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사다리
정초신 지음 / 소리미디어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위키백과에 의하면 바이크는 Bicycle을 줄여 쓴 말로 엔진의 유무에 관계없이 바퀴가 앞뒤로 두 개가 있는 교통수단을 지칭한다. 한 마디로 바이크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통 틀어 이르는 말로 이해하면 되겠다.

 

소설 <하늘사다리>는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세상에 혼자라고 여기며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한 청춘, ‘서빈’의 성장기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할리를 즐기는 할리매니아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인공 ‘서빈’의 아버지는 사형수인데, 사형 집행 전 아들과 딱 한 번 만난다. 그때 전해 받은 메모지를 들고 서빈이 떠나는 길은, 결론적으로 보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겨준 인생에 대한 가르침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다. 서빈의 아버지는 할리를 타는 사람이었다. 아버지의 메모를 들고 나선 길에서 순서대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도 모두 할리를 타는 사람들이었다. 단지, 바이크를 타는 수준이었던 서빈에게  할리를 타는 사람들의 많은 것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가는 여정에서 그는 결국 그들만의 진정한 ‘할리를 타는 이유’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독자인 나도 바이크와 관계된 글은 처음 읽어 보는데도, 서빈과의 여정에서 나도 모르게 할리의 매력에 동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할리는 겉멋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를 느끼기 위한 존재이며, 달리는데 필요한 것은 마음뿐이라고 생각하는 할리맨들이 추구하는 그 ‘멋과 맛’이 조금은 거칠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한 매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할리 = <하늘사다리>로 보았을 때, 독자가 찾아야 할 진실은,  하늘로 가는 사다리라는 것이 결국은 주위 사람들과 따뜻하게 소통하며, 자신이 가장 원하는 일에 몰두하며 살다 보면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라고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읽어가는 동안 이 글이 소설인 것을 깜박깜박 잊을 만큼 할리에 대해, 바이크를 즐기는 이들의 정신세계에 대해 실감나게 묘사한 작가의 솜씨가 신선하다. 감독이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이 쓴 소설답게, 이 글을 영화화해도 참 설득력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소설은 문장이 의외로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 또한 묘하게 매력이 있다. 너무 매끄럽지 않은 흐름이 오히려 싱싱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할리의 특성과도 은연중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신선하다. 가끔 커다란 소음을 내며 무리지어 가는 할리맨들을 보며, 멋있다는 생각까지는 했었지만, 한 번도 내가 그걸 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 할리에 대해(정확하게는 할리데이비슨) 인터넷 검색을 하고, 동영상도 보면서 나도 한 번 할리를 타고 우리나라 곳곳을 유유자적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