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 / 살림Biz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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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못생긴 사람이라도, 거울을 보며 자꾸 '나는 예뻐'라고 되뇌면 정말 예뻐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내 청바지에 운동화만 끌다가 정장에 굽높은 구두를 처음 신을 때, 발이 아프고 옷은 어색해도 며칠만 지나면 금세 옷에 맞춘 듯 사람의 분위기가 변한다. 자연스러움, '이 자리가 내 자리다'라는 것을 무의식중에 스스로에게 주입시키는 과정이 있고 나면 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저절로 이루어지기도 하나보다. 론다 번의 '시크릿'에서는 그런 '마음의 중요성', 즉 원하는 것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책의 대강의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정말 이루어진 것마냥 행동해라' 라고 할 수 있겠다. 실례로 등장한 한 여성의 경우, 그녀가 바라마지않던 이상적인 배우자를 얻기 위해 차고에 차를 주차할 때도, 침대에 누울 때도, 옷장을 정리할 때도 배우자의 공간을 따로 남겨두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막연히 '이건 꼭 이루어질거야'라고 생각만 하기보다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욕망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이 중요한 테마인 듯 하다. 
  테마 자체는 다른 여러 실용서적-[멘토], [보물지도], [백만장자 코스] 등-에서 많이 쓰이는 내용이라 이미 식상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시크릿]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책에서 저자는 우주가 가지고 있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제시하며 '사람이 막연히 갖게 되는 부정적인 생각과 의심에도 우주가 민감히 반응하여 그에 상응하는 암담한 결과를 그 사람에게 가져다준다'고 이야기한다. 일개 처세서에 우주라는 범자연적인 존재까지 등장시키는 작가의 어마어마한 서술 스케일에 머리가 아팠지만 그 덕에 그녀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절박함이라는 요점은 더 확실히 머리에 들어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읽었던 비슷한 부류의 책들에선 '갈망'이라는 것은 그저 옵션일 뿐으로, 독자가 만에 하나 가지게 될 수 있는 의심이라든가 조급함 등에 대한 실질적인 경고는 거의 없었다. [시크릿]에서는 그런 허점을 파고들어 읽는 이로 하여금 원하는 것에 대한 절박함을 스스로, 의식적으로 느끼도록 독려한다.  
  기독교인 사이에서는 '기도는 절박하게 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설렁설렁 되든 안되든 그만이라는 마음가짐보다, 이게 안되면 죽어버릴 기분으로 믿음을 갖고 간원하면 신도 반드시 그 부름에 응답한다는 이야기다. 자기확신도 마치 종교와 같아서 신념이 빠지면 아무 것도 될 수 없다. 예수의 승천을 믿고 석가의 금언을 따르는 마음과 같은, 소망실현에 대한 흔들림 없는 확신이 스스로가 원했던 이상적인 모습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필요조건인 것이다. 물론 아무 증거도 없이 어찌 믿음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사람을 위해 책 중간중간에 귀가 솔깃해지는 실례들이 실려있으니 책의 가르침에 따라 퍼져있던 마음가짐을 추슬러보는 데는 크게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뒷이야기에 굳이 주목하지 않아도, 자신의 모습과 이상 사이에 끼어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비록 작가가 원하는 바를 얻긴 했지만 글재주까지 얻지는 못했는지, 중간중간 눈살을 찌푸리게 될 때도 있지만 솔직하게 써내려가는 투박한 글투가 오히려 '믿어볼 만 하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도 사실이다. 벌써 절반 넘게 지나가버린 올 한 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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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형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조금은 무색한 "시크릿"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21 01:25 
    시크릿 -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살림BIZ 전반적인 리뷰 2007년 9월 19일에 읽은 책이다. 어떤 책이든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없기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 책은 아쉬움이 상당히 많은 책이다. 그것은 그만큼 국내나 미국에서 대형 베스트셀러라는 점이 부각되었고 각종 사이트의 많은 리뷰어들의 평점이 상당히 높았기에 그만큼의 기대감을 가져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같은 책의 선경험이 있었기에 그만큼의 기..
 
