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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로드 - 영혼을 치유하는 한국의 명품길 ㅣ 소울 시리즈 Soul Series 2
맹한승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기자, 편집자, 시인, 의사, 여행작가,사진가, 자유여행가,그리고 길을 만들고 안내하는 사람들 12인이 모아서 '한 길'을 만들어 놓은 책이다.
소울로드....
제목부터가 내 영혼을 확 끌어당기는 느낌이다. 책표지 또한 밝은 노란색으로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까지 가져다 준다.
참 아름답고, 진솔하다. 사람들은 각자 다르지만, 그들이 길 위에서 보고 느끼고 사유하는 것들은 다르지 않다. 탄탄대로를 두고 일부러 좁고, 울퉁불퉁하며, 때로는 사라져 버리기도 한 길을 찾아 떠나는 이들의 영혼이 너무나 소박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순례길로 유명한 산티아고의 이야기를 책에서 읽고 가슴가득 그곳을 꿈꾸었었다. 그러나 발을 내 딛을 생각은 하지 못하였다. 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다는 우리나라의 제주올레길도 인터넷상에서 시리도록 보고 꿈을 꾸었지만, 역시 아직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였다. 길에 관한 책들을 읽을 때마다, 길과 관련된 사진들을 볼 때마다 변함없이 나는 아직 그 길들을 꿈꾼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 다시 한번 잠들어 있던 내 영혼을 흔들어 깨우며 길에 대한 꿈을 꾸게 한다.
걷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얼마나 큰 위안을 주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잘 닦인 길을 따라 자동차를 타고 편하고, 빠르게 가는 길을 마다하고, 굳이 중심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길들을 따라 걷는 것은, 영혼이 느끼는 속도보다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새롭게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소울로드, 영혼의 길......
우리 영혼이 갈급하여 길을 찾아 떠나는 것도 있겠지만, 어쩌면 길의 영혼이 있어 우리를 그 길로 부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참 좋은 책이다.
* 길이라는 제목으로 썼던 시 한편 올리며 이 글을 접는다.
결혼 후 십 년이 넘도록
명절에 고향을 가지 못하다가
설날 맞춰 이승을 떠나가신 아버지 덕분에
친정 가는 길, 벌교에서 녹동까지 몇 년 동안 공사 중이던 도로가 시원하게 개통되었다.
참 좋으네, 하다가 문득
멀리 밀려나버린 옛길을 본다
그 길만이 길이었을 때는
그 곳이 전부인 줄 알았었지
지금 이 곳은 보이지도 않았었지
새로운 곳들을 꿈꾸기도 하다가
길 아닌 길로 곤두박질치기도 했었지
새 길에서 옛길을 보며
흘러가는 생의 길도
또한 이와 같으리니
지금 가는 이 길에서
발바닥 허방에 내딛지 말고
또박또박 힘껏 살자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