하여 혈관이 정상화됨으로, 산소공급이 원활하게 되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혈압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혈압에 대한 상식들 중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도 알려주고 있다. 그 중에서 호기심을 확 끌어당겼던 것은 고혈압은 치료가 안 된다는 것이 오류라는 사실이었다. 고혈압 약을 죽는 날 까지 먹어야 한다는 것 역시 상식의 오류라고 말한다.그리고 소금과 고혈압에 대한 오류도 지적하였다.  저자가 알려준 것처럼 바른 섭생을 통한 혈류개선을 이룬다면 고혈압은 분명 치료가 가능하며, 약 또한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양의사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의학전공자도 아닌 저자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잘 풀어쓴 고혈압에 대한 원리가 이 책을 읽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크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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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로드 - 영혼을 치유하는 한국의 명품길 소울 시리즈 Soul Series 2
맹한승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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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편집자, 시인, 의사, 여행작가,사진가, 자유여행가,그리고 길을 만들고 안내하는 사람들 12인이 모아서 '한 길'을 만들어 놓은 책이다.

 

소울로드....

제목부터가 내 영혼을 확 끌어당기는 느낌이다. 책표지 또한 밝은 노란색으로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까지 가져다 준다.

 

참 아름답고, 진솔하다. 사람들은 각자 다르지만, 그들이 길 위에서 보고 느끼고 사유하는 것들은 다르지 않다. 탄탄대로를 두고 일부러 좁고, 울퉁불퉁하며, 때로는 사라져 버리기도 한 길을 찾아 떠나는 이들의 영혼이 너무나 소박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순례길로 유명한 산티아고의 이야기를 책에서 읽고 가슴가득 그곳을 꿈꾸었었다. 그러나 발을 내 딛을 생각은 하지 못하였다. 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다는 우리나라의 제주올레길도 인터넷상에서 시리도록 보고 꿈을 꾸었지만, 역시 아직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였다. 길에 관한 책들을 읽을 때마다, 길과 관련된 사진들을 볼 때마다 변함없이 나는 아직 그 길들을 꿈꾼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 다시 한번 잠들어 있던 내 영혼을 흔들어 깨우며 길에 대한 꿈을 꾸게 한다.

 

걷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얼마나 큰 위안을 주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잘 닦인 길을 따라 자동차를 타고 편하고, 빠르게 가는 길을 마다하고, 굳이 중심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길들을 따라 걷는 것은, 영혼이 느끼는 속도보다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새롭게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소울로드, 영혼의 길......

우리 영혼이 갈급하여 길을 찾아 떠나는 것도 있겠지만, 어쩌면 길의 영혼이 있어 우리를 그 길로 부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참 좋은 책이다.

 

* 길이라는 제목으로 썼던 시 한편 올리며 이 글을 접는다.

 

결혼 후 십 년이 넘도록   

명절에 고향을 가지 못하다가   

설날 맞춰 이승을 떠나가신 아버지 덕분에   

친정 가는 길, 벌교에서 녹동까지    몇 년 동안 공사 중이던 도로가 시원하게 개통되었다.   

참 좋으네, 하다가 문득   

멀리 밀려나버린 옛길을 본다   

그 길만이 길이었을 때는    

그 곳이 전부인 줄 알았었지   

지금 이 곳은 보이지도 않았었지   

새로운 곳들을 꿈꾸기도 하다가   

길 아닌 길로 곤두박질치기도 했었지   

새 길에서 옛길을 보며    

흘러가는 생의 길도    

또한 이와 같으리니   

지금 가는 이 길에서   

발바닥 허방에 내딛지 말고   

또박또박 힘껏 살자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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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열다섯, 한 번도 그거 못해 봤어 탐 청소년 문학 5
모드 르틸뢰 지음, 이세진 옮김 / 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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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이라면,  우리나라 나이로 볼 때, 보통 중 2에 해당하는 나이이다.

 

이 책은 그 나이에 막 들어선 주인공 카퓌신이라는 여자아이가 性에 대해 품고 있는 환상 혹은 관심에 대해 비교적 리얼하게 그려 놓았다. 단지 묘사일 뿐이고, 이제 겨우 열 다섯 살짜리 아이의 관점에서 표현된 글이지만, 카퓌신의 소망?만큼 열정적이고, 환상적이며, 리얼한 곳곳의 표현들이 읽는 동안 여러 가지 감정을 갖게 했으며, 나라, 혹은 세대에 따른 정서적인 거리감이 강하게 들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는  나의 고정관념과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래 모범생인 카퓌신은 자신의 역사 선생님인 마르탱(뒤에 나오는 소년의 이름과 같다)과의 첫 경험을 꿈꾸며, 그와의 만남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나쁜 성적을 받기도 하고, 온갖 상황을 상상해 가며 그 때만을 기다린다. (도대체 카퓌신, 너는 뭐가 되려고 그러는 거야?)



더불어 교차되는 다른 한 아이에 대한 글에서는, 공부는 ‘거지같은 성적’이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소년 마르탱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공부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남들 앞에서 당당하게 행동하지 못하는 마르탱이지만, 결국 음악에 대한 자신의 열정으로 그러한 소극적인 태도도 극복하게 된다. 마르탱의 어머니와 자신의 선생님, 즉 프랑수아 마르탱(앞서서 얘기한 카퓌신의 로망인 선생님과 동일인물이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볼 수 있겠는데, 둘 사이에서 소년 마르탱은 묘한 감정으로 프랑수아를 관찰한다. 물론 학교에서 프랑수아의 수업을 듣고 있지만, 그건 최대한 비밀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에서는 카퓌신과 소년 마르탱이 같은 과목(프랑수아 선생의 과목=역사)을 듣고 있지만,  책의 말미쯤에 가서야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그들이 마음을 두고 관찰하고 있던 인물도 결국 동일 인물 이었던 것이다.