 
 
딱 반걸음만 앞서가라
이강우 지음 / 살림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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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처세서+에세이] 형식의 글을 기대하고 쥐었던 책이었는데 막상 어떤 '처세서'적인 내용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웠고 저자의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특정 직업군의 사람들이 실례로 많이 등장한다. 실례 등장이야 원래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주요 타겟이 되는 것이니 어떤 직업군이 나오든 상관없긴 하겠지만, 그래도 나같이 동떨어진 환경의 사람에겐 많이 낯설게 느껴져서 시종일관 '아 정말 나랑은 다른 사람 이야기로구나' 싶었다.
 

  이 책은 직접적으로 당신에게 '이래라 저래라'하고 요구하지 않는다. 책을 구성하고 있는 에세이들은 저자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 가운데 몇 가지를 추려내어 그저 다시 읽기 좋게 정돈한 듯한 느낌의 글들로서, 거기서 무엇을 낚아내는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에세이들이 의미없고 허망하다는 뜻은 아니다. 거기 담긴 저자의 생각의 궤적을 따라가다보면, 아무리 둔한 사람일지라도 한두 가지쯤, 낚아올릴 수 있는 게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아마도 저자가 남들보다 갑절은 치열하게 살았기 때문일 듯 싶다. 참고로 이 서평을 쓰는 나도 몇가지 싱싱한 놈으로 낚아올려 플래너에 정리해두었다.

 

  이 책을 살 때, 나처럼 '처세서'적인 어떤 직접적 충고를 기대하지는 마라. 이 책의 핵심은 여기 나오는 저자의 인생얘기를 소주 한잔, 가끔은 자판기 커피 한잔 앞에 두고도 도란도란 들어줄 수 있는 어떤 마음의 여유를 갖추는 데 있다. 그렇게 마음의 긴장을 풀고 읽다보면 공감가는 문구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지금껏 살아오면서 간과하고 지나쳤던 중요한 것들도 새삼 재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 동안 숱한 명령형 제목을 가진 여타 처세서들에 지친 사람이라면 달리기 도중 잠시 쉬는 셈 치고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읽다 보면 저자가 직접 그렸다는 세계 각지의 풍경 스케치가 같이 실려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이라 읽는 내내 피로해진 눈을 쉬는 데 그만이다. (사실 눈이 피로해질 정도로 행간이 꽉 짜여져 있지도 않지만)


마지막으로, 추천 대상은-

1.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의, 한창 달리는데 급급한 직장인

2. 아직 20대 초반으로,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나른하게만 살다가 '이제 뭘 좀 어떻게 해봐야 되는거 아닌가'하는 합당한 인생고민에 다다른 대학생

3. 연령 불문하고, 지금의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는 모든 사람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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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표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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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는 여럿이 있지만, '아직 살아있는 작가'들 중에서라면 단연 다치바나 다카시, 이 사람이 내 첫번째로 꼽히는 사람이다. 뚝심있고, 마이페이스이며, 남의 눈치를 볼 줄 모르는 사람.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직장을 그만두고 철학과에 다시 들어가 놓고서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서재용 빌딩을 작게 하나 지어놓고 책만 읽어대며 글을 쓰는 사람. 고집이 대단하기 때문에 가끔 글에서 일종의 '안하무인'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 정도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일매일 크고 작은 것들과 싸워온 사람이라 읽으면서 기분이 나쁘지 않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그 사람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그 사람이 인터뷰어가 되어 열한 명의 젊은이의 이야기를 정리해 실은 것이다. 일본에선 1988년에 나온 책이라고 하지만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분명 통하는 무언가를 갖고 있는 묘한 책이기도 하다.

  실제 인터뷰가 있었던 이 시절의 청년들은 점점 무기력해지고 잔꾀만 늘어서 어른들의 눈에는  별 볼 일 없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대다수가 밟아가는 컨베이어 벨트를 일부러 내려서서 자기가 원하는 길을 걷기 위해 앞뒤 돌아보지 않고 매진하는 이 젊은이들이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 아마 다치바나의 목적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정말,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 그래 아직 이런 사람들도 있는거야. 이런 우직한 이들이 남아있어서 다행이야'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내 안의 무기력함까지 아프지 않게 꾸짖어주는 기분이 들어서 읽고 난 다음에도 한동안 마음이 상쾌했다.

  어줍잖게 대학을 다니면서 줄곧,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라는데 내 적성이 무엇인지조차 알기 어렵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본인도 그 점에 대해서 2~3년을 방황했다. 정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가 어려워서 하루하루가 미지근해져버린 맥주마냥 맛없고 심심했다. 지금 본인은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안다. 잘해낼 자신까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일을 하면 내가 즐겁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그걸 찾아낸 계기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으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면 그냥 놓쳐버렸을 수도 있는 그런 일이었다. 단순히, 적성 하나를 알게 된 것 뿐인데도, 요즘 스스로 너무 즐거워 미치겠다. 전에는 막연히 두렵고 걱정되기만 했던 앞날도 갑자기 극채색의 화려한 무언가로 바뀌어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본인이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청춘표류'에 나오는 젊은이들의 인터뷰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핵심은 이것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를 알아라'. '계기를 놓치지 마라. 무엇이 계기이고 기회인지 살펴라'. '포기하지 마라, 타협하지 마라'. 말로만 들으면 다 아는 내용이고 실천하기도 쉬워보이지만, 직접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듣는 이 아포리즘은 그렇게 간단한 것들이 아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깨지고 박살나가면서 하나하나 익혀온 것들이니까. 이 책을 읽는 우리는, 그들처럼 직접 깨지지 않고서도 그들이 얻어낸 것을 그대로 받아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편한가. 단지, 문제는 그런 우리들이 마지막 책장을 덮고 언제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런 책은 그 안에서 얼마나 싱싱한 것을 낚아올려 우리 마음속에 가두느냐가 관건이다. 소설 한 편 읽는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고 가볍게 덮는다면 당신은 이 책값의 80%는 날려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절실한 사람, 앞날이 보이지 않아 무섭고 두려운 젊은이만 이 책을 읽어라. 반 장난 식의 가벼운 마음으로 가지고 놀기에는, 이 책의 낚싯바늘은 너무 짧고 너무 예리하다. 일격필살. 불안하고 두려운 당신의 마음을 이 열한 명의 젊은이들이 단번에 낚아올릴 수 있도록,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은 섣불리 이 책을 잡지 않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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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카노바의 우아한 인생 1
캐슬린 테사로 지음, 서현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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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초코바로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기-마담 다리오가 채워줄게!

 

  고인 물같은 정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하나의 계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모습이 영 마음에 안들어도 그런 스위치 하나 없이는 손 하나 꼼짝하기 싫으니, 사람이란 동물이 역시 게으르기는 한가 보다. 

  대학입시라는 스위치, 결혼이라는 스위치...살면서 여러 계기를 만나게 되지만 그것을 누르는 것만으로는 왠지 어딘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던가? 자신의 모습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전면적인 변신을 꾀해야 할 때, 좀 더 아름다워지고 싶을 때 말이다. 그런 자신의 상황을 알면서도 꾸역꾸역 먹고 낡은 옷을 입고 스스로 아름다워지길 포기하다시피 하며 살았던 루이즈 카노바는 다른 얼굴을 한 우리의 모습이다.

  계단 밑 골방에서 살던 해리 포터에게 날아든 호그와트 입학 허가서 같이, 루이즈 그녀에게 안겨온 마담 다리오의 패션백서 [엘레강스]가 우리의 꽃돼지, 루이즈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약 500여 페이지에 걸친 그녀의 이야기에서 핵심을 뽑자면 다음과 같다.

 

 



1. 정, 반, 합-이 화학반응에 필요한 촉매는 몇 가지?

 

  이 책의 처음과 끝을 꿰뚫고 흐르는 것은 [정체-불안정-변신]이라는 큰 규칙이다. 젊은 나이에 배가 불룩 튀어나오고 늘어난 스웨터밖에 없는 루이즈, 동성애자인 남편의 무관심에 지쳐버려 일탈을 시도하는 루이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낸 루이즈. 이렇게 그녀는 규칙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점점 변화시킨다. 이는 그녀의 태도변화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부정적인 면에서의 무신경, 너무 과민할 정도의 (남자에 대한) 신경, 하지만 결국에는 20년 만에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 그녀...마치 깎아놓은 듯한 [정반합의 규칙]이 아닌가.