그 후로, 어떻게 되었을까? 여기서는 그 이야기는 삼가야겠다. 카퓌신의 열 다섯 살을 보호해 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뒷이야기는 독자들이 찾아야 할 몫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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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사다리
정초신 지음 / 소리미디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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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에 의하면 바이크는 Bicycle을 줄여 쓴 말로 엔진의 유무에 관계없이 바퀴가 앞뒤로 두 개가 있는 교통수단을 지칭한다. 한 마디로 바이크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통 틀어 이르는 말로 이해하면 되겠다.

 

소설 <하늘사다리>는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세상에 혼자라고 여기며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한 청춘, ‘서빈’의 성장기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할리를 즐기는 할리매니아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인공 ‘서빈’의 아버지는 사형수인데, 사형 집행 전 아들과 딱 한 번 만난다. 그때 전해 받은 메모지를 들고 서빈이 떠나는 길은, 결론적으로 보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겨준 인생에 대한 가르침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다. 서빈의 아버지는 할리를 타는 사람이었다. 아버지의 메모를 들고 나선 길에서 순서대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도 모두 할리를 타는 사람들이었다. 단지, 바이크를 타는 수준이었던 서빈에게  할리를 타는 사람들의 많은 것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가는 여정에서 그는 결국 그들만의 진정한 ‘할리를 타는 이유’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독자인 나도 바이크와 관계된 글은 처음 읽어 보는데도, 서빈과의 여정에서 나도 모르게 할리의 매력에 동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할리는 겉멋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를 느끼기 위한 존재이며, 달리는데 필요한 것은 마음뿐이라고 생각하는 할리맨들이 추구하는 그 ‘멋과 맛’이 조금은 거칠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한 매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할리 = <하늘사다리>로 보았을 때, 독자가 찾아야 할 진실은,  하늘로 가는 사다리라는 것이 결국은 주위 사람들과 따뜻하게 소통하며, 자신이 가장 원하는 일에 몰두하며 살다 보면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라고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읽어가는 동안 이 글이 소설인 것을 깜박깜박 잊을 만큼 할리에 대해, 바이크를 즐기는 이들의 정신세계에 대해 실감나게 묘사한 작가의 솜씨가 신선하다. 감독이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이 쓴 소설답게, 이 글을 영화화해도 참 설득력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소설은 문장이 의외로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 또한 묘하게 매력이 있다. 너무 매끄럽지 않은 흐름이 오히려 싱싱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할리의 특성과도 은연중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신선하다. 가끔 커다란 소음을 내며 무리지어 가는 할리맨들을 보며, 멋있다는 생각까지는 했었지만, 한 번도 내가 그걸 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 할리에 대해(정확하게는 할리데이비슨) 인터넷 검색을 하고, 동영상도 보면서 나도 한 번 할리를 타고 우리나라 곳곳을 유유자적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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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안네 - 60년 만에 발견한 안네 프랑크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
베르테 메이에르 지음, 문신원 옮김 / 이덴슬리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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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베르테 메이에르는 네 살 때 유대인 수용소에서 가족을 모두 잃고 동생과 단둘이 살아 남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 안네의 일기 >에서 안네와 이 책의 저자는 서로 아는 사이였다. 아주 어린 시절이기는 하지만, 서로 이웃으로 지냈던 사이이고, 수용소에서의 기억도 갖고 있다.  이 책은 끔찍했던 수용소에서의 기억을 되새겨야 하는 고통을 감내하고 쓴 글이다. 저자는 전쟁에서 살아남은(어떤 방식으로든) 아이들이 어떤 기억을 갖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어떤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 시대를 겪지 못한 우리들은 어쩌면 역사 속에 함께 흐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들의 아픔을 함께 느껴줄 의무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너무나 어린 나이에 전쟁을 경험하고 거기서 살아남아 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니까.


그녀의 고백적인 글들을 통해, 전쟁이 그들의(생존자들) 나머지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잔잔하게 헤아려 볼 수 있었다. 고통스러운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키는 ‘무감정’이라는 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존 장치인데, 살아오는 동안 전쟁이나, 수용소 그리고 죽은 가족에 대해 금기된 것들이 생존자들의 마음에 어떤 생채기로 자리했는지 알 것 같다. ‘기억속의 블랙홀’안고 살아가는 생존자들의 아픔, 그들이 겪은 외상에 대해 , 이 책에서는 ‘제 3의 정신적 외상’ - 첫 번째는 집과 고향으로부터 내몰린 일이고, 두 번째는 가족들마저 살해당한 수용소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일이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그런 과거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했던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나니 뭔가 허전하다. 워낙 유명했던 책 <안네의 일기>의 주인공인 ‘안네 프랑크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라는 책표지의 글에 뭔가 속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여기서 ’안네‘란 세계 2차 대전에 대한 상징적인 인물과 이름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이 책의 제목도 이해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고백하면서 전쟁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진심으로 ’굿바이~!‘하고 싶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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