  이 규칙이 루이즈 위에서 올바로 돌아가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촉매가 들어갔다. 콜린, 리아, 마담 다리오같이 그녀의 등을 밀어주는 정촉매, 전남편과 올리버, 리츠에서의 대실수같은 소위 '쓴 인생경험' 이라 할 수 있는 부촉매. 그녀 혼자만의 힘으로 이 정반합의 수레바퀴를 굴리려면 힘 깨나 들었을 거다. 높은 에너지언덕이 딸린 이 '변신'이란 화학반응에서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아 곧 '합'까지 이를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그런 모든 촉매와 그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덕분이 아니었을까. 



 

2. 사랑의 기본은 자신에 대한 사랑

 

  이 책에서 또 하나 유심히 보아야 할 부분은 그녀가 만나온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루이즈는 그녀의 가치를 '얼마나 멋진 남자에게 눈길을 받을 수 있는가'에 따라 판단한다. 자신의 눈으로 보는 자기 모습보다 남의 눈에 비치는 자기 모습을 더 신경쓰는 것은 어찌보면 이해될 법도 한 일이겠지만, 루이즈에게는 그 사이의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헛점이 있었다.

  올리버 벤트를 만나기 위해 온 극장을 하이에나처럼 헤매고 다니는 그녀, 좀 더 유혹적인 모습을 하기 위해 리츠 호텔에 창부같은 차림을 하고 간 그녀. 아름다운 옷차림이란 스스로의 자신감을 북돋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도, 그녀의 복장기준은 언제나 남자였다. 하지만 그런 선택이 그녀에게 언제나 성공만을 가져다 주었던가? 과연 그녀는 그 노력만큼의 온전한 대가를 얼마나 받을 수 있었나?

  어렸을 때의 남자친구부터 마지막에 만난 에디까지, 그녀와 인연을 맺었던 남자들은 많았지만 그 중 제대로 된 남자는 에디 하나밖에 없었다. 이는 그들의 눈에 비친 그녀의 모습이 그만큼 불안정하고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진정 사랑받을 만한 여자라기보다, 자신없는 태도로 굶주린 눈을 하고 이리저리 남자를 찾아헤매는 그녀의 모습. 혼자 있기 싫어서 전남편과 결혼했고, 단지 멋진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올리버 벤트에 목을 맸었다. 하지만 전남편은 동성애자였고 올리버 벤트는 옛사랑의 그림자에서 채 벗어나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콜린과 리아의 도움으로 점점 자신을 바라보는 법을 배워가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만난 남자는 밝고 유쾌하며 잘생기기까지 한 젊은 피아니스트 에드워드이다. 결국, 어깨힘을 빼고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사랑하게 될 때 온전한 사랑이 찾아오는 것이다. 전남편과 올리버 벤트같은 찌질한 남자는, 루이즈가 스스로 자기애를 온전히 찾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반증으로 제시된다는 느낌이었다.

 

 

3. [엘레강스]-진정한 우아함이란 무엇인가

 

  온 방 안에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마담 다리오의 '말씀'을 신봉했던 루이즈지만, 단지 복장에 대한 팁만이 그 책 안에 있었던 게 아니라는 것을 그 때의 그녀는 몰랐다. 복장 그 자체보다도 그 옷을 입어내는 사람 안에서 살아숨쉬는 '자연스러운 우아함'과 이 핵심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스스로 계속 마인드컨트롤을 걸고, 두려운 마당에도 억지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어가면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은 후 마침내 갖게 된 자신에의 신뢰- '이것이 진짜 아름다운 내 모습이다' 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된 루이즈는 [엘레강스]를 손이 잘 가지 않는 책장 한 구석에 곱게 꽂아놓는다. '마담 다리오도 이 자리라면 마음에 들어할거야'라고 되뇌면서. [엘레강스]에의 졸업. 이는 루이즈가 비로소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살펴볼 수 있는 사람- 한 사람의 아름다운 여인,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아름답게 하는 방법을 아는 여인으로 완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서 온전히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사람으로. 이 마지막 장면이, 흔한 할리우드 영화의 해피엔딩보다도 더 마음에 와닿는 엔딩이었다고 말하면, 과장이 심한 걸까? 마치 다 키운 내 새끼를 보는 기분, 한 여자가 여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하나하나 빼놓지 않고 보아온 입장에선 딸자식 다 키워낸 엄마같은 기분도 들었다. 결국 끝까지 잘 해낸 사랑스러운 그녀에게 잠시 책을 덮고 박수를 쳐줬다.

 

 

4. 마치며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이지만 책의 첫머리부터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는 루이즈의 모습 하나하나가 나에게 완벽히 겹쳐들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워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나, 머리로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지만 실천하는 것이 두려워서 주저앉는 나- 내 모든 나약한 모습이 그 안에 온전히 들어있었다, 작가인 캐슬린 테사로가 내 모습을 보고 쓴 것이 아닌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잠깐 했을 정도이니까. 하지만 그 덕분에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나는 곧 책 안으로 녹아들어갈 수 있었고 책 속의 루이즈와 같이 울고 웃으며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비록 내 손에는 [엘레강스]가 없지만 루이즈의 이야기 한 판을 들으며 내가 어떻게 해나가야 할 지 뚜렷한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됐다. '타인이 보는 내 모습보다, 내가 보는 내 모습을 더 우선시해라'. '진정한 매력은 고급스러운 복장에서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사랑해라'. 자오선 넘고 큰 바다 건너 마담 다리오가 내게 보내준 이 비결들로, 나도 올 여름 루이즈만큼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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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 스펜서 존슨
스펜서 존슨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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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나은 삶, 좀 더 만족스러운 하루를 살아내고 싶으면서도 우리는 매일매일 불평에 가득찬 하루를 보낸다. 맛있는 것을 먹어도, 재미있는 영화를 봐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수다를 떨어도 풀리지 않는 이 찝찝함은 필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의 손으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데서 온 불만족일 것이다.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은 이렇게나 빛나고 아름다운데도, 실제의 삶 속에서 언뜻언뜻 비춰지는 모습은 흐트러져 있고 지치고 힘겨워보이는 이 때. 원하는 대로의 삶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그 무엇을 손에 넣고 싶지만 그게 무엇인지 어느 누구도 확실히 말해줄 수 없는 이 때, 우리의 구원투수 스펜서 존슨이 새 책을 들고 돌아왔다. 이름하여, [멘토]. 그가 소피아 선생님의 입을 빌려 말하는 '드라마틱한 인생을 만드는 3분의 마법', 우리 같이 경청해보자.
 

 

  [멘토]에서 소피아 선생님은 '하루에 3분을 투자하라' 고 조언한다. [1분 목표-1분칭찬-1분성찰]에 이르는 스스로의 마인드 컨트롤이 있으면 못해낼 것이 없다는 것이 선생님의 지혜로운 말씀. '1분'을 강조하니 마치 요즘 사회에서 우리에게 강요하는 '빨리빨리' 문화가 떠오르지만 여기서의 '1분'은 '마음을 다잡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다. 각자의 목표와 칭찬 및 성찰의 내용에 따라, 시간은 1분이 될 수도 있고 30초에 끝날 수도 있으며 2분을 넘어가는 긴 고백이 될 수도 있다. 선택은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


  이 [1분 사이클]은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 이루고 싶은 목표를 명확하게 그리는 1분 목표, 자신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낸 일이라면 어떤 사소한 일이든 스스로 칭찬해주는 1분 칭찬, 자신이 잠시 엇나간 일이 있으면 그 일을 반성하되 원래 갖고 있던 자존감을 다치지는 않게 하는 1분 성찰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1분 목표의 경우에는 '~~하고싶다'가 아닌 '~~이다'라는 1인칭 현재형 서술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이미 그 목표가 이루어진 것처럼 희열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희열을 다시 느끼기 위해 우리는 목표달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정말로 원하던 일이 내 앞에서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 방법 중에서도 스스로의 마음가짐, 스스로의 욕구가 가장 큰 원동력임을 알고 있던 그녀는 우리도 직접 '잠들어 있던 자신의 욕망'을 일깨워내도록 충고한다. 1분 칭찬에도, 1분 성찰에도 중요한 비밀이 숨겨져 있지만 이 글에서는 더 언급하지 않으련다. 직접 읽어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1분 사이클에서 잊지 말아야 할 핵심은 [이 시간을 잘 이용하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라]는 점일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오늘 하루 있었던 일에 대해 되짚어보지 않고 달려가는 사람들, 내가 원하는 목적있는 삶이 분명 마음 속에 존재하는데도 '언젠가' 여유를 가지고 그 목적을 이룰 날이 올거라 믿는 우리네 사람들에게 소피아 선생님은 '절대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충고하고 있다. '언젠가'는 달력에도 없는 날이다. 하고싶다면 지금, 이 순간 결심해야 한다. 빈틈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생활 속에 무언가를 더 끼워넣는다는 것은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그녀가 제시하는 이 방법을 숙지하면 몸과 마음에 걸리는 이 과부하도 영영 안녕이다.


  또한, 한 두 번의 시도로 흐지부지 마무리짓지 말고, 이 1분 사이클을 몸에 익히는 것, 즉 '체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습관적으로 1분 사이클을 떠올리고 되짚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이 사이클이 갖는 마력이 발휘되기 시작하니까. 체화의 방법으로, 선생님은 목표를 종이에 적어 자주 읽는다든가 하는 방법을 제시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스스로에게 적용되는 어떤 '스위치'를 만들어 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스위치는 심호흡도 될 수 있고, 어떤 특정 물건을 손에 쥔다든가, 펜을 빙글, 돌리는 행동도 될 수 있다. 마치, 최면술사의 손가락 울림 한 번에 최면에 걸렸던 사람이 정신을 차리듯, 나만 알 수 있는 그러한 신호를 자신에게 줌으로써, 자연스럽게 1분 사이클이 머릿속에 지나갈 수 있도록 한다면 종이조각을 꺼내는 데 드는 시간마저도 아낄 수 있을 게다. 물론, 처음에는 종이에 적어놓고 갖고다니면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쯤 읽어 내려왔으면, 왜 이 1분 사이클이 그토록 효과가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갖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비슷비슷한 처세서와 실용서가 몇백 종씩 쏟아져나오는 이 때, 소피아 선생님의 이러한 멘토링이 정말 다른 방법들보다 효과가 있을까? 효과가 있다. 다른 책에서는 '~~해야한다', '~~해서는 안된다'는 식의 딱딱한 법규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그녀의 멘토링은 시종일관 부드럽고 따뜻하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희망을 준다. 그녀의 방법이 '긍정적인 생각, 희망을 갖는 것에 대한 중요성, 이미 자신에겐 높은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녀의 멘토링이 '~~해야만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높은 스테이터스를 얻을 수 있다'라든가, '~~하지 않는 이상 당신은 도태되기 쉽다'고 외치는 여타 실용서적의 이야기보다 더 와닿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예전에 잠깐 인기를 끌었던 책 모치즈키 도시타카가 쓴 '보물지도'라는 책이 있었다. 큰 보드에 자신이 손에 넣기를 원하는 모든 것의 사진을 붙여놓고 한 가운데에 '모두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같이 붙여서 방 안, 눈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에 두고 노력하면 놀랍게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욕구의 구체화, 그리고 그 욕구를 충족했을 때 느낄 수 있는 희열을 미리 맛보게 하여 목표달성욕구를 더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스펜서 존슨의 이 [멘토]도 같은 맥락을 지닌다. 다만 사진처럼 눈에 보이는 물건으로 표현할 수 없는 목표를 이루기엔 이 [멘토]에서 제시하는 방법이 적합할 것이다.

 


  사실, 여기 있는 내용은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내용이다. 다만 우리는 잊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면 다시는 잊어서는 안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 내용을 영영 잊지 않은 채 나만의 꿈을 꼭 이뤄내고 싶은 사람들이여, 마음 속의 보물지도로 내 인생을 바꿔주는 마법같은 이 3분, 직접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